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화성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들라고 하면 당연히 방화수류정이다. 수원에서 7년 동안 살면서 가장 많이 가본 곳이기도 하다. 이 방화수류정은 화성의 네 곳에 있는 각루(角樓) 중 하나로 동북각루이다. 방화수류정은 1794년 9월 4일 터 닦기를 시작으로 그 해 10월 19일에 완성을 하였으니, 200년이 지난 역사를 갖고 있다.

 

주변 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정자

 

화성은 자연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가장 큰 조형물이라고 한다. 화성의 아름다움이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어느 곳 하나 자연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방화수류정은 꽃을 좇고 버들을 따라간다는 아름다운 정자다. 성벽 밑으로는 용연을 파서 나무를 심어 운치를 더하고, 옆으로는 흐르는 버드내 위에 화홍문을 세워 그 주변 경관과 함께 아름다움을 더했다. 누마루로 깐 정자에 올라서면 사방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방화수류정의 또 다른 멋이다.

 

 

방화수류정의 동편 바로 옆으로는 북암문이 있어, 쉽게 용연을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화성의 암문은 깊고 후미진 곳에 설치한 비밀 문으로, 적이 모르게 가축이나 사람들을 통용할 수 있도록 낸 문이다. 그러나 이 북암문을 이용하면 방화수류정에서 용연까지 가장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가 있다. 용연은 방화수류정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용연의 가운데는 인공 섬을 만들어 놓았으며, 전체적인 조화를 보이는 이 용연과 방화수류정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화성중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2단의 벽돌담으로 쌓은 위에 지은 정자

 

방화수류정은 정자의 모양도 특이하지만, 그보다는 전체적인 조화다. 성벽이 높게 오르기 시작하는 산중턱에 지어진 방화수류정은, 그 서 있는 장소마저 눈에 잘 띄는 곳이다. 정자는 이단의 기단위에 세워졌는데, 기단을 벽돌로 쌓아올렸다. 일단의 벽돌을 쌓은 후 장대석 계단을 놓고, 그 위에 정자의 기둥을 세웠다. 그런 다음 다시 벽돌을 높여 정자를 지었다. 이곳에 모든 기운이 모여든다고 하는 말이, 빈말은 아닌 듯하다. 

 

좌측에는 문을 달아 안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했는데, 그 문 또한 아름답다. 그 문 안에로 들어간 병사들이 적을 향해 화살을 쏠 수 있도록 하였다. 적과 교전을 하는 성곽의 건물이면서도 가장 아름다운 정자. 그리고 정자로의 기능만이 아니라, 본연의 성곽 기능을 갖고 있는 정자가 바로 방화수류정이다.   

 

 

아름다운 십자문양의 벽면

 

방화수류정의 아름다움은 정자만이 아니다. 정자 밑에 있는 쪽문을 돌아서면 벽면이 십자모양의 문양을 넣었다. 이런 조선시대 건축에서 많이 나타나는 문양이기도 하다. 이런 문양 하나가 방화수류정을 지으면서, 얼마나 자연경관과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가를 생각한 것이라고 본다. 이런 벽면이 사방을 둘렀다면, 그 또한 지금과 같이 아름답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한 벽만 그렇게 처리를 한 것이 더욱 돋보이는 미가 아닐까? 아마 방화수류정을 축조한 공인이 그런 것 하나까지 모두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일단의 기단을 오르면 정자가 한편으로 서 있게 된다. 정자는 남쪽은 쪽문의 위까지 돌출이 되고, 북쪽은 중앙으로 돌출을 시켜 용연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게 했다. 그저 넘길 수 있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철저하게 계산이 된 아름다움이다. 일단의 기단 위 공백은 네모난 흑색으로 된 돌을 깔았다. 그런 것 하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쓴 방화수류정이다.

 

 

지붕위에 올린 용두

 

아마 방화수류정만큼 많은 용두가 지붕 위에 올려 진 건물은 없을 것이다. 방화수류정은 정자가 여기저기 돌출이 되어있고, 그 돌출이 된 곳의 지붕이 서로가 엇물려 있다. 그 양편에 모두 용머리를 올렸다. 또한 한 가운데는 절병통과 같은 모양도 있다. 이렇게 많은 용머리를 올린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방화수류정의 위치는 정조가 직접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45일 만에 공사가 끝난 이 정자에서 활을 쏘기도 했다. 방화수류정은 정조 자신이 왕권을 상징하는 마음을 알린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징적인 정자이기 때문에, 그 많은 용두를 지붕 위에 올렸던 것은 아니었을까? 방화수류정의 지붕 위에 유난히 많은 용두들. 아마 정조가 끊임없이 추구해 온 힘이 있는 왕조를 상징하는 듯하다.

