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반백년이 훌쩍 지났다. 1964년 처음으로 화홍문화제로 시작한 지역의 축제인 수원화성문화제가 올해로 51주년을 맞는다. 지난해는 생태교통 수원2013’과 맞물려 열리는 바람에 많은 사람들이 화성문화제를 감상할 수 있었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왕의 놀이터, 모두가 왕이 되는 곳이라는 주제를 설정했다.

 

108일부터 12일까지 5일간 열리는 51회 수원화성문화제는 행궁 광장 등을 중심으로 화성 일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수원화성문화제는 <원행을묘정리의궤>를 바탕으로 조선조 제22대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원대한 꿈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다. 또한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시민주도형 축제를 만들 계획이라고 한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축제 만들 터

 

92일 오후 2. 수원시 팔달구 행궁로11에 소재한 수원문화재단. 2층에 자리하고 있는 대표이사 실에서 김정수 대표이사를 만났다. 수원화성문화제에 대한 것이 궁금해 단독 면담을 가진 것이다.

 

올해 51회째 맞이하는 수원화성문화제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모두가 함께 즐기는 놀이터로 설정을 했습니다. 행궁 앞과 곳곳이 모두 왕의 놀이터이고, 모든 시민이 다 왕이 되어 즐기는 것이죠. 과거의 문화제가 관 주도형의 놀이였다면 이번 화성문화제는 민간주도의 놀이입니다. 모든 것을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만들어 나가는 것에 중점을 두었습니다.”라고 한다.

 

매년 화성문화제를 시작하기 전에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를 선정합니다. 올해도 제12대 정조대왕을 화성문화제가 시작하기 전날인 107일에 선출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분들은 내년부터 참석을 하겠지만 홍보대사로 활동을 하게 되죠. 2년마다 한 번씩 선출을 했는데, 이번에는 일이 있어 4년 만에 선출이 되는 셈이죠.”라면서 전날부터 수원화성문화제가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30개 단위행사가 만들어 내는 총체극

 

이번 제51회 수원화성문화제의 특징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참여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시민들이 행사 주체가 되어 화성문화제를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한다는 것.

이번 수원화성문화제는 모두 30개의 단위 행사가 이루어집니다. 그 모든 행사가 하나로 합해져 총체극이 되는 것이죠. 시민들 중에는 많은 전문가들이 계십니다. 그분들에게 조언도 구하고, 많은 도움을 받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50회를 지내오면서 쌓아 온 모든 것을 이번에 모두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몇 번이나 수원화성문화제와 관련이 있는 곳에서 문화제를 지켜보았다는 김정수 대표이사.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가대를 해도 좋은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해야 축제가 성공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문경까지 내려가 12일 동안 교육을 받고 있는 자치위원장들을 보고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분들이 움직이는 것이 가장 시민들의 동참을 극대화시켜 행사공간으로 끌어 낼 수 있죠.”

 

 

오각(五覺)으로 느끼는 수원화성문화제

 

올해 펼쳐지는 수원화성문화제는 오각(五覺)으로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모든 감각을 동원해야 합니다. 첫째는 시각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규모 퍼포먼스인 총체공연인 무예종합예술공연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 대형야외공연이 연무대에서 펼쳐지게 됩니다.”

 

다음은 청각으로 즐겨야 한단다. 방화수류정 등에서 열리는 달빛음악회는 달빛 아래 고색을 배경삼아 놀자꾸나.’라고 한다. ‘달고나리고 하는 이 공연은 용연특설무대에서 깨비난장등으로 관객들과 만난다고. 또한 행궁광장에서는 정조대왕과 혜경궁홍씨, 정약용 등 역사적 인물들의 스토리가 있는 이야기가 있는 행궁음악회, 수원 화성을 배경으로 곳곳에서 열리는 성곽작은음악회도 준비되어 있단다.

 

후각(嗅覺)은 사람냄새가 나는 시민들이 함께하는 축제입니다. 이 후각은 모두가 하나로 어우러져 축제의 흥을 고조시키는 시민퍼레이드정조대왕능행차등이 있습니다. 1500명이 참여를 하는 퍼레이드로 사람냄새가 나는 것이죠.”

 

미각(味覺)’은 수원화성문화제의 또 다른 재미인 음식축제가 열린다는 것이다. 화성행궁 주차장에서 열리는 음식축제는 수원의 자랑인 수원왕갈비와 다양한 음식들이 시민들의 입맛을 돋우어 줄 것으로 가대된다.

