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의 체험행사가 날마다 변화하고 있다. 12일 오후 지동교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커피를 내리고 솜사탕을 만드는 사람들, 그 옆에는 추억의 또 뽑기를 하는 사람들도 줄을 섰다. 그런가하면 한편에는 새로 난 나물을 이용해 작은 전을 부치기도 한다. 여기저기 모두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그런데 지동교 광장 한 편에 낯모르는 구조물이 하나 서 있다. 그리고 아이들이 길에 줄을 서서 차례를 기다린다. 짚 레일이란다.

 

 

“이 장비는 강원도 소재인 한국레드밴쳐에서 직접 개발  제작한 것입니다. 아이들이 저렇게 그네를 타듯 타는 것이죠. 이곳에서 시험 운영을 해본 후 행궁으로 옮겨, 무예24기 시범단이 저 짚 레일을 타고 달려와 화살을 쏘거나 원으로 조형물을 만들어 탈 수 있게 하려고요.”

영동시장 아트포라 김춘홍 감독의 이야기이다.

 

짚 레일은 철조구조물로 가운데 경사가 진 봉을 만들고 그곳에 그네를 달아 아이들이 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 구조물은 원형으로도 조립이 가능하다고 하며, 시험을 거쳐 지동교 전체를 돌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한다.

 

아이에게 짚 레일을 타게 하고 사진을 찍고 있던 정수희(여, 39세)는

“수원에 벚꽃이 아름답다고 해서 꽃구경을 왔다가 전통시장 구경을 하러 왔는데, 이렇게 좋은 행사가 있는 줄 몰랐다. 이런 탈 것은 전국 어디를 가도 보질 못했는데 역시 수원은 대단하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한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고 하기도.

 

 

다양한 체험거리와 공연 준비한다.·

 

이 날 토요문화 상설공연은 지동시장에서 맡았다. 오후 1시부터 아트포라에서 주관하는 체험에 이어 3시부터는 간이무대에서 공연이 열렸다. 수원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는 토요상설공연도 지난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오늘 지동교에 모인 체험인파만 해도 500명이 넘습니다. 그리고 짚 레일로 인해 많은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1000원을 갖고 이렇게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곳은 저희 지동교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오늘 공연도 상당히 재미있습니다.”라고 지동시장의 한 관계자는 말한다.

 

 

이 날 무대에 오른 공연은 오후 3시부터 시작하여 두 시간동안 진행이 되었다. 처음 무대에 오른 공연팀은 리듬몬스터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비보이 그룹이다. 그l리고 시민과 함께 풀어보는 전통시장에 관한 퀴즈풀이가 뒤를 이었다. 오카리나 연주모임인 소리벗 앙상블 팀은 꼬부랑 할머니, 이웃집 토토로 등을 연주했다.

 

“지동교는 이제 수원 문화공연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토요일이 되면 이곳에 와서 좋은 체험도 하고 수준 높은 공연도 볼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제가 수원에 살고 있다는 것이 너무 행복합니다.”

인계동에서 나왔다는 신아무개(남 33세)의 말이다.

 

 

동참하는 시민들도 덩달아 즐거워

 

오후 4시부터는 ‘나도 시민스타’라는 타이틀로 관람객들의 댄스 경연도 있었다. 사회자는 이 중에서 실력이 좋은 사람들에게 선물을 나누어 주기도. 이어서 허성효의 마술무대가 이어졌으며, 도화에술단의 모듬북 공연 등으로 예술무대를 마쳤다.

 

“저희들은 우리 시장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즐겁게 체험을 하고 공연도 즐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체험과 무대공연을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주세요.” 지동시장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상인은 다들 경제가 어렵더고 하지만 최선을 다해 손님들을 즐겁게 만들겠다고 말한다.

