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우리의 전통 화장실은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고, 사람에게서 배출되는 변을 그대로 자연으로 환원시키는 기술을 가진 최첨단 화장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대변과 소변을 구분하지 않고 한꺼번에 수세식으로 내보내는 화장실을 고발합니다.”

 

15일 오후 1시부터 수원시 팔달구 소재 수원화성박물관 AV실에서는 신개념 화장실 문화와 기술이라는 주제로 국제 컨포런스가 열렸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 지속가능한 물관리연구센터(소장 한무영)우리나라 전통의 화장실 기술’ , ‘유럽의 화장실 역사’ , ‘페르시안의 화장실’ , ‘친환경화장실 기업들의 기술소개등의 주제의 강의가 실시되었다.

 

서울대학교 건설환경종합연구소가 주최하고 환경부와 세계화장실협회, ()미스터토일렛 심재덕 기념사업회가 후원하는 국제컨퍼런스는, 주거지역에서의 저배출 자원순환 기술을 통해서 생활 속에서 나오는 배출물을 줄이고 자원화하여 지속가능한 환경문제 해결을 원천적인 곳에서 시작하자는 취지로 준비됐다.

 

 

다양한 변과 화장실의 이용방법 등 소개

 

이 날 발표는 서울대학교 한무영 교수의 우리나라 전통의 화장실 기술과 문화로 시작하여, 독일의 Dr. Haiko Pieplow ‘유럽의 화장실 역사’, 그리고 이어서 독일 베르린 공대의 Dr. Joachim Zeisel독일의 화장실 최신기술동향 및 전망등으로 발표가 이어졌다. 잠시 휴식을 가진 컨퍼런스는 오후 330분에 재개가 되었다.

서울대 김재영 교수의 ‘CROSS 개요에 이어 ()미스터토일렛 심재덕기념사업회 이원형 국장의 화장실 문화운동의 경과 및 전망으로 진행되었으며, 한국화장실연구소 조의현 소장의 화장실의 법칙등으로 진행이 되었다. 이란에서 온 Shervin페르시안의 화장실4개사의 화장실 절수기업 기술소개도 있었다.

 

 

수세식 화장실을 고발한다.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한무영 교수는 물을 많이 잡아먹는 수세식 화장실을 고발한다면서 고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들었다.

수세식 화장실은 물을 너무 많이 사용합니다. 수세식 변기가 하루에 90리터 정도의 물을 사용합니다. 또한 깨끗한 물을 더럽히기도 하고요. 수세식화장실에 사용하는 물이 깨끗한 물로, 물 부족 사태의 요인이 된다는 것이죠. 그 뿐만 아니라 수세식 화장실에서 흘러나오는 오물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하수관과 탱크 등의 건설에 많은 돈을 들여야 합니다.”라면서

 

똥은 곧 돈인데 돈을 버리고 있습니다. 대소변을 구분하지 않고 섞어서 버려 환경오염을 가중시키고 있기도 하고요. 그런 대소변을 정화시키기 위해 에너지가 부족한나라에서 전기 사용을 많이 합니다. 제일 문제는 자기가 만든 변을 남이 치우게 만든다는 것입니다.”라면서 수세식 화장실의 고발 이유를 밝혔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이런 화장실이 있다.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335번지에 있는 김원주(, 53)의 집에는 두 곳의 변소가 있다. 이 변소는 모두 집 밖에 마련되어 있으며 판자로 지어졌다. 얼핏 생각하면 변소에 들어서면 지독한 악취가 날 것으로 생각을 하겠지만,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변을 보기 위해 자리에 앉으면 소변과 대변이 분리가 되도록 하였다.

 

플라스틱 통을 잘라 앞부분에 대어 소변은 그곳으로 나갈 수 있도록 정확하게 각도 조절까지 해놓았다. 대변을 보면 밑으로 떨어지는데, 대변을 받는 용기와 소변을 받는 용기가 구분되어 있다. 소변은 통으로 받아 밭에 사용을 하고, 대변은 손수레로 떨어져 그대로 옮겨 갈 수가 있다.