 

 

수원 팔경의 하나인 '용지대월'이 용연에

 

보름달이 뜨면 방화수류정에는 네 개의 달이 있다고 한다. 하나는 하늘에, 또 하나는 바로 용연에 뜬단다. 그리고 세 번째의 달은 술잔에, 네 번째의 달은 사랑하는 님의 눈에 있다는 것이다. 이런 멋진 말은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서 나타난다. 강릉 경포호에도 있다. 그러나 화성의 방화수류정 아래 용연은 그것과는 뜻이 다르다. 그래서 용연위에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용지대월(龍池大月)'이라고 하여 수원 팔경 중 하나로 꼽았다.      

 

사실 이 용연은 화성의궤에 나타난 용연과는 다르다. 지금의 용연은 당시의 용연보다 많이 형태가 달라졌다. 화성성역의궤를 보면 처음 용연을 조성했을 때는, 반달 모양의 연못에서 낚시를 즐겼다고 했다. 그런데 지금은 원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당시의 용연은 둘레가 250m에 깊이가 185cm라고 적고 있다. 지금의 연못보다 오히려 크다. 그 연못 가운데 인공 섬을 만들고 아름다운 소나무를 한 그루 심었다고 했으니, 그 운치가 어떠했을까?

 

아름다운 용연이 제 모습으로 되돌아 올 수 있다면, 방화수류정의 아름다움도 한결 더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아름다운 방화수류정, 찬바람도 마다않고 찾아간 곳에서 그 아름다움에 빠져 시간을 잃어버렸다.

 

화성문화제 제3일 째인 29일 밤. 총체공연인 야조가 비로 인해 취소가 되었다. 미처 야조가 취소된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창룡문 일대를 서성인다. 그들에게 방화수류정 밑에 있는 용연으로 가보라고 권유를 한다. 방화수류정 앞 용연에서는 용연음악회인 나는 우리소리의 공연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8시가 되자 용연 주변에는 500여명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자리를 잡고 앉은 사람들은 용연 가운데 섬에 마련된 무대에서 펼쳐지는 공연을 보면서 연신 박수를 보내고 있다. 비보이 그룹과 창작소리의 만남은 늘 새롭다. 거기다가 아름다운 춤까지 곁들였으니, 가을밤의 공연치고는 최고가 아니겠는가?

 

 

밤이 더 즐거운 관람객들

 

용연의 공연을 뒤로하고 화홍문 앞으로 걸어보았다. 늦은 밤 수원천 위에 오색등불이 화려하다. 각양각색의 소원 등이 불을 밝힌 것이다. 이렇게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수원천을 걷는 사람들이 상당하다. 저마다 가족끼리 구경을 하면서 즐거워한다. 어느 일행이 사진을 한 장 찍어 달라고 한다. 그런 부탁마저도 즐거운 것이 화성문화제이다.

 

소원 등을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해 주고 난 뒤 수원천을 따라 걸어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이야기를 하면서 밤의 수원천을 걷고 있다.

 

 

저희들은 김포에서 왔어요. 그런데 밤에 이렇게 등불축제를 하고 작은 소원 등들이 줄지어 있는 것이 너무 아름답네요. 화성문화제와 생태교통을 보면서 마음껏 즐기고 있습니다. 축제는 역시 밤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김포에서 아이들과 함께 왔다는 김아무개씨(, 49)는 구경을 다 마치고 통닭거리까지 돌아보겠다면서 웃는다.

 

 

화려한 수원천, 밤이 더 좋아

 

소원 등의 아름다운 빛을 뒤로하고 수원천을 따라 남수문 방향으로 내려간다. 매향교 밑 건너편에 그려진 벽화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돌아보는 모습이 보인다. 수원천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 비켜가야 할 정도가 되었으니, 이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수원천에 마련한 등불축제의 각가지 형태의 등들이 화려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어둡기는 하지만 그 등불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수원천을 구경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사람들은 모두 등불축제의 조형물 앞에서 사진들을 촬영하느라 바쁘다. 여기서도 역시 사진을 좀 찍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고맙습니다. 낮에 생태교통에 왔다가 밤 구경이 하고 싶어서 하루를 묵어가려고 합니다. 역시 화성문화제는 다양한 볼거리를 주네요. 그리고 이 넓지 않은 수원천에 이렇게 등불축제를 마련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보령에서 왔다는 한 가족은 더 많이 돌아보아야겠다면서 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등불축제의 조형물을 촬영하고 남수문 곁으로 난 이동로를 따라 길 위로 올라섰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화성을 돌아보고 있는 사람들이 줄을 잇고 있다. 화성의 야경을 돌아보는 사람들이다.