 

월도를 앞에 놓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그 월도를 하늘 높이 받쳐 들었다. 선대의 장용영 무사들에 대한 예의였다. 햇볕에 번쩍이는 월도가 바람을 가른다. 순간 단단하게 묶어 놓은 5개의 짚단이 한 순간에 동강이 난다. 짚단의 검불이 날아오른다. 기합소리에 함께 순식간에 짚단이 날아간 것이다.

 

지난 20, 수원 화성 동문인 창룡문 앞에서 수원문화재단 소속인 무예24기 시범단의 공연이 있던 날 수석단원인 무사 배국진(, 45)의 모습을 보면서, 아마도 정조시대의 장용영 무사들이 저런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날이 지나면서 그 모습이 머리에서 떠나지를 않는다. 24일 오후, 시범공연을 하는 화성 행궁 신풍루를 찾았다.

 

 

어려서부터 무예에 관심이 높아

 

이제 무예를 시작한지는 20년이 되었나 봐요. 1994년부터 시작했으니까요. 그 이전부터 우리 무예에 관해서 관심이 많았어요. 그 전에는 태권도를 했거든요. 공인 5단예요. 그런데 무예 24기가 더 하고 싶어서 무예를 시작했어요. 제 갈 길을 바로가지 못한 것이죠.”

 

말을 하는 것이 칼을 휘두르고, 월도로 짚단을 베는 우락부락한 무사이기 보다는 곱상한 처자같이 조심스럽다. 배국진씨는 어려서부터 태권도로 단련되었다. 공인 5단이라고 한다. 부친이 태권도 공인 9단이시고, 어려서부터 부친이 운영하는 태권도 도장에서 수련을 했단다. 대학은 전기공학과를 나왔지만 무예에 깊이 빠진 마음은 자꾸 그곳으로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벌써 20년의 세월이 흘렀다.

 

 

무예24기 시범단 창단 멤버

 

무예24기를 시작한지 10년이 지난 2003년에 무예24기 시범단이 수원에서 창단되었어요. 그때 이곳에서 본격적인 무예 시범을 보일 수가 있어서 행복했죠. 지금은 시범단 3명의 수석단원 중 한 명입니다. 날마다 두 차례씩 오전 11시와 오후 3시에 화성 행궁 신풍루 앞에서 시범을 보이고 있어요.”

 

자신이 좋아서 택한 길이란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고나니 생계가 걱정이 되었다고 한다. 아내가 함께 맞벌이를 하지만 그래도 윤택한 생활은 아니라는 것. 늘 아내와 아이들에게 마안하다는 것이다.

 

 

남들처럼 돈을 많이 벌면 좋죠. 하지만 저희들은 정규직이 아니기 때문에, 시범을 보이는 날만 일급으로 수당을 받고 있어요. 비가 오거나 눈이 와서 시범을 보이지 못하면, 대체 근무를 서죠. 그것도 다행이란 생각이 들어요. 예전에는 그런 날은 아예 공치는 날이었거든요. 고생을 하는 집사람에게는 늘 미안하죠.”

 

수원 최고의 문화 콘텐츠, 활성화 되어야

 

수원 화성 행궁을 찾는 사람들은 수원의 최고 문화 콘텐츠는 바로 무예24기라고 한다. 그들이 무예24기 시범이 열리는 행궁 신풍루 앞을 떠나지 못하는 것도. 바로 무예24기 시범 때문이다. 수원 화성을 찾아온 많은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들 무예24기 시범단의 생활은 넉넉지가 않다.

 

 

저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해요. 지금 화성열차가 달리는 길을 옛 무사들이 말을 타고 달리듯, 그렇게 함께 말을 타고 달리는 꿈을 꾸죠. 그리고 동장대에서 활을 쏘고 무예 시범을 보이면 아마 더 많은 사람들이 무예24기를 즐겨 찾을 것 같아요.”

