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신이 났다. 2차선 도로를 차단하고 그 가운데서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를 탄다. 예쁜 어린아이가 넘어지고 또 일어난다. 그리고 몇 발 움직이지도 못하고 또 넘어진다. 그 모습이 하도 귀여워 발길을 옮기지 못하고 한참이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27일 오후 정자3동 동신초등학교 앞의 정경이다.

 

차 없는 거리’, 지난 8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만나는 정자 3동의 자동차 없는 거리는 한 마디로 마을 잔치 중에 최고였다. 그저 차린 것이 없는 잔치인데도 불구하고 모든 사람들이 하나같이 즐거울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큰 잔치가 어디 있겠는가? 차 없는 거리에 있는 사람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밝고 웃음 띤 얼굴이다.

 

 

주민들 중에는 한 달이 한 번은 너무 짧다고 매주 했으면 좋겠다는 분들도 계세요. 주변에 사시는 타동 주민들도 연락을 해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시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저희 정자 3동 차 없는 거리는 많은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셔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정자 3동 현대코오롱 아파트 입주자 대표인 허성근 회장의 말이다. 이렇게 정자 3동의 차 없는 거리가 많은 사람들에게서 호응을 얻은 것은, 코오롱 아파트 관리소 차승호 소장과 동대표인 이태진씨 등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아나바다 운동으로 이루어지는 벼룩시장

 

동신초등학교 앞에서 현태코오롱 아파트 앞까지 4차선 도로를 막고 열린 정자 3동 차 없는 거리. 동신초등학교 앞쪽은 이색 자전거 등을 타는 자전거 거리로 조성하고, 코오롱 아파트 앞으로는 거리문화공연장을 꾸몄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인라인스케이트를 타는 아이들의 놀이판이다.

 

천막 50동을 친 벼룩시장은 코오롱 아파트 앞에서 동신초등학교 앞쪽으로 인도에 설치를 하고, 차도에는 각종 체험장이 들어서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길게 줄을 선 것은 역시 자전거 페달을 밞아서 만드는 솜사탕이다. 아이들은 부모님들과 함께 긴 줄 끄트머리에 서서도 즐거운 표정이다.

 

27일 오전 10시부터 열린 벼룩시장에는 아이들과 어머니들이 많은 물건을 진열하고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생활 속의 경제체험이라는 벼룩시장은 아이들에게 물건의 소중함과 스스로 판매를 통한 자활의 의지를 불러일으키기 위한 운동이다. 또한 이렇게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면서 자원의 소중함도 함께 깨우칠 수 있다는 것.

 

 

초등학교 3학년 아이들도 옷가게 사장님

 

벼룩시장 한 편에 두 명의 여자 어린이가 옷가지 등을 내 놓고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많이 팔았느냐는 질문에 동신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유지원양은 친척은 대평초등학교 3학년인 김미현양은 둘이 합해서 5벌을 팔았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와 함께 내다 팔 옷가지를 골랐다는 두 학생은 직접 벼룩시장에서 물건을 팔아 돈을 벌 수 있어서 즐겁다고 대답한다.

 

오후 330분이 되자 거리공연장에서 공연이 시작됐다. 크지 않은 가설무대에서는 잠시 마이크 시험을 위한 리허설을 한 후 곧바로 맥예술단의 축원무로 공연이 시작이 되었다. 이들은 정자3동 문화강좌에서 배운 수강생들도 동아리 구성을 하고 있다는 것. 또한 재능기부로 여러 곳에서 모였다고 한다. 이날 공연은 난타, 색소폰 연주, 벨리댄스, 관현악 앙상블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지난 해 생태교통 수원2013’을 마친 후 사람중심의 수원을 만들기 위해 시작한 차 없는 거리. 공모사업을 통해 선정된 몇 개 거리에서 자동차 없는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더 많은 곳에서 신청을 하고 있다고 한다. 차 없는 거리 운동. 주민들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중심의 거리. 이런 사람이 살만한 마을이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동장 박찬복)의 제일교회의 새로 마련한 주차장인 팔달구 지동 288-6번지에서 첫 반째 행사로 열린 노을빛 음악회. 6월 14일 오후 7시 30분부터 화성을 배경으로 열린 이 음악회에는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과 윤건모 팔달구청장, 표영섭 지동 주민자치위원장 등 300여 명의 주민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열렸다.