 

 

생태교통과 화성문화제의 만남. 그리고 수원시민들과 관람객들의 만남. 그런 일들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축제기간 동안, 사람들은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화성의 야경을 돌아보고 난 뒤 수원천 길로 내려가면서 한 사람이 일행들에게 말을 한다.

 

역시 화성문화제는 밤이 더 좋아. 덮지도 않고 운치도 있고. 등불과 물소리, 그리고 아름다운 사람들까지 이렇게 함께 있으니.”

 

821일은 음력으로 715일인 보름이요 백종일이다. 이날 저녁 화성 신풍루 앞에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수원화성 성곽의 당당함과 화성행궁의 아름다운 야경, 수원천과 전통음악이 함께하는 고품격 프로그램 운영인, ‘화성 달빛동행프로그램에 초대 된 기자들과 일반인들이다.

 

이 달빛 동행은 내 · 외국 관광객에게 색다른 만족감을 제공하기 위해, 매월 음력보름 밤을 전후 해 야간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체류형 관광에 기여하고자 하는 품격 높은 프로그램을 준비하고자 함이다.

 

 

달빛동행프로그램의 동선은, 수원화성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경을 관람할 수 있는 곳으로 구성했다. 관람동선을 보면 신풍루(집결) 화성행궁 정조대왕동상 화성열차(팔달산장안문) 화홍문 방화수류정 용연(달빛감상) 수원천변 화성행궁 유여택(전통공연, 다과) 신풍루(해산)로 돌아오는 총 3.84km의 거리이다.

 

다양한 준비로 야간 관광의 특화상품 조성

 

그동안 야간에 화성열차의 운행 등은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제한되어 왔다. 그러나 화성의 경우 야간에 아름다운 풍광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상당히 많다. 사람들은 그런 야경을 담기에 주저함이 없는 곳이 바로 화성이기도 하다. 이런 점을 감안해 특화된 관광상품으로 개발한다는 것이, 바로 수원 화성 달빛동행이라는 고품격 프로그램이다.

 

 

준비된 동선을 따라 야경의 관람을 마친 후에는 행궁 내 유여택으로 돌아와 20~30분 정도 전통공연관람 및 다과 시식을 하는 코너도 마련하였다. 달빛동행의 운영은, 동선별 세심한 배려와 해설, 격조 있는 전통음악 공연으로 관광객 한 사람 한 사람이 색다른 정취와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고품격 운영을 한다는 것이다.

 

혹서, 혹한기를 제외한 7개월 정도에 30회 정도가 진행되는(2014년 기준) 달빛동행은 오후 20:00 ~ 22:00(, 10월은 19:00 ~ 21:00)에 진행이 되며 일회 당 참여인원은 내, 외국인 100명이다. 음력 보름밤을 전 후로 한 달에 4~5일 정도가 운영이 될 달빛동행은 어떤 색다른 것을 우리에게 안겨줄 것인가? 821() ‘수원 화성 달빛동행을 따라 나섰다.

 

 

대보름에 달빛 아래서 만나는 화성

 

한 조에 20명 정도로 구성을 하여 조별로 시간의 차이를 두고 행궁으로 들어섰다. 입구에서는 4명꼴로 한 개씩의 청사초롱을 들고, 관광해설사의 안내로 행궁의 여러 곳을 둘러보게 된다. 조별로 서로 관람코스를 조절해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배려를 했다. 행궁을 둘러보고 난 뒤, 정조대왕 동상 뒤편에서 화성열차에 탑승을 한다.

 

화성열차는 성 밖에서 야경을 관람할 수 있는 동선으로, 화서문을 지나 장안문 적대 앞에서 하차를 한다. 그리고 장안문을 들어서 화홍문까지 해설사의 안내를 받으면서 달빛아래 화성을 걷는다. 둥근 보름달과 함께 걷는 화성의 아름다움에 빠져 걷다가 보면 화홍문에 도착을 하다. 방화수류정은 야경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다. 방화수류정에 올라 용연에 걸린 달을 보고 난 뒤, 수원천을 따라 걸으며 달과 물, 그리고 바람에 소리를 내는 수초를 만나게 된다.