 

조심스럽게 말을 하지만 무사 배국진씨는 정말 마음속에 깊이 숨겨놓았던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전수관과 시범을 보일 수 있는 실내 공연장이 필요한 것은, 눈이오나 비가오나 이들이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저는 머리가 하얗게 백발이 날리더라도 무예24기를 할 것입니다. 멋있잖아요, 예전 무사들처럼 백발을 날리면서 말을 타고 창검을 휘두를 수 있다는 것이. 몸이 허락하는 날까지는 무예24기와 함께 할 것입니다.”

 

신풍루 앞에서 보인 오후 3시 시범장을 정리해야 한다고 일어서는 무사 배국진씨. 몸이 움직일 수 있는 날까지 무예24기 시범을 보이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그에게서 정조대왕 시대의 장용영 무사의 기개가 보인다. 딴 고장에서처럼 수문장 교대행사를 벌이는 것이 아닌, 진정한 무예를 보여주는 무예24시 시범. 장용영의 후예 무사 배국진씨가 자긍심을 갖는 이유이기도 하다.

 

정조의 명에 의해 편찬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는 무예 24기 중 6가지의 마상무예를 소개하고 있다. 마상쌍검, 마상월도, 기창,  마상편곤, 격구, 마상재가 그것이다. 이러한 마상무예의 진수를 볼 기회가 생겼다. 20일 오후 3.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 앞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수원문화재단 소속의 무예24기 시범단의 무예시범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무예24기 시범단은 무예도보통지에 실린 무예를 하나하나 펼쳐나갔다. 시범을 보일 때마다 사람들은 박수와 환호로 답례를 했다. 진검으로 짚과 대나무를 벨 때는 사람들의 환호가 극에 달했다. 그리고 잠시 후 말을 탄 무예24기 시범단이 등장을 했다. 8필의 말에 올라 탄 무사들은 하나하나 마상무예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말을 타면서 활쏘기. 두 손을 다 놓고 타야하기 때문에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무예도보통지에 보이는 기마무예

 

기마무예는 한 시기를 정점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특히 정조대에는 장용영을 중심으로 한 기병 강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었다. 정조는 아버지인 사도세자가 만든 보병무예 중심의 '무예신보(武藝新譜)', 마상무예 여섯 가지를 추가한 '무예도보통지'를 간행하여 중앙군영과 지방군에 보급하였다.

 

또한 이와 함께 편찬된 병서인 '병학통(兵學通)''이진총방(肄陣總方)' 등에는, 기존 병서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기병의 다양한 진법들이 실려 있어 기병전술 강화를 의도했다. 이러한 기병 강화 정책은 화약무기의 발달과 함께 정조대에 완성된 거··(車騎步) 통합전법에서 기병의 역할을 극대화시켰음을 알 수 있다.

 

 마상쌍검. 나는 듯 달리는 말 위에서 쌍검을 휘두르고 있다


 

기마무예의 무사 최형국

 

저 무사는 어떻게 저렇게 빨리 달리지

정말 저러다가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째

말과 하나가 된 것 같네.”

대단한 사람이네. 나는 듯하다는 말을 알 것 같네.”

 

기마무예의 첫 번째 시범은 활쏘기였다. 나는 듯 달려와 활을 과녁을 항해 쏜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그리고는 이어서 마상쌍검, 마상월도와 마상편곤 등의 시범을 보였다. 그리고 맨 마지막에 다시 한 무사가 말을 달려 나온다. 손에 쥔 검으로 순식간에 5개의 벌려놓은 짚단을 토막 내고 달려간다.

 

 마상월도 역시 두 손을 다 사용한다. 마상무예는 그만큼 위험이 따른다

 

사람들은 시범단의 무사 최형국이 말을 달릴 때마다 감탄을 한다. 마치 말과 한 몸이 된 듯 빠르게 달려와 순식간에 사라지는 모습을 보면, 몸에 전율이 온다고 표현을 한다. 무사 최형국은 자신이 그동안 연구하고, 직접 시연하던 무예 24기 중 '조선후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에 대한 내용을 제목으로 하는 책을 써냈다.

