지동교 체험현장에서 만난 박희정, 이지은 양

 

수원시 팔달구 수원 화성 남수문 앞에 소재한 지동교는 수원문화의 메카라고 한다. 이곳에서는 매주 토요일이 되면 팔달문 앞 8개 시장에서 마련한 토요문화상설공연이 열린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단이 마련한 아트포라 작가들과 함께하는 체험장이 열린다.

 

이 체험장에는 계절별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날씨가 무더운 여름이면 팥빙수를 비롯해 시원한 커피, 그리고 아이스크림 등을 직접 만들어 맛볼 수 있다. 날이 쌀쌀해지는 10월부터는 뽑기와 솜사탕, 초콜릿 만들기와 새집 만들기, 책갈피 만들기 등 다양한 만들기 체험을 할 수 있다.

 

 

지난 4월부터 시작한 이 문화행사와 만들기 체험은 4월에 시작해 1115일 마감을 하게 된다. 매주(우천 시와 혹서기 제외) 지동교는 사람들로 붐빈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아오는 관광객부터 수원시민들까지 많은 사람들이 이곳으로 모여든다.

 

표정이 아름다운 자원봉사자들

 

영동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사업단이 주관하고 있는 체험장을 찾았다. 오후 1시부터 2시간동안 진행하는 이 체험은 부스마다 긴 줄이 늘어서 있다. 시간이 되면 미처 체험을 하지 못하고 돌아가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좋은 이 체험행사는,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이 된다.

 

 

8일 오후에도 이 체험행사에는 10여 명이 넘는 자원봉사자들이 진행을 돕고 있다. 그 중에서 비누 방을 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이들을 일일이 손을 잡아주면서 함께하고 있는 박희정(, 17. 수원여고 1)양과 이지은(, 17. 수원여고 1) 양을 만나보았다.

 

같은 학교 친구인 두 학생은 중학생 때부터 봉사를 했다고 한다. 박희정양은 노인요양원 청소와 도서관 사서보조 등으로 봉사를 했다고 한다. 이지은양 역시 장애인들 돕기(청소 등), 음식 만들기, 장안공원에서 열린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 등에 동참을 했다고.

 

 

봉사를 하면서 성격도 좋아진 것 같아요

 

년 초에 학교에서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아요. 그때 가서 신청을 했어요. 이제 다음 주면 이곳 봉사가 다 끝나지만, 내년에도 또 계속해야죠. 봉사를 하면 참 재미있어요.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도 하고요. 봉사를 하면서 평정심도 생기고요. 공부도 잘 되는 것 같아요.”

 

표정이 밝은 박희정양의 말이다. 그 나이면 굴러가는 소똥만 보아도 웃는다고 했던가? 이야기를 하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신문에 기사가 날 것이라고 했더니, 매무시부터 정리를 한다고 휴대폰을 꺼내든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참 젊음이란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보니 융통성이 생기는 것 같아요. 또 사람마다 다 성격이 다르잖아요. 그렇게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니 깨달음도 생겼어요. 한 마디로 자원봉사를 하면서 점점 스스로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

 

 

키가 작은 이지은양은 봉사를 하는 것이 하나도 힘들지 않고 오히려 즐겁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 와서 봉사를 하는 것이 좋다고. 남을 위해서 봉사를 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나이면 한창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함께 할 나이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봉사를 하고 있는 두 여학생. “저희들 다음 주에도 또 봉사 나올 거예요.”라고 환하게 웃으면서 돌아서는 박희정, 이지은양. 저렇게 아름다운 마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다치는 일이 없기를 기원한다.