 

 

변소 안에는 재와 쌀겨가 준비되어 있다. 변을 보고나면 쌀겨와 재를 뿌려주면 된다. 휴지는 통에 담아 그런 불순물들이 변과 섞이지 않도록 하였다. 여름이면 풀을 그 위에 덮어주기도 하고. 효소를 뿌려 변이 자연적인 퇴비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이 변을 유기농비료로 이용해 밭에 뿌려준다.

 

지난 해 뒤편의 밭에서 수확한 각종 야채 등은 일체 화학비료를 주지 않아, 그대로 씻어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을 주기도 했다. 이 집은 음식도 주변에서 자라나는 무공해 나물 등을 그대로 이용한 음식으로 사람들을 대접한다. 이 시대에 우리가 고민하고 있는 신개념 화장실을 벌써 사용하고 있는 집이다. 이 집에 가서 마음대로 밭에 들어가 유기농비료로 잘 자란 야채 등을 솎아 먹는 재미 또한 일품이다.

1박 2일 힐링 여행에서 첫날인 8일(토) 점심 상차림. 모두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들이다.


 

지난 8일(토) 1박 2일 일정으로 산행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장소는 여주군에 있는 아우의 집으로 정했습니다. 오전 10시 20분 수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 일행 한 사람과 버스를 타고 여주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50분경. 나들이객들로 인해 고속도로가 밀리는 바람에 버스로 국도로 들어서, 예정 시간보다 20여분 정도 더 걸렸죠.

 

터미널에서 아우와 만나 아우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을 보았습니다. 저녁에 분위기 좋은 시골집에서 먹을 술 약간과 닭 한 마리를 사들고. 아우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밭에서 잘 자라난 상추 등을 따서 푸짐하게 한 상 차렸습니다. 그 상만 보아도 절로 침이 넘어갈 지경이었죠.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는 아우네 밭과 세 시간 동안의 산행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 자연에서 땀과 정성으로 얻는 귀한 것은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딱 먹을만큼만 채취한다.


 

온전히 유기농 비료를 사용한 식단

 

지인이 밭에 들어가 상추 등을 따서 차려진 점심상은 그야말로 ‘힐링’이었습니다. 올해 농사에 재미를 붙인 아우는 유기농 비료가 아닌 것은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진딧물을 방제하는 것도 마가린을 풀어서 할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철저하게 유기농 비료를 직접 생산해서 사용을 합니다.

 

말로만 하는 유기농 비료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가지 사람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용치 않습니다. 하기에 주변의 들이나 밭에서 나오는 찬거리는 안심을 하고 먹을 수가 있다. 물론 조리를 할 때 MSG는 아예 첨부를 하지 않습니다. 쌈장 하나를 만들어도 두부와 된장, 그리고 밭에서 키우는 야채를 섞어 만들 정도입니다.

 

“나 밭에 비료를 주었는데 손도 안 씻고 밥 먹고 있어”

 

아우가 밥상머리에서 한 말입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굳이 손을 씻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푸짐하게 차린 점심을 마쳤습니다.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과 마늘, 대추. 언나무 가지 등을 넣고 조리한 더덕백숙. 더덕백숙은 육질이 연하고 향이 그만입니다. 그리고 찬들


 

산행에서 따온 자연산 더덕으로 조리한 더덕백숙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난 후 장비를 준비해 산을 올랐습니다. 저녁에 더덕백숙을 먹어보자고 닭 한 마리까지 장을 보았으니 말입니다. 경사가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기 세 시간 만에, 자연산 더덕 몇 뿌리를 채취할 수 있었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필요한 것 이상은 절대 욕심을 내지 말자는 것이 제가 자연에게서 필요한 것을 얻는 방법이죠.

 

그렇게 채취한 자연산 더덕의 향은 정말 진합니다. 그 향이 짙은 더덕과 마늘, 대추를 듬뿍 넣은 후, 엄나무 가지를 잘라 잎과 함께 넣고 백숙을 끓였죠. 정말 저녁상은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죠. 새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는 자연, 거기다가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바람. 펼쳐진 들판, 그리고 온통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자연산 더덕을 넣어 향이 짙은 더덕백숙.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듯 합니다.