 

마지막으로 촉각(觸覺)’은 다양한 체험행사를 통해 손끝으로 직접 느껴보는 체험행사가 많이 준비가 되어있다고 한다. 다양한 즐거움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는 수원화성문화제. 이제 50년을 넘어선 지역이 축제가 올해는 떠 어떤 재미를 줄 것인지 기대해볼만 하다.

 

수원화성문화제가 올 해로 반세기를 맞이했다. ‘50주년 수원화성문화제가 반세기를 맞은 기념으로 지난해까지 3일간이었으나, 올해는 927일부터 101일까지 5일간 열린다. ‘생태교통 수원2013’과 함께 101일에 동시에 막을 내리게 된다. 이번 화성문화제는 화성 행궁과 연무대 등 수원화성 일원에서 성대하게 거행이 된다.

 

수원화성문화제는 정조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 화성을 축조한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인 화성 등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50주년 문화제에서는 정조대와의 을묘년 화성원행에 따른 정조대왕 능햍차를 비롯해, 혜경궁 홍씨의 진찬연, 무예종합 총체공연인 야조, 과거시험 등 다양하게 펼쳐질 예정이다.

 

 

1964년 화홍문화제로 시작

 

1964년 화홍문화제를 시작으로 올해 반세기를 맞이한 수원화성문화제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수원화성, 꿈을 펼치다! 시민과 함께하는 소통의 울림 50이란 주제 아래 5대 특별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국제자매도시인 베트남,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중국, 일본 전통예술단 등 5개 단체 초청공연을 비롯해, 50주년 수원화성문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봉화대 봉수의식과 수원화성 브랜드 공연 무예도보통지 선의 노래’, 수원화성문화제 50년사 사진 및 능행도 자수전과 생태교통 수원 2013과 수원화성문화제 홍보하기 위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지난 14일 진행한 서울 홍보의 날등을 기획했다.

 

문화제의 대표행사는 조선시대 최대의 군사퍼레이드인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능행차는 각종 문헌 및 자문 등 고증을 통한 원형을 바탕으로 재구성했다. 정조대왕과 어머니 혜경궁 홍씨 그리고 1800여명의 군사와 신하, 100여필의 말이 참여한다.

 

능행차 후미에는 시민 퍼레이드를 진행한다. 대학생 동아리, 시민, 단체, 기업, 해외관광체험단 등 50개팀 2천여명이 참여하는 대형 거리 퍼레이드다. 특히 올해 시민 퍼레이드의 부제는 화성에서 춤추다로 흥과 춤에 초점을 맞춰 참여하는 사람들 외에도 퍼레이드 행렬을 보는 관람객 모두 흥겹고 신나는 퍼레이드로 진행된다.

 

 

개막연과 폐막연은 격조 있고 내실 있게 기획했다. 개막연은 정형화된 의전 위주의 개막행사에서 벗어나 전통적이며 새로운 형식으로 웅장하고 장엄한 시작을 알린다. 별도의 의식행위 없이 공연진행 중 자연스럽게 개막선언을 진행하며, 시민 50명이 참여하는 색소폰 연주, 최소리의 물불 퍼포먼스, 팝핀 현준 박애리, 경기도립국악단 협연으로 진행되는 뮤지컬 갈라, 축하 가수 강산에 등이 무대에 서며, 개막 불꽃축제로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생태교통 수원2013 폐막과 함께 막 내려

 

생태교통 수원 2013 폐막행사와 함께 진행하는 문화제의 폐막연은 솥뚜껑(핸드팬) 연주 및 BMX(묘기자전거) 전문공연팀의 화려한 볼거리를 시작으로 정조대왕의 상하동락사상을 바탕으로 한 창작공연 낙성연 행사를 펼친다.

 

 

문화제 기간 동안 눈길을 끄는 또 하나의 작품은 지난해 연무대와 창룡문 일원에서 시민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총체공연. 수원시의 자랑거리인 무예24기 지상마상무예 기예를 중심으로 박진감 넘치는 대형야외공연으로 구성했다.

 

총체공연은 광활하게 열린 성벽 야외공간을 무대로 빛과 소리에 중점을 두고, 5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정조대왕의 을묘원행 야간군사훈련을 토대로 진행한다. 28일과 29일 오후 82차례 걸쳐 영상쇼, 마상쇼, 3D프로젝션맵핑, 레이저쇼 등을 통해 60분간 스펙타클한 장면을 연출한다.