 

‘생태교통 수원2013’이 성공적으로 끝나가고 있다. 생태교통이 열리고 있는 시범지역인 행궁동 일원을 다니다가 보면, 노란색 조끼를 입은 사람들을 만날 수가 있다. 바로 자원봉사자들이다. 이들은 곳곳에서 생태교통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해 노력을 한다. 처음 자원봉사센터에 생태교통에서 자원봉사를 하겠다고 지원한 사람들은 2,700명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비가 오는 날 등을 제외하고 지난 22일까지 생태교통 현장에서 자원봉사를 한 사람들은 990명 정도라고 한다. 이 외에도 자전거시민학교에서 별도로 선발한 대학생 봉사자들과 마을추진단의 봉사단, 문화해설사 등을 합치면, 그 숫자는 엄청나다. 이들이 있었기에 생태교통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봉사자 중에는 한 달간 계속하기도

 

자원봉사자 중에는 한 달간 계속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루 만에 끝나는 사람들도 있고, 단체들이 들어올 때는 몇 사람이 교대로 봉사를 하기도 했다.

“자원봉사자들이 없었다면 생태교통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어야죠”

 

직접 자원봉사를 하기도 했다는 한 시민은 자신도 생태교통의 일원이었다는 점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하는 일은 그리 어려운 것은 없다고 해도, 함께 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했다는 것이다.

 

"저는 오늘 3일 째 자원봉사를 하고 있어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들어 정신이 없기는 해도, 그래도 우리 수원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것을 보니 절로 힘이 나요.“

 

 

자원봉사자들이 말하는 생태교통

 

폐타이어를 이용한 쉴 공간을 조성한 곳에는 벽에 커다란 칠판이 있다. 생태교통을 찾아 온 사람들 누구나 이곳에 글을 쓸 수가 있다. 그곳에서 자원봉사를 한 녹색어머니회 회원이라고 말하는 한 자원봉사자는,

“저희들은 그저 편안하게 앉아서 사람들에게 안내만 해주면 되지만, 봉사자 중에는 정말 힘이 든 곳도 있어요. 그런 분들은 며칠씩 하기가 힘들 것 같아요. 그런 봉사자들에게는 오히려 저희들이 미안하기도 하고요.”란다.

 

자원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에게 생태교통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생태교통이라는 말도 생소했는데 이렇게 와서 보니 정말 좋아요. 행궁동이 이렇게 변화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정말로 수원이 자랑스럽습니다.”

“저는 그동안 구경만 하러 몇 번 다녀갔는데, 막상 이렇게 자원봉사를 하니 너무 행복해요. 우리 수원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도 즐겁지만, 이렇게 찾아오신 분들이 불편한 것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자원봉사라는 것을 처음으로 해보았는데, 정말 좋아요. 앞으로는 많이 해보려고요. 봉사를 하면서 친구들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주었는데, 다들 부럽다고 해요.”

“생태교통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차가 없는 거리가 이렇게 좋은 것인지 몰랐어요. 저도 앞으로는 차를 자제하고 자전거 등을 이용하려고요.”

 

 

많은 사람들이 생태교통 현장에 와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너무나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고 한다. 그리고 생태교통이 우리에게 왜 필요한지도 깨달았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깨달음까지 얻었다면 이보다 더 바람직한 일이 어디 있을까? 앞으로 남은 5일. 그동안 봉사를 했거나, 앞으로 봉사를 하게 될 자원봉사자 여러분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생태교통의 꽃’ 자원봉사자. 그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생태교통을 더 빛나게 만들었다고.

 

남부 녹색어머니회 자원봉사자들

 

수원에는 3개 녹색어머니연합회가 있다. 이 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이 생태교통에 나와 돌아가면서 자원봉사를 한다. 처음에는 서부녹색어머니연합회가 봉사를 하고, 이어서 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가 봉사를 했다. 그리고 22일부터 30일까지는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가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 여기저기서 봉사를 한다.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회장 구은주)는 하루에 8명씩 2 교대로 봉사를 한다. 23일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들은 레지던시 전시장과 당나귀꽃마차 체험장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 당나귀꽃마차 체험장에는 구운주 연합회장과 2명이 봉사를 하고, 레지던시 전시장에는 서옥민등 2명이 봉사를 하고 있다.

 

 

생태교통 거리를 걷는 재미가 좋아.

 

생태교통을 돌아보고 나서 정말 이렇게 깨끗한 거리에 차가 없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이렇게 차가 없다는 것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깨끗하게 잘 정리가 된 길에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걸어 다닐 수가 잇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해요.”