 

‘1박 2일’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

 

저녁상은 물리고 나서 이것저것 먹거리와 함께 술을 한 잔씩 나누었습니다. 마침 노모가 마을에 계셔 타지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는 이웃집 부부가 함께 자리를 해,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고요. 그 자리에서 아우가 한 마디 합니다.

 

“이렇게 좋은 먹거리에 좋은 고기, 그리도 자연, 직접 도자기 만들기 체험에 가마 체험. 이런 것을 다 합해 ‘1박 2일’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요?”

 

이틀째인 9일(일) 아침에는 더덕백숙의 국물에 누룽지를 넣거 끓인 누룽지탕으로, 그리고 점심에는 밭에서 딴 오이로 오이냉채 국수와 삼겹살로 마련했습니다.


 

한 번에 10명 정도의 회원이 매주 모여서 자연으로 도심에서 찌든 심신을 치유를 하자고 합니다. 듣고 보니 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들은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한다는데, 직접 음식을 만들고 밭에 나가 채소를 걷어 차리는 밥상. 이보다 행복한 힐링이 어디있겠느냐 싶기도 하고요.

 

더구나 아우네 집 가까운 곳에는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어 문화재도 둘러보고, 예전 단종임금이 귀향을 가던 길도 한 번 걸어보고요. 이런 것을 프로그램 잘 꾸미면 꽤나 좋은 문화 힐링 프로그램이 될 듯하네요. ‘1박 2일’의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다음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지난 2011년에 51회 봉사에 30,000여 그릇, 2012년 12월 20일까지 64회 35,000 여 그릇. ‘사랑실은 스님짜장’의 주인공인 운천스님이 전국을 다니면서 ‘스님짜장’으로 봉사를 한 회수와 그동안 봉사를 한 짜장면과 짜장밥의 그릇수이다. 2년 동안 115회 봉사에 65,000 그릇 정도를 급식공덕을 했다.

 

운천스님의 짜장봉사는 날로 그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처음에는 노인복지관과 군부대, 그리고 장애자들이 있는 복지재단 등에서 활종을 하더니, 이제는 전국 방방곡곡 안 다니는 곳이 없을 정도이다. 심지어는 남들이 들어가기 싫어하는 불산누출 사고마을이나 섬까지 들어가 봉사를 한다.

 

 

봉사는 나의 운명이라는 짜장스님

 

운천스님의 짜장봉사는 천년고찰인 남원선원사 주지로 부임을 하면서 부터이다.

 

“선원사 주지 소임을 맡아 왔는데, 우연히 짜장면을 만들어 공양을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인근에 군부대가 있어 장병들에게 무엇이 가장 먹고 싶으냐고 물었더니 이구동성으로 ‘짜장면’이라는 것입니다. 몇 날을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했죠. 부처님의 가르침을 대중 속으로 들어가 실천을 하자고요. 헐벗고 굶주리는 이들, 마음에 무엇인가가 채워지지 않는 사람들에게 제가 다가갈 수 있는 길은 짜장면을 들고 가는 길이 가장 지름길이라고 생각을 한 것이죠.”

 

그래서 '사랑실은 스님짜장'을 시작했다. 지금은 선원사 주지 운천스님보다, 오히려 ‘짜장스님’으로 더 유명하다. 운천스님의 행보가 요즈음은 종교의 벽을 뛰어 넘었다. 시류가 그렇게 변하고 있다고 해서가 아니다. 이미 종교의 벽은 하나도 가치가 없다고, 어떤 종교에서 필요로 하던지 망설이지 않고 달려간다.

 

 

처음 불교와 관련 된 곳을 찾아다니던 운천스님은, 이제는 스님짜장 한 그릇으로 갑갑하고 꽉 막혔던 종교의 벽을 허물어 버리는데 일조를 했다. 한 번 움직일 때마다 경비가 만만치 않다. 요즘처럼 기름값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고 있는데, 그 또한 많은 부담이 된다고 한다. 더구나 장비를 싣고 다녀야 하기 때문에 적은 차로 이동은 불가능하다.