 

지동 창룡마을만들기 추진위원회 주최, 주관, 지동주민자치위원회와 마을르네상스센터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노을빛 음악회는 ‘사람향기 진한 화성(華城) 동쪽마을’이라는 부제를 붙여 열렸다. 일몰 후 화성의 조명이 들어오는 시간에 맞추어 시작한 노을빛 음악회는, 시간이 되기 전부터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제일교회에서 음료와 빵도 준비해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자 제일교회(담임목사 이규왕)에서 준비한 음료와 빵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거기다가 장미 한 송이와 경품권까지 받아 든 주민들의 즐거움은 배가 되고.

 

“우리 지동은 정말 사람이 살기 좋은 동네입니다. 어느 동네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화성의 조망을 바라보며 음악회를 열겠어요. 지동이니까 이런 행사도 가능한 것이죠.”

 

 

음악회가 시작할 무렵 주차장에는 300여 명의 주민들이 자리를 하고 앉았다. 어린 꼬마아이들부터 어른들까지, 저마다 음악회를 즐기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 이재준 수원시 제2부시장의 축하 인사와 함께 시작한 노을빛 음악회의 첫 연주는 박현미의 오카리나 독주였다. 오카리나 독주에 이어 6명이 무대에 오른 오카리나 앙상블은 아름다운 선율 속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였다.

 

'지동이란 곳, 참 매력 있네요.'

 

소프라노 성악가인 안유민이 들려준 노래는 가히 압권이었다. 현재 로마 솔리스트 앙상블 단원이면서, 드림필 합창단 발성코치, 전문연주가로 활동을 하고 있는 안유민과 테너 박현민의 이중창은 그야말로 노을빛 음악회의 정점이었다. 두 사람의 성악가가 들려준 노래는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조차 숨을 죽이고 들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오카리나와 기타의 조화를 보는 즐거움도 더했다. 사람들은 곡이 끝날 때마다 앙코르를 외쳐댔다. 색소폰 독주에 이어 마지막은 통기타 가수인 조은미가 열창을 했다. 기사를 보고 매탄동에서 친구와 함께 찾아왔다는 김아무개(여, 39세)씨는

 

“지동이란 마을 참 매력 있네요,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요? 노을빛 음악회란 제목도 아름답지만, 화성의 조명을 배경으로 음악회를 열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지동이기 때문에 이런 아름다운 음악회가 가능한 것이고요. 가을에는 집안 식구들과 함께 와야겠어요.”라고 한다.

 

아이들도 춤을 추게 만든 노을빛 음악회

 

음악회에 모인 사람들의 즐거움을 배가 시킨 것은 역시 경품이었다. 출연자들이 뽑아준 번호표를 호명할 때마다, 한편에서 부러운 말들이 흘러나오기도. 한우교환권, 주유권, 엔진오일교환권에 참기름까지 많은 종류의 상품들이, 음악회에 참가한 주민들에게 나누어졌다. 사회자의 재량으로 문제를 내고 맞히면서 상품을 타가기도.

 

 

음악회가 계속되는 동안 한편에서 아이들 한 무리가 음악에 맞추어 열심히 춤을 추는 추도 보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던 한 주민은

 

“참, 지동은 정말 못 말리는 동네인 것이 확실합니다. 아이들이 집안에서 컴퓨터만 하는 그런 곳과는 확연히 다르죠. 저렇게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면서 살아갈 수 있는 곳이 바로 지동입니다. 저렇게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아이들이야말로, 이다음에 제대로 사회생활을 할 수 있죠. 이것이 바로 산교육이 아니겠습니까?”란다.

 

두 시간 가까이 진행이 된 지동의 노을빛 음악회. 음악회가 진행되는 동안 몇 가지 아쉬운 점은 있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어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큰 박수를 보낸다. 벌써부터 가을의 옥상음악회가 기다려진다는 어느 관람객의 말처럼, 올 가을엔 또 어떤 즐거움을 줄 것인지 기대를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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