 

정조대왕은 화성을 축성할 때, 직접 화성축성 장소까지 행차를 하기도 했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보면 8일 간의 화성행차(1795년 윤 2월 9일 ~ 16일)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은 물론, 행차에 들어간 비용과 물품, 재료, 비용 등 하루의 일과를 자세히 적고 있다.

 

정조대왕은 사도세자를 모신 현릉원에 참배를 한 후, 8일간의 행차 중 넷째 날인 윤 2월 12일에 오후와 야간에 화성에서 두 차례 대단위 군사훈련을 한다. 이 군사훈련의 모습은 ‘성조(城操)’와 ‘야조(夜操)’라고 하여, 김홍도의 그림 ‘서장대 성조도’와, <화성성역의궤> ‘연거도’ 등에 자세히 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연거도에 보면 횃불을 든 군사들이 성을 에워싸고 있으며, 성안의 집집마다 등불을 밝힌 모습이다.

 

 

이산 정조의 꿈인 야조

 

정조대왕은 왜 두 차례에 걸쳐 화성에서 군사훈련을 강행하였을까? 정조는 왕권강화를 위해 무단히 노력을 한 군왕이었다. 그런 정조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화성에 행차를 한 것도, 군사 훈련을 두 차례 실시한 것도 알고 보면 그 안에 내재된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즉 친위부대인 장용영 외영의 1만 명이 넘는 군사의 막강한 군세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당시 화성의 장용영 군사들은 팔달문 일대에 주둔하는 팔달위에 3,218명, 행궁 일대인 신풍위에 1,651명, 화서문 일대의 병력인 화서위에 3,028명, 장안문 일대인 장안위에 병력이 3,098명, 창룡문 일대의 병력인 창룡위에 2,906명이었다. 그 전체 병력이 자그마치 13,899명이었다.

 

 

이 많은 인원이 군사훈련을 했다고 하면, 그 위세는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더욱 장용영의 군사들은 가장 무예가 뛰어난 군사들로 구성되었다고 하면, 그 훈련을 보면서 누구도 왕권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훈련자체가 실로 어마어마한 압박으로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제50회 화성문화재의 야조 이렇게 기대한다.

 

올해는 화성문화재가 반백년을 지난해이다. 그만큼 의미 있는 해이기도 하다. 하기에 올해 화성문화재에서 선보일 ‘야조’는 그야말로 수원시민들이 참여를 하고, 정조대왕의 애민과 강한 국권을 상징 할 수 있는 그러한 모습이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외형적으로 화려하게 포장을 한 야조가 아닌, 그야말로 내적인 면에 충실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게 정조대왕의 뜻을 야조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먼저 야조를 제대로 꾸밀 수 있도록 ‘추진단’이 필요하단 생각이다. 정조의 뜻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야조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고 있는 자문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생태교통에 맞물려 열리게 되는 화성문화재에 많은 관람객들이 찾아들 것이란 기대 때문이다

 

 

보여줄 것은 다 보여주어야

 

조선 후기에 사용되었던 진법 중에는 ‘원앙진(鴛鴦陣)’이 있었다. 원앙진은 12명이 한 조를 이뤄 짜인 진법으로 대장 1명, 등패수 2명, 낭선수 2명, 장창수 4명, 당파수 2명, 화병 1명으로 구성되었다. 원앙진은 한 쌍의 원앙은 암수 중 한 마리가 죽으면, 남은 한 마리도 따라 죽는다고 한다.

 

원앙진은 만일 12명의 무사 중 한 명이라도 전사하여 패배를 할 경우, 남은 무사들도 모두 침하도록 하였다고 한다. 중국의 명나라 장수인 척계광이 왜구를 상대하기 위해 발명한 진법으로, 우리나라의 군제에서도 사용을 했다. 화성 행궁 앞에서 무예24기 시범단이 시범을 보일 때마다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이 원앙진이다.

 

장용외영의 무사들은 가장 강한 군제였다. 그들을 그렇게 강하게 만든 것도 알고 보면 무예24기의 훌륭한 무술도 있었겠지만, 이와 같은 원앙진 등이 있어 서로가 서로를 보호하면서 진법을 펼쳤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원앙진이 대거 등장한다면 그도 놀랄만한 위용을 자랑할 것이다. ‘학익진’이 아닌 ‘원앙진’이 보여야 한다.