 

“짜장 한 그릇에 원가를 따져보니 1,400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물론 자재 값만 그렇습니다. 인건비면 운송비 등을 합치면 원가는 더 들어가겠죠. 하지만 저는 그런 것을 따질 수가 없습니다. 누구라도 저희를 필요로 한다면 달려가야죠. 지금은 그것이 제 운명이 되어버렸습니다”

 

껄껄 웃으면서 밀가루 반죽을 한다. 내일은 또 멀리 길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요즈음은 전보다 더 힘들어졌다고 한다. 일 년이면 60회 정도를 봉사를 하러 다니다가 보니, 함께 봉사를 하던 봉사단들이 모두 치쳐 있다는 것.

 

 

스님짜장의 특별함, 그 비밀

 

스님짜장이 사람들에게 왜 인기가 있을까? 물론 무료로 나누기 때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은 정답이 아니다. 매달 두 번씩 찾아가는 부산 구서 전철역의 무료급식소에는 800여명 정도의 어르신들이 모여든다. 자리가 모자라 항상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려야만 한다. 그 중에는 이런 곳에 와서 드시지 않아도 될 법한 어르신들도 눈에 띤다. 왜일까?

 

“스님짜장의 맛이 달라요. 우선은 정성이 가득 들어가 있기도 하지만, 고기를 쓰지 않아요. 그리고 먹으면 먹을수록 담백함이 느껴져요. 무엇인가 이 짜장만이 갖고 있는 비밀이 있는 것 같은데, 그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어요.”

 

 

스님짜장을 급식하는 날이 되면, 일부러 이곳에 오신다는 한 어르신의 말씀이다. 도대체 스님짜장 안에 무슨 비밀이 있는 것일까? 짜장 봉사를 하면서도 그것을 먹는 사람들의 건강까지 걱정을 하는 운천스님이다.

 

“비밀이 무엇이 있겠어요. 그저 남들보다 더 좋은 재료를 준비하고 고기보다 비싸다는 콩고기와 콩 햄 등을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일 것 같아요. 그리고 현장에서 짜장을 볶아내고 면을 그 자리에 뽑아서 삶아내기 때문인 듯도 하고요”

 

그렇게 대답을 하는 운천스님이지만, 사실 스님짜장의 맛의 비밀은 딴 곳에 있었다. 짜장을 어쩔 수 없이 사용을 하고 있지만, 짜장을 볶을 때 사용하는 육수를 밴댕이 등의 어류와 멸치를 삶아서 만든다. 그리고 야채의 종류가 7~8가지나 들어간다. 이런 것들이 모여 담백한 맛을 내는 것이다. 먹는 사람들의 건강을 최우선 한다는 것이다.

 

 

“가끔은 돼지고기를 넣기도 합니다. 외진 곳이나 불산마을, 군부대 등에는 고기를 사용하기도 하죠. 그런데 그것이 콩고기보다 더 쌉니다. 그래도 옛날 분들은 그런 것에 입맛이 길들여져 있기 때문에 고기를 넣어 드리기도 하죠.”

 

결국 스님짜장의 비밀은 정성과 재료가 남다르다는 것이었다. 우선 들어가는 야채 종류가 다양해 그것들이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없애준다는 것이다. 짜장면을 한 그릇씩 비운 분들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다. 그것을 보는 짜장스님의 얼굴이 오늘따라 더욱 환하다.

여주에 있는 아우는 늘 바쁘다. 사람들이 찾아가면 그 바쁜 시간에도 반갑게 맞이하고, 그저 막걸리 한 잔이라도 나누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다. 그러다 보니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은 듯하다. 요즈음은 지난 해 심어 놓은 농작물을 수확하느라 땀을 빼고는 한다.