 

구은주 연합회장은 수원시 전체가 다 이렇게 깨끗해질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한다. 물론 차가 없어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마을이 잘 정리가 된 것이 가장 기분 좋은 일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는 3개 연합회 중 가장 많은 6,480명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으며, 학교도 42개교에 달한다.

 

남부녹색어머니연합회의 자원봉사자들은 가장 바쁜 일정에 봉사를 하게 되었다. 27일부터 화성문화제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구은주 회장은 어차피 봉사를 하는 것인데 바쁜 것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반문을 한다. 녹색어머니연합회 자체가 봉사를 주로 하는 모임이다 보니, 많은 봉사를 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레지던시 전시장 관람객들에게 미안해

 

레지던시 1층에 있는 전시장에는 리폼작품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버려진 물건들을 소재로 작품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벽면에 보니 작품이 없어졌다고 돌려달라는 글귀가 적혀있다. 이곳에서 봉사를 하는 김민정, 서옥민, 김나영씨 등은 23일부터 봉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저희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인원을 체크하는 일과 사람들이 질문을 하면 그런 것을 알려드리는 봉사를 하고 있어요. 그런데 작품이 너무 없어서 휑하니 빈 공간이 너무 많아서, 관람객들이 들어와도 어서오세요라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울 정도입니다.”라고 한다.

 

이곳에 전시된 리폼 작품 중 한 점이 분실되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레지던시 리폼전시장에 전시된 작품들보다 빈 공간이 너무 많아 제대로 전시가 되지 않은 듯하다. 팸플릿에 보면 더 많은 작품들이 보이는 듯한데, 빈 공간이 너무 많아 휑한 느낌이 든다.

 

저희는 아침 9시 밤부터 오후 1시까지 자원봉사를 하고, 그 뒤로는 딴 단체에서 들어와 봉사를 해요. 그런데 정말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죄송할 정도예요.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가 겹치게 되는 27일부터는 많은 분들이 이곳을 방문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작품이 너무 없어서 거의 비어있는 공간인 듯해 관람객들에게 미안하다는 것이다. 마침 관람을 하러 들어 온 사람들이 작품 설명을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글자가 적어서 보이지가 않는다는 것이다. 작품 밑에 작가이름과 작품명이 적혀있지만, 너무 글씨가 적어서 알아보기도 힘들 지경이다.

 

리폼작품이기 때문에 많은 것들을 전시할 수가 없다고 하면, 설명이라도 좀 크게 붙여놓고 재배치를 하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저원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이 다 미안할 정도라고 한다면, 화성문화제로 인해 몰려드는 관람객들은 이곳에 들려 무슨 생각을 할까? 즐겁게 돌아보아야 할 축제장에 옥에 티가 되지는 말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프레스센터 개막일부터 웃는 얼굴로 반겨

 

생태교통 수원2013’의 수원총회 및 각종 행사를 열고 있는 파빌리온 안쪽에 자리 잡고 있는 프레스센터. 이곳은 생태교통을 취재하기 위한 기자들의 공간이다. 한국은 물론 해외의 담당자들까지도 이곳을 드나들면서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쓴다. 개막일서부터 며칠간은 많은 기자들이 이곳에 출입을 하는 바람에 바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개막일부터 이곳 프레스센터에서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봉사를 맡아 온 변미경(, 42. 탑동거주)씨는, 서부어머니 녹색연합의 수석부회장이다. 딸아이가 탑동초등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라 탑동초등학교 녹색어머니회 회장을 맡고 있으면서, 22개 학교가 모여 있는 서부 녹색어머니연합회의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고 한다,

 

 

늘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는 변미경씨

 

아침에 프레스센터에 들어서면 늘 웃는 얼굴로 사람을 맞이하는 자원봉사자 변미경씨. 하루 종일 생태교통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그것을 정리한 후, 밤에 집으로 들어가 기사를 올리다가 보면 아침에는 몸이 천근이다. 그런 상태에서 기분이 좋을 리가 없는 법. 그런 상쾌하지 않은 기분으로 센터에 들어서면, 언제나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하는 사람이 있어 기분이 좋아지고는 한다.