 

 

야조는 군사훈련이다.

 

‘정조의 꿈’이라는 야조를 사람들에게 보여주면서, 뜬금없이 나타나는 도살풀이나 신칼대신무의 변형 춤이 나타난 지난 해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이 춤들은 모두 사람이 죽고 난후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춤이다. 그런 춤들이 장용외영의 군사들의 잔치에 나타나다니, 실로 아연할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올해는 이런 화려한 포장보다는, 실질적으로 정조의 강한 국권을 상징하는 무예 24기에 중점을 두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상재와 검술 등의 강한 정조대왕의 국권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일이지 않은가?

 

더불어 시민들이 참여를 하는 야조이기를 기대한다. 성 안 주변에 횃불을 들고 함께 동참을 했던 시민들이 야조를 보는 시각이 남달랐다고 한다. 흡사 자신도 장용외영의 군사가 된 기분이었다는 것. 그러나 외지에 빼앗겨 버린 정조의 꿈이 사라진 야조를 보면서, 의식 있는 시민들은 모두 고개를 돌려버렸다. 그리고 군부대를 동원한다고 해도 더 정조의 야조다운 야조를 연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화성문화재 50주년. 올해는 정말 ‘정조의 꿈’이 그대로 배어있는 강한 국권과 애민사랑이 깃든 그러한 ‘야조’를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사진은 수원시청 정책홍보담당관실 이용창님의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 

이산 정조는 화성을 축성할 때, 직접 화성축성 장소까지 행차를 하기도 했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보면 8일 간의 화성행차(1795년 윤 2월 9일 ~ 16일)에 참여한 사람들의 명단은 물론, 행차에 들어간 비용과 물품, 재료, 비용 등 하루의 일과를 자세히 적고 있다.

 

정조는 사도세자를 모신 현릉원에 참배를 한 후 8일간의 행차 중 넷째 날인 윤 2월 12일에 오후와 야간에 화성에서 두 차례 대단위 군사훈련을 한다. 이 군사훈련의 모습은 ‘성조(城操)’와 ‘야조(夜操)’라고 하여, 김홍도의 그림 ‘서장대 성조도’와, <화성성역의궤> ‘연거도’ 등에 자세히 그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연거도에 보면 횃불을 든 군사들이 성을 에워싸고 있으며, 성안의 집집마다 등에 불을 밝힌 모습이다.

 

 

 

이산 정조의 꿈인 야조

 

정조는 왜 두 차례에 걸쳐 화성에서 군사훈련을 강행하였을까? 정조는 왕권강화를 위해 무단히 노력을 한 군왕이었다. 그런 정조가 문무백관을 거느리고 화성에 행차를 한 것도, 군사 훈련을 두 차례 실시한 것도 알고 보면 그 안에 내재된 사연이 있었을 것이다. 즉 친위부대인 장용영 외영의 1만 명이 넘는 군사의 막강한 군세를 보여주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당시 화성의 장용영 군사들은 팔달문 일대에 주둔하는 팔달위에 3,218명, 행궁 일대인 신풍위에 1,651명, 화서문 일대의 병력인 화서위에 3,028명, 장안문 일대인 장안위에 병력이 3,098명, 창룡문 일대의 병력인 창룡위에 2,906명이었다. 그 전체 병력이 자그마치 13,899명이었다.

 

이 많은 인원이 군사훈련을 했다고 하면, 그 위세는 실로 대단했을 것이다. 더욱 장용영의 군사들은 가장 무예가 뛰어난 군사들로 구성되었다고 하면, 그 훈련을 보면서 누구도 왕권에 대한 도전을 생각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 훈련자체가 실로 어마어마한 압박으로 다가왔을 테니 말이다.

 

창룡문 일대에서 벌어진 야간 군사훈련

 

제49회 화성문화제의 둘째 날인 10월 8일. 오후 8시부터 1시간 30분 동안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일대에서 벌어진 ‘화성, 정조의 꿈 야조’는 큰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지난해까지 바로 코앞에서 펼쳐지는 무예24기 시범단의 숨소리와 마상재의 모습을 보면서, 당시 장용영 군사들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유추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보다 시연장을 더 넓혔다. 관객들은 도로건너 연무대 앞에 자리를 틀었고, 시연은 창룡문 앞 잔디광장 일원에서 펼쳐진다는 것이다. 솔직히 올해 야조를 기대한 것은, 정조 당시 그 숨 가쁘게 변화하는 군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것인지. 한 마디로 올해 야조는, 전혀 야조답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넓고 크고, 화려한 조명과 음향 등은 대단했다. 그러나 정조의 꿈인 야조에는 전혀 미치지 못했다는 생각이다. 그곳에는 정조의 꿈은 없었다. 그저 화려하게 포장된 그야말로 ‘총체공연’인 공연 모습만 보여주었을 뿐이다.