 

공부하는 무예인으로 남고 싶다고

 

지난 해 편찬한 이 책은 288쪽 분량으로 임진왜란기의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의 특성부터, 19세기 기병전술과 마상무예의 쇠퇴기까지를 시대별로 정리를 하였다. 최형국은 중앙대에서 조선후기 기병의 마상무예 연구(朝鮮後期 騎兵馬上武藝 硏究)’라는 논문으로 역사학 박사학위를 받은 박사무사이다.

 

무예24기 시범단의 최형국은, 실제 조선시대 전통무예를 수원 화성에서 20여 년 간 수련해온 실제 무예인이기도 하다. 그러한 무사가 말을 타고 달리는 것을 보면, 마치 옛 장용영 무사의 위엄을 보는 듯하다. 사람들이 그가 말을 타고 달리면서 보이는 마상무예를 보고 감탄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말을 타고 달리면서 벌려놓은 5개의 짚단을 눈 깜짝할 사이에 베고 갔다. 벤 짚단이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다음 짚단이 잘리고 있다

 

끝으로 다섯 개의 거리를 둔 짚단을 베는 것을 본 사람들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하나의 짚단이 칼에 잘려 땅에 떨어지기도 전에 이미 다음 짚단이 잘리고 있다. 순식간에 5개의 짚단을 다 자르고 말을 달려가는 무사 최형국. 그는 영원히 공부하는 무예인으로 남고 싶다고 늘 이야기를 한다.

 

저 분은 정말 옛 무사들이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활을 쏘고 짚단을 칼로 순식간에 베고 달려가는 것을 보고 있으니, 예전 장용영의 무사들의 위용을 알 것 같습니다. 오늘 이곳에서 올해 무예24기 시범을 마지막으로 보여준다고 해서 왔는데, 정말 좋은 구경을 하고 갑니다.”

박수를 하도 많이 쳐서 손이 얼얼하다고 하는 한 관람객은, 좋은 구경도 하고 아이들이 무사들과 함께 기념촬영도 했다면서 즐거워한다.

 

문화컨텐츠진흥원 작가, PD들도 24기 무예시범 관람

 

화려하다. 그리고 보는 이들이 연신 환호를 한다. 그저 동작 하나하나가 신기하기만 하다. 11일 오전 11시, 화성 행궁 앞에서는 무예24기의 시범이 펼쳐지고 있다. 평일이라 관람인원은 주말에 미치지 못했지만, 외국인을 비롯하여 특별한 관람객들이 이날 행궁 앞 무예 시범 공연장을 찾았다.

 

이날은 한국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우리 무예에 관한 강의(강사 최형국 박사)를 듣는 작가 및 PD 등 40여명이 관람을 하기 위해 행궁 광장을 찾았기 때문이다.

 

 

“우리 화성과 무예 24기는 좋은 문화컨텐츠로 많이 알려야 할 관광상품입니다. 요즈음은 이렇게 좋은 문화컨텐츠를 잘 활용하여 상품화를 한다는 것이 바람직한 일이죠. 이번에 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작가들과 PD들이 이곳을 찾은 것도, 알고 보면 화성과 무예24기를 좋은 상품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의 하나입니다”

 

이번에 문화컨텐츠진흥원에서 무예24기와 화성 관람을 하러 온 작가와 PD들도, 최형국 박사가 연결을 한 것이다.

 

 

호국무예로 발전시킨 무예 24기

 

무예 24기는 정조임금이 실전에 맞게 집대성한 것으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되어 있는 무예를 말한다. ‘무예24기(武藝二十四技)’는 조선시대 군사무예교범인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무예로, ‘무예이십사반’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 무예도보통지 속에는 무예이십사기로 기록되어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각종 외침을 겪었던 조선이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 삼국의 무예 중 정수만을 집대성한 실전무예이다. 더욱 무예도보통지에는 우리나라의 무기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던 무기들까지도 그 동작 등을 실어 실전의 교범으로 삼고 있다는 데에서, 가히 당대 최고의 무예지라고 볼 수 있다. 무예도보통지에는 무예 24기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본국검 2. 예도 3. 제독검 4. 쌍수도 5. 쌍검 6. 마상쌍검

7. 등패 8. 왜검 9. 왜검교전 10. 월도 11. 마상월도 12. 협도

13. 장창 14. 기창(騎槍) 15. 죽장창 16. 기창(旗槍) 17. 당파 18. 낭선

19. 권법 20. 곤봉 21. 편곤 22. 마상편곤 23. 격구 24. 마상재 등이다.