 

내가 쉬고 싶을 때 언제나 찾아가 마음 편하게 지낼 수 있는 곳이기에, 이 집을 가끔 블로그에 소개를 하고는 한다. 6월에 찾아가는 이 집은 정말 좋다. 말로만 좋은 것이 아니고, 주변의 모습들이 아름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넓은 평수에 초호화 주택을 좋다고 하겠지만, 그런 곳은 사람 사는 맛이 없다는 생각이다. 누구는 없는 자의 자기합리화라고도 하겠지만.

 

 

위는 황토로 된 아우의 전시실 '지우재'이다. 이 안에 방이 있어, 늘 그곳에서 쉬고는 한다. 아래는 전시실 앞에 만들어 놓은 작은 연못이다. 그곳에는 어리연이 사람을 맞는다.

 

청개구리가 살고 어리연이 피는 집

 

지난주에 찾아갔을 때, 전시관 앞에 만들어 놓은 작은 연못에는 어리연이 아침햇살에 활짝 피어있었다. 그런데 어리연 잎에 무엇인가가 움직인다. 가만히 보니 요즈음 보기 힘든 토종 개구리 몇 마리가 한가롭게 쉬고 있다. 이 녀석들 사람이 가까이가도 도망갈 생각을 안 한다. 아마 이 집에 드나드는 사람들의 품성을 다 읽을 듯하다.

 

작은 연못 주변에는 갖가지 꽃들이 피어있다. 이 집에는 딴 곳에서 보기 힘든 꽃들을 볼 수 있어서 좋다. 작은 꽃들이 모여 있는 ‘한라산수국’은 보는 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해준다. 물론 그것을 보고 평안하다고 느끼는 것도, 내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다. 블루베리가 익어가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작은연못에는 개구리들이 어리연 꽃 잎에 숨어 살고 있다. 아래는 한라산수국이다.  

 

몇 개 따먹어 본다. 새콤한 맛이 입안에 침이 가득 고이게 만든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따먹다가 보니, 익은 것을 다 따먹은 듯하다. 미안한 김에 곁에 있는 꽃을 손으로 슬쩍 건드려본다. 향내가 코를 간질인다. 백리향이다. 향이 짙어 백리까지 향기를 보낼 수 있다는.

 

 

 

블루베리와 클레아티스(가운데), 백리향도 볼 수 있어서 좋은 집이다.

 

“마늘이 임신을 했나? 날씨 탓인가?”

 

아우부부가 마늘밭으로 올라간단다. 지난해에 심어 놓은 마늘을 수확하야 하는데, 날마다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라 미쳐 수확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헌 장갑 하나를 주워들고 작업실 뒤편, 마늘밭으로 갔다. 비가 오지 않아 가뭄이 심해, 먼지만 풀풀 날리는 마늘밭. 마늘이라고 제대로 자랄 리가 없다.

 

호미로 먼지가 나는 땅을 파 하나씩 마늘을 캐본다. 잘 자라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이 마늘은 여느 마늘과는 다르다. 한 마디로 완전 무공해 마늘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늘대를 자르다가 보니 이상한 점이 있다. 마늘대에 또 마늘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이람?

 

 

마늘대 위에 또 마늘이 자라고 있다. 이런 것을 두고 무엇이라고 하는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임신을 했다'라는 말에 죽는 줄 알았다

 

“마늘이 임신을 했냐? 왜 마늘대에 또 마늘이 달렸냐?”

“마늘이 무슨 임신을 해요.”

“이것 봐 마늘대에 또 마늘이 달렸잖아, 여기 와서 누가 오줌 싼 거 아녀?”

“정말 이상하네. 왜 그러지. 그러고 보니 임신한 마늘이 꽤 있네.”

 

무슨 조화인지는 모르겠다. 나야 마늘에 대해서는 문외한인데, 이런 경우를 알 턱이 없다. 그저 마늘이 임신을 했다는 말 밖에는. 그 말에 모두가 자지러지게 웃는다. 좋은 사람들과 만남이란 매사가 즐겁다. 그래서 생활에 활력소를 얻는 것이기도 하지만.