 

 

 

 

처음 20여분 동안 무예24기 시범단의 모습은 늘 보던 대로였다. 늘 보아오지만 창, 검, 봉 등 <무예도보통지>에 보이는 무술과 마상재 등을 이번에도 최선을 다해 보여주었다. 다만 거리가 워낙 멀어서 그들과 함께 호흡을 할 수 없었다는 점이 아쉽기도 했지만. 문제는 정조가 이곳으로 행차를 한 후이다.

 

야간군사훈련의 의미도 해석되지 않은 야조

 

그런 데로 연희가 시작되나보다 했더니, 갑자기 창룡문을 화면을 삼아 스크린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새장 안에 갇힌 새가 날고, 말을 탄 군사들의 모습도 보인다. 그러더니 갑자기 비행기가 폭격을 하고 난리법석을 떤다. 아마도 사도세자의 죽음을 상징한 듯하다. 관람객들이 웅성거린다. 무슨 이유인지 이해가 가질 않기 때문이다.

 

그 후에 나타나는 것은 문에서 쏟아져 나온 무희들이, 창룡문 문루에서 떨어져 내린 긴 천을 끌어다 놓더니, 변형된 도살풀이를 추기 시작한다. 사도세자의 넋이라도 달래 보려는 뜻으로 풀이가 된다. 이때쯤엔 이미 ‘야조는 물 건너갔다.’라는 느낌이다.

 

 

 

 

정조의 명에 의해 야간군사 훈련이 행해진다. 성문으로 쏟아져 나온 장용영의 군사들과 적들이 서로 진을 형성한다. 그리고는 ‘학익진을 펼쳐라’라는 호령과 함께 양편이 달라붙었다. 그리고는 끝이 났다. 성문 양편에서 발사가 되는 신기전은 폭죽에 불과했다. 신기전의 위엄은 어디에도 없었다. 마치 아이들의 장난과 진배없는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절로 한숨이 터져 나온다. 거기에는 장용영의 힘도, 정조의 꿈도 없었다. 결국은 이 마무리도 무예24기 시범단이 그나마 분위기를 살려주었을 뿐이다.

 

마지막은 더욱 가관이었다. 정조가 훈련에서 승리를 한 ‘장용영 군사들을 위해 연희를 베풀라’고 명령을 했는데, 신칼을 든 무용수들이 나와 난리를 친다. 신칼은 죽은 넋을 위로하기 위해 추었다는 춤이다.

 

한 마디로 실망스런 야조였다. 많은 예산을 투입해 만들어진 야조는, 그렇게 허무함만 남기고 끝났다. 수원에는 화성이나 야조, 무예 24기 등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춘 분들이 많다. 적어도 이렇게 광대한 무대를 사용할만한 야조를 생각했다면, 연결조차 되지 않는 이상한 물건을 만들 것이 아니라, 그분들에게 야조가 무엇인지에 대해 충분한 학습을 해야만 했다.

 

 

실망만 가득안고 돌아서는데 야조를 늘 보아왔다는 한 시민의 이야기가 귓전을 때린다.

 

“수원시민을 배제한 야조는 있을 수 없다. 수원시민들은 정조의 꿈에 당연히 동참을 해야 한다. 지난해에도 횃불을 들고 행사장에 참여를 해, 우리들의 행사라는 긍지를 가졌다. 그런데 왜 우리가 막대한 예산을 서울사람들에게 퍼주어야 하는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수원시민들은 허수아비를 만들고, 외지인들이 들어와 그들만의 잔치를 하는 것을 우리가 보고 있어야만 하는가? 도대체 연결도 안되고 이해도 가지 않는 이런 야조에서, 우리가 어떻게 정조대왕의 꿈을 찾을 것인가? 행사를 주관한 수원문화재단 관계자들은 깊은 반성을 해야 한다.”

 

2013년은 수원화성문화제가 50회를 맞이한다. 제발 그 50회 야조에서는 진정한 정조의 꿈을 이룰 수 있는 야조를 만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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