 

내년에 개봉될 사극 '역린' 젊은 정조 역에 현빈 

 

이날 행궁 앞에서 시범을 보이는 무예 24기를 관람한 조용득(작가)씨는, 시범단의 관람을 마친 후

 

“그동안 우리 무예에 관해 공부를 하기도 했지만, 오늘 시범단의 시범을 보고 새롭게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드라마 등에서 무사들이 칼을 어떻게 들어야 하는가도 제대로 알았고요. 지금까지 잘못 된 동작 같은 것도 제대로 알았습니다.”라면서 “저는 이번 무예 24기 강의를 듣기 전에도 개인적으로 화성 행궁 잎에서 펼쳐지는 무예 24기 시범을 본 적이 있습니다. 오늘 관람으로 제가 글을 쓴다면 정말 제대로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라고 한다.

 

 

화성과 무예 24기가 문화컨테츠로서 좋은 소재가 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게 훌륭한 자원을 갖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을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내년에 개봉을 하기 위한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사극 ‘역린’은, 현빈이 주인공 역을 맡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역린은 정조시대 노론과 소론으로 나뉘어 정치적으로 혼란한 조선 시대를 다룬 작품으로, 현빈은 극중에서 비운의 왕 젊은 정조 역을 맡는다고 합니다. 이 역린에서는 무예 24기도 선보인다고 하니 기대할만 합니다.”

 

 

무예 24기 시범을 마친 최형국 박사는 문화컨텐츠진흥원의 수강생들과 기념촬영을 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수원의 자랑인 화성과 무예 24기, 문화컨텐츠 상품으로 최고의 가치가 있다고 한다. 화성과 무예 24기가 행궁을 찾은 작가들과 PD들에 의해 재조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3월 16일(토). 전국 전국의 파워소셜러들이 두 번째로 수원을 찾았다. 다음커뮤니케이션 주최로 수원에 모인 이들은, 수원 곳곳을 돌아보고 난 뒤 수원을 SNS(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홍보를 하기 위해서이다. 이번에 모인 소셜러들은 지난해와는 좀 다르게, 여행 전문 블로그들이 주축이 되었다. 이들은 글도 글이지만, 사진을 찍는 실력들이 작가 못지않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한 홍보라고 해도, 사진이 좋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런 효과를 보았기 때문에 초청을 한 이들 파워소셜러들. 1박 2일의 팸투어가 끝나고 돌아가자마자 글들이 올라오기 시작한다. 기대 이상으로 좋은 사진과 글, 어찌 매료당하지 않을 것인가?

 

 

“난 이곳만 오면 전율이 느껴져요”

 

수원의 도심 한 복판에 우뚝 선 팔달산 중턱의 지석묘군에서 걷기 시작한 이들은, 화성의 서남쪽 성벽을 따라 걷고 난 뒤 행궁 앞으로 가 자리를 잡았다.

 

“난 이곳 신풍루 앞에만 서면 나도 모르게 전율이 느껴져요”

 

그동안 이곳 수원을 몇 번인가 방문을 했던 한 소셜러의 말이다. 이유를 물었더니, 조금 기다리면 알게 된다는 것이다. 행궁의 정문인 신풍루 앞에는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가 되면 신풍루 솟을삼문 앞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이곳에서 하루에 두 차례씩 열리는 무예 24시 시범을 보기 위해서이다.