 

 

매향교 옆 노래하는 계단을 오르면 다시 행궁으로 들어선다. 이곳에서 공연관람을 하고난 뒤 차와 다식 등을 맛볼 수 있다. 이 달빛동행은 2013년은 모두 초대로 이루어지며, 2014년부터는 25,000원의 관람료를 받을 계획이다.

 

고품격 야간 화성 관람 상품인 달빛동행’. 보름달을 바라보면서 행궁과 화성의 아름다운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 프로그램은, 상당히 색다른 느낌을 맛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아직은 시범운영 단계라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이러한 점만 잘 보완한다면 또 하나의 이색적인 관광상품으로 평가를 받을만하다.

지난 해 3월 3일 보물 제1709호로 지정이 된 방화수류정. 화성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방화수류정은 조선 정조 18년인 1794년에 건립이 되었다. 화성의 동북각루인 방화수류정은 전시용 건물이지만 정자의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린 전각이다. 방화수류정은 송나라 정명도의 시(詩) ‘운담풍경오천(雲淡風經午天), 방화류과전천(訪花隨柳過前川)’에서 그 이름을 따왔다.

 

방화수류정의 편액은 조윤형(1725~1799)의 쓴 글씨이다. 평면은 ㄱ자형을 기본으로 북측과 동측은 凸형으로 돌출되게 조영하여 사방을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정조 때 축조한 방화수류정은 조선 헌종 14년인 1848년에 중수되었고, 일제강점기 이후 여러 차례 부분적으로 수리되었다.

 

 

 

용연이 꿈틀대다

 

방화수류정의 성 밖, 용머리바위 밑으로는 아름다운 용연이 자리하고 있다. 용연은 방화수류정 주변의 아름대운 경관을 살려, 반월형의 연못을 조성하고 그 가운데 인공 섬을 조성했다. 방화수류정과 용머리바위, 그리도 용연이 한데 어우러져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이고 있는 이곳. 달이 떠오르면 ‘용지대월’이리고 하여 수원팔경의 하나로 꼽힌다.

 

예전에 가뭄이 들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내기도 했다는 유서 깊은 곳 용연. 이 용연이 꿈틀거리며 용틀임을 했다. 10월 4일 오후 8시부터 용연 주변에는 염태영 수원시장과 노영관 수원시의회 의장, 그리고 화성문화재를 참관하기 위해 수원을 방문한 각국 대사 일행, 수원시민 등 1,000여명이 용연 주위에 자리를 잡았다.

 

화성문화제의 전야제로 펼쳐진 ‘용연지몽(龍淵之夢)’은 명인들이 보여주는 꿈의 향연이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명인들이 보여주는 음악과 춤, 소리 등은 용연 주변에 모인 많은 사람들에게 방화수류정의 아름다운 야경과 더불어, 멋진 무대를 꾸며주었다.

 

명인들의 멋, 함께 느끼고 즐겨

 

이 날 무대에는 관악합주, 가야금 산조, 대금의 명인인 박용호(전 한예종 교수)의 청성곡에 맞추어 살풀이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이어 한량무와 중요무형문화재인 경기민요의 보유자인 이춘희와 제자들이 들려주는 민요 한마당으로 이어졌다.

 

이 중에서 대금의 명인 박용호는 용연에 배를 띄우고 섬을 한 바퀴 돌아 관객들이 있는 곳으로 나타나자, 관람을 하던 사람들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기도 했다. 정자동에 산다는 이아무개(여, 45세)는

 

“전야제라고 해서 구경을 했는데, 이런 공연인줄을 몰랐다. 이제는 화성문화제가 명실공이 정조대왕의 꿈을 품기에 부족함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수원에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자랑스럽다” 고 했다.

 

10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화성문화제에는 음식축제와 봉령사 전통사찰음식 전시 등 부수적인 행사가 줄을 잇고 있다. 짚신신고 수원화성걷기와 정조대왕 능행차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준비되어 있으며, 화성축성 체험 등 많은 체험의 장도 마련되어 있다. 용연에서 꿈을 품기 시작한 제49회 화성문화제. 그 거대한 꿈을 함께 꾸어보길 권한다.

 

제49회 수원 화성문화제가 10월 4일 오후 8시부터 방화수류정 성 밖 용연에서 전야제인 ‘용연지몽1’을 시작으로, 5일부터 7일까지 화성행궁과 화성 화홍문, 방화수류정, 수원천 일대에서 화려하게 펼쳐진다. 이번 화성문화제에서는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개혁에 대한 꿈으로 축성된 화성에서, 정조대왕의 품었던 그 꿈을 아로새기고자 마련했다.