 

녹색어머니연합회는 수원에 3개 연합회가 있다. 서부녹색어머니연합회는 22게 초등학교에 모두 2500명 정도의 회원이 있다고 헌다.

저희는 학교 수가 가장 작아요. 그래서 회원의 숫자는 가장 적지만, 학교의 수를 생각하면 오히려 많다고 생각해요. 저희 탑동 초등학교에도 200명 정도의 회원이 있어요.”

 

이번 생태교통에는 서부녹색어머니연합회 회원 22명이 참가를 해, 프레스센터, 꽃마차, 레지던시 전시장 등에서 봉사를 했다고 한다, 9일까지 봉사를 마치고 난 뒤 10일부터는 중부녹색어머니연합회에 봉사를 넘긴다는 것.

 

생태교통 수원2013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성공을 할 수가 있다

 

저는 활동을 하는 봉사가 좋아요

 

프레스센터는 회장단이 맡기로 했기 때문에 처음부터 프레스센터에서 봉사를 했지만, 자신은 나가서 왕성하게 활동을 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한다.

 

처음 며칠간은 이것저것 할 일이 있었지만, 프레스센터는 저희가 봉사를 할 것이 그리 많지가 않잖아요. 이곳은 특성상 언어봉사자들이 더 바쁜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맡은 일이니 끝날 때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이죠.”

 

주변 정리를 하는 것이 하루 일과였지만 그래도 보람된 봉사였다고 한다.

시간이 날 때 생태교통 지역을 돌아보았어요. 정말 예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좋아진 마을을 돌아보면서 이런 곳에서 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저는 늘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생태교통 시범지역인 행궁동의 변화가 놀랍다고 이야기를 하는 자원봉사자 변미경씨. 이제 생태교통의 자원봉사를 마쳤으니, 1200명의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는 학교로 돌아가 봉사를 해야 한단다,

 

저희 녹색어머니회가 아이들의 등하교시에 교통지도와 교통캠페인 등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가야죠. 그래도 시간이 날 때는 이곳에 들려 한 번씩 돌아보려고 해요.”

 

봉사를 다 마치고 단체복 등 짐을 정리하고 있는 변미경씨. 그동안 아침마다 늘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이하던 얼굴이 사라진다는 점이 서운하다. 이제 제 자리로 돌아가 더 많은 봉사를 할 변미경씨에게 감사를 드리며, 늘 건강하기를 기원한다.

2012년도 다 저물어가는 12월 29일. 서울시 종로구 경운동에 소재한 서울노인복지센터 구내식당이 시끌벅적하다. 이른 아침부터 앞치마를 두른 자원봉사자 80여명이 테이블에 둘러앉아, 센터 관계자로부터 봉사를 할 장소와 방법 등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 날 자원봉사자들은 지구촌공생회, 영화사, 남원 선원사와 개인적으로 봉사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오전 11시 20분부터 1시 30분 정도까지 2,000명의 어른신들께 점심을 대접하는 이날 봉사는, 전날 남원서부터 이곳까지 갖가지 채소와 20kg짜리 쌀 15포를 차에 싣고 온, 스님짜장의 주인공인 운천스님이 2,000분의 어르신들께 짜장밥을 봉사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일 년의 봉사를 마무리한 짜장스님

 

짜장스님으로 더 유명한 운천스님은 2012년 한 해에 60회가 넘는 봉사를 하고 다녔다. 한 해에 만든 짜장면과 짜장밥만도 35,000그릇이나 된다. 2012년 스님짜장의 봉사가 이곳에서 마무리가 지어지는 것이다. 봉사자들은 각자 자신이 맡은 자리로 옮겨 어르신들께 짜장밥의 공양을 준비하기에 바쁘다.

 

식당의 문이 열리기 전에 봉사자들은 각자의 자리에 섰다. 누구는 식탁만 청소를 하고 다니고, 누구는 배식구 안으로 들어가 밥을 푸고 짜장을 담아낸다. 그런가 하면 수저만 나누어주는 봉사자도 있고, 어르신들이 음식을 드신 후 입을 닦으라고 휴지만 준비를 하는 봉사자들도 있다.