 

 

무예 24기는 정조임금이 실전에 맞게 집대성한 것으로 <무예도보통지(武藝圖譜通志)>에 수록되어 있는 무예를 말한다. ‘무예24기(武藝二十四技)’는 조선시대 군사무예교범인 무예도보통지에 수록된 24가지의 무예로, ‘무예이십사반’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리고 있다. 하지만 실제 무예도보통지 속에는 무예이십사기로 기록되어있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등 각종 외침을 겪었던 조선이 자주국방을 이루기 위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양 삼국의 무예 중 정수만을 집대성한 실전무예이다. 더욱 무예도보통지에는 우리나라의 무기만이 아니라 중국과 일본에서 사용하던 무기들까지도 그 동작 등을 실어 실전의 교범으로 삼고 있다는 데에서, 가히 당대 최고의 무예지라고 볼 수 있다. 무예도보통지에는 무예 24기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1. 본국검 2. 예도 3. 제독검 4. 쌍수도 5. 쌍검 6. 마상쌍검

7. 등패 8. 왜검 9. 왜검교전 10. 월도 11. 마상월도 12. 협도

13. 장창 14. 기창(騎槍) 15. 죽장창 16. 기창(旗槍) 17. 당파 18. 낭선

19. 권법 20. 곤봉 21. 편곤 22. 마상편곤 23. 격구 24. 마상재 등이다.

 

 

진검을 사용하는 위험한 시범

 

하루에 두 차례의 시범 중에는 날이 선 진검 등을 갖고 대나무와 짚단 등을 베는 실전의 시범이 있다. 진검을 갖고 실전을 방불케 하는 무예24기 시범단원들. 왜 한 소셜러가 전율이 온다고 이야기를 하는지 알 것만 같다. 그들의 칼날 아래 순식간에 몇 토막으로 난 짚단과 대나무가 허공으로 떠올랐다가 우수수 땅으로 떨어진다.

 

관람객들의 박수소리와 환호성이 극에 달한다. 벌써 몇 번이고 보아온 무예 24시 진검시연이지만, 오늘 새삼 깨닫는다. 왜 그들이 많은 박수를 받는 것인지. 하지만 이런 진검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면 늘 불안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이렇게 진검을 갖고 실전시범을 보이다가 다치기도 한다는 것.

 

자칫 다치기라도 하면 병원비는 물론, 시범을 보이지 못하는 날은 그나마 출연료조차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기에 시범단원들은 늘 생계걱정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수원과 정조대왕을 상징하는 것은 바로 화성과 무예 24기이다. 그 중 화성은 고착적인 축조물이지만, 무예 24기 시범은 역동적이다. 당연히 수원시에서는 이들에게 대우를 해주어야만 한다.

 

 

열악한 환경 개선해야

 

최근에도 한 단원이 시범을 보이던 중 다리를 삐어 며칠간 시범을 보이지 못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들이 시범을 보일 수 없으면 출연료를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범을 보이고 생활을 해야 하는 시범단원으로서는 당혹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보다도 수원을 홍보하는 면에서는 뛰어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작 이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불안한 앞날뿐이다.

 

굳이 이름을 밝히기를 꺼려하는 한 단원은

 

“일당으로 출연료를 받다가보니 빠지지 않으려고 무리를 하게 되고, 그러다가 보면 사고의 위험이 더 높아질 뿐이다. 또한 가족들을 생각하다가 보면, 아무리 몸이 좋지가 않아도 나가서 시범을 보일 수밖에 없다. 정말로 생활이 이렇게 어렵다면 어떻게 긍지를 갖고 시범을 보일 것인가?”라고 한다.

 

1박 2일 수원편이 방영되고 난 후, 수원은 그야말로 전국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신풍루 앞으로 모여들어 무예24기 시범을 보면서 박수를 보낸다. 수원을 찾아오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단원들에게 좋은 조건으로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도록 대우를 해야 한다. 늘 불안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 무예24기 시범단원들. 그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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