 

‘화성, 꿈을 품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제49회 수원 화성문화제는, 10월 5일에는 화령전에서 열리는 ‘작헌의‘와 ’정조대왕 능행차‘ 등이 준비되어 있으며, 10월 6일에는 ’정조대왕 친림 과거시험‘의 모습을 봉수당에서 볼 수가 있다. 셋째 날인 10월 7일에는 봉수당에서 열리는 ’혜경궁홍씨 진찬연‘의 모습이 재현 될 예정이다.

 

 

 

축제에 모인 분들에게 수원천을 권하고 싶다

 

3일 동안 열리는 화성문화제에는 외지에서 많은 분들이 찾아온다. 수원을 찾은 그 분들께 꼭 한 곳을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물론 주변에는 이런 저런 것들을 볼 것들이 많지만, 이왕 이곳에 왔으면 이것만은 꼭 한 번 해보라는 것이다.

 

나는 문화재를 찾아가는 길에 꼭 하나 고집하는 것이 있다. 가급적이면 문화재 앞까지 차를 타고 들어가지 말고, 조금쯤은 걸어서 가라고 권유한다. 조금 땀을 흘리고 난 뒤 만나게 되는 문화재, 그래야 조금 더 문화재에 대한 깊은 애정이 생기기 때문이다.

  

남수문에서부터 수원천을 따라 걷기 시작하면, 갖가지 생태 체험을 할 수가 있다. 우선은 천변 양편으로 난 길이 풀로 뒤덮여 있다. 천천히 물소리를 따라 걷다가 보면,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한다. 그 뒤로는 작은 물고기들이 떼를 지어 유영을 하는 모습도 볼 수가 있다.

 

새로 조성중인 다리 밑 벽화

 

조금 올라가다보면 매향교 밑을 지나게 된다. 아직은 완성되지가 않았지만, 이 다리 밑에는 벽화작업이 한창이다. 수원청개구리의 일화도 만날 수가 있고, 아이들이 그린 그림도 손짓을 한다. 매향교 옆에는 수원화성박물관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저런 재미를 쏠쏠하게 느낄 수가 있다.

 

 

 

조금 더 길을 따라 올라가면 징검다리가 놓여있다. 징검다리를 건너며 옛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해줄 수도 있다. 도심 한복판에서 건너보는 징검다리. 아마도 50여 년 전쯤으로 돌아가는 기분은 아닐까? 북수문인 화홍문에 도착하기 전에 물오리 등도 만나게 되는데, 운이 좋으면 재두루미 부부와 만날 수도 있다.

 

‘방화수류정’, 이름만으로도 아름답다

 

수원 화성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들라고 하면 당연히 방화수류정이다. 방화수류정은 화성의 네 곳에 있는 각루(角樓) 중 하나로 동북각루이다. 방화수류정은 1794년 9월 4일 터 닦기를 시작으로 그 해 10월 19일에 완성을 하였으니, 200년이 지난 역사를 갖고 있다.

 

 

 

화성은 자연을 최대한으로 이용한 가장 큰 조형물이라고 한다. 화성의 아름다움이야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어느 곳 하나 자연을 벗어나지 않았다는 것이 더욱 놀랍다. 방화수류정은 꽃을 쫒고 버들을 따라간다는 아름다운 정자이다. 성벽 밑으로는 용연을 파서 나무를 심어 운치를 더하고, 옆으로는 흐르는 버드내 위에 화홍문을 세워 그 주변 경관과 함께 아름다움을 더했다. 누마루로 깐 정자에 올라서면 사방의 경관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한 것도 방화수류정의 또 다른 멋이다.

 

방화수류정의 동편 바로 옆으로는 북암문이 있어, 쉽게 용연을 다닐 수 있도록 하였다. 화성의 암문은 깊고 후미진 곳에 설치한 비밀 문으로, 적이 모르게 가축이나 사람들을 통용할 수 있도록 낸 문이다. 그러나 이 북암문을 이용하면 방화수류정에서 용연까지 가장 짧은 거리로 이동할 수가 있다.

 

 

 

용연은 방화수류정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 용연의 가운데는 인공 섬을 만들어 놓았으며, 전체적인 조화를 보이는 이 용연과 방화수류정은 한 폭의 그림과 같다. 수많은 사람들이 화성중에서 가장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10월 5일부터 3일간 막을 올리는 제49회 수원화성문화제. 구경도 좋지만 아이들과 함께 수원천 길을 걸어 방화수류정에 올라보자. 또 다른 즐거움이 그 곳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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