 

 

빈 그릇을 재빨리 주방으로 날라다 주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것을 말끔히 세척을 하는 봉사자도 있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위해 식판에 담긴 짜장밥을 식탁으로 옮겨내는 봉사자도 있다. 하나같이 말없이 자신의 맡은 책무를 다하고 있는 것이다.

 

어르신들의 불만에도 웃음으로

 

11시 20분에 식당의 문이 열리고 어르신들이 식탁에 자리를 하기 시작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식판에 담긴 짜장밥과 수저를 어르신들이 앉은 자리로 날라다가 놓는다. 그런데 가끔 목소리를 높이는 분들이 계시다. 아마도 밥이 부족하거나 짜장이 부족하다고 그러는가 보다. 양푼에 밥과 짜장을 담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더 떠주는 자원봉사자의 이마에 땀이 맺힌다. 그렇게 식당 안은 왁자하니 소란하다.

 

 

가끔은 듣기에 민망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지만, 자원봉사자 누구하나 얼굴을 찌푸리지 않는다. 한꺼번에 320명을 소화해 낼 수 있는 좁지 않은 식당이지만, 2,000명이면 8번이나 바뀌어야 한다. 이리저리 식탁 사이로 다니면서 식사를 마치고 나간 자리를 열심히 깨끗하게 닦아내는 봉사자들도 몇 차례가 바뀌자 지치기 시작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웃음으로 시종일관 어르신들을 대하는 자원봉사자들. 그들을 보면서 봉사라는 것이 얼마나 크고, 이 사회를 아름답게 만드는 것인 줄을 깨닫게 된다. 노인센터에서 근무를 했었다는 한 분은

 

“처음에는 줄을 서시라고 했다가 소화기를 갖고 등을 맞은 적도 있었어요. 지금은 어르신들 스스로가 질서를 잘 지켜주셔서 그래도 참 좋아 진 것입니다. 이 복지센터를 이용하시는 어르신들이 하루에 3,500명 정도가 되는데 그 중에서 2,000명에게 식사대접을 하니 조금은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대접을 할 수는 없으니까요. 이제는 어르신들이 그런 것도 조금은 이해를 하시고 단돈 500원이라도 성금함에 넣어주십니다. 그것으로 다시 어르신들을 위하는 일에 사용을 하고 있죠.”라고 한다.

 

 

아름다운 미소 자원봉사

 

지구촌공생회에서 봉사를 하러 왔다는 한 자원봉사자는

 

“어르신들이 날도 추운데 점심 한 그릇을 드시겠다고 이곳까지 오셨는데, 행여 그분들에게 누를 끼쳐서는 안되죠. 그저 최선을 다해 봉사를 하다가 보면, 저분들도 언젠가는 우리들의 마음을 알지 않겠어요?” 라고 되묻는다.

 

1시 30부이 지나자 2,000분의 배식이 모두 끝났다.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주방에서 나오는 운천스님께 수고하셨다고 말씀을 드리고 2013년 계획을 잠시 물었다.

 

“내년에는 한 4만 그릇 정도를 봉사하려고 합니다. 소록도 같은 곳이나 평택항에서 중국으로 가는 보따리 장사들을 위해서도 짜장면을 만들어 드리려고요. 그분들도 한 천명 가까이 된다고 하네요. 밥 한 그릇 마음대로 사먹지 못하는 분들이 우리 주변에는 정말 많습니다. 2013년에는 더욱 살기가 팍팍할 것이라고 하는데, 저도 그렇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봉사를 하는 지원봉사자들이 줄을 잇고 있으니 앞으로 좋아지겠죠.” 라며 웃는다.

 

 

봉사가 즐거운 사람들. 그리고 그 봉사를 하면서 마음의 평안과 건강을 찾았다고 하시는 분들. 그 분들이 있기에 어둑하고 침침한 우리사회가 조금은 밝아지는 것은 아닌지. 해가 지날 즈음에 찾아간 노인복지센터의 그 아름다운 미소가 오래도록 가시지를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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