 

 

마늘의 임신사건. 그 하나만으로도 즐거워할 수 있는 사람들. 내가 여주를 자주 가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 곳에서는 잠시나마 세상 모든 시름을 내려 놓을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그 시름을 함께 풀어 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기에.


남원의 도심에 자리한 선원사. 이 선원사의 하루는 시끌벅적하다. 아침부터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든다. 10월 22일 저녁에 '남원시민을 위한 음악회' 준비를 하기 위해 남원의 음악을 하는 동호회원들도 그러하지만, 그거보다는 23일 열릴 채식뷔페를 준비하기 위헤서다.


채식뷔페라는 것을 처음으로 만나다보니 도대체 가늠이 가질 않는다. 어떻게 만드는 것인지, 그 맛이 어떠한지 궁금하기만 하다. 많은 재료들이 쌓이고 여러사람이 모여앉아 이것저것 다듬기에 바쁘다. 곤약, 콩고기, 버섯, 깻잎, 배추, 파, 두부, 양파, 호박 등 모든 것이 정말로 채소 일색이다.  


건강을 생각하는 채식식단

'유기농 비건 채식으로 바꾸세요'
'채식은 행복해지고 더욱 건강해집니다'
'자신과 가족과 환경과 지구를 살립시다'

선원사 일주문 앞에 걸린 현수막에 적힌 글이다. 사람들이 건강을 생각하기 시작하면서 채식으로 식단을 바꾸고 있다고 하지만, 그것이 과연 어떤 맛을 낼지 궁금하다. 도대체 이 식단은 어느 정도의 준비를 하는 것인지도 궁금해 선원사 주지인 운천스님께 채식뷔페를 준비하게 된 이유를 물어보았다.



"채식뷔페를 준비하시게 된 특별한 이유라도 있으신가요"
"예, 사람들이 뷔페하면 고기를 비롯한 다양한 먹거리를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희들은 그런 것 보다는 우리 땅에서 나는 우리의 채소를 갖고 음식을 준비하고 싶었습니다"
"이 분들은 모두 선원사의 신도분들인가요?"
"아닙니다. 채식을 하시는 분들의 모임인데, 전국에서 오셨습니다"
"오늘 보여주실 채식을 이용한 음식은 무엇이 있나요
"예, 깻잎햄말이, 곤약회, 무쌈말이, 단호박요리, 콩가스, 밀불구이 등 15가지 정도가 선보이게 됩니다"

다양한 채식요리 맛도 일품

채식요리의 종류는 다양하다. 준비를 하는 분들에게 이것저것 달라고 해서 한입식 맛을 보았다. 감칠맛이 난다. 육고기에 쩔은 입맛인데 다를 바가 없는 듯 하다. 오히려 육고기보다 더 맛이 있다는 분들의 설명이 아니라고 해도,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선원사에서 준비한 음식의 종류는 각양각색이다.



깻잎 햄말이는 가장 질 좋은 단백질은 콩에 들어 있다.  깻잎과 콩으로 만든 햄의 조화! 누구나 쉽게 요리할 수 있어 좋단다. 두계장은 고기 한 점 없어도 육개장보다 더 구수하고 영양만점이다. 곤약회는 저칼로리에 날씬해지고 싶은 분에게 딱이란다. 포만감을 만끽하며 다이어트로 최고인 곤약회는 눈을 감고 먹으면 한치회 맛이 난다고 한다. 

이 외에도 무쌈말이, 야채셀러드, 과일셀러드소스, 단호박 요리, 훈제불찜 등 15 종류의 요리가 선보인다. 이 중에서 콩가스와 버섯매운탕 등은 당연 일품이다. 우리 땅에서 나는 유기농 채소를 이용해 만든 채소뷔페. 먹어보지 않고는 그 맛을 모른다는 요리사들의 말처럼 몇 점 맛을 보니 입안이 향긋해진다. 이런 맛있는 음식을 아이들에게 먹어야한다고 강조를 하지 않아도 느낄만 하다. "정말 맛이 최고예요" 음식 맛을 본 사람들보다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선원사에서 맛보는 채식뷔페. 그 분위기 때문에 더 맛이 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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