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는 아름답다고 한다. 그러나 프로보다 더 아름다운 공연도 있다. 미쳐 제대로 익히지 못한 순서며, 박자가 맞지를 않아 우그작거리는 장단. 또는 지도선생에 의존을 하다보니, 이것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몰라 엉거주춤 한 자세로 대충 넘어가는 모습들에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한다.

아마 프로 무대였더라면 가차없이 비난이 쏟아졌을 테지만, 역시 아마추어의 무대는 실수도 용서가 된다. 오히려 실수를 하는 것이 더 여유롭기까지 하다. 11월 26일(토) 수원대학교 <벨칸토 아트센터>에서는 '국제 로타리클럽 3750지구 제25년차 지구대회'가 열렸다.


폐회 후에 벌어진 회원들의 장기자랑

이틀동안 벌어진 이 지구대회의 마지막은 각 지역 로타리글럽 회원들이 평소 연마한 장기자랑을 하는 시간으로 마련이 되었다. 이날 이 지구대회를 찾아간 것은 얼마 전 수원 지동에 거주하는 고성주(남, 55세)의 '진적굿'에 참가를 했던, 브라질에서 교환 연구단으로 온 GSE 연구단의 연구에 대한 내용을 듣기 위해서였다. 로난을 단장으로 한 이들은 후안, 아나, 주리아나, 차이스 등 5명으로 각자 전공분야에서 교류를 한다. 이 모든 일정이나 지원을 로타리클럽에서 주관을 한다는 것이다.


총재가 무대에 올라 폐회선원을 한 후 각 지역로타리클럽 회원들이 주축이 된 장기자랑을 벌였다. 그런데 이 장기자랑을 심사를 해, 상금을 수여한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장기자랑이었다. 일부 출연팀들은 프로들이 끼어있는 것이 눈에 뜨여 조금은 퇴색한 감도 있지만, 7팀 모두가 정말로 열심을 내는 모습이 보인다.





어느 댄싱클럽이 출연한 줄 알았다. 신나게 음악에 맞춰 몸을 놀리는 것이, 댄싱 학원생들이 집단으로 출연한 듯(위) 수원 제3지구의 교방무. 교방무는 고려시대 부터 전해진 곳으로 무기들에게 글과 그림 소리와 춤 등을 가르쳐 연희에 참석을 했다.(2, 3, 4) 마지막 팀은 합창을 했는데 한 곡이 끝나자 웃옷을 벗어부치고 태권V를 신나게 불러 박수를 받았다(아래).
  
그래서 아마츄어는 아름답다. 틀리는 것을 알면서도 열심히 장단을 두드리고, 뻔히 박자가 삐었는 데도 태연히 넘어가는 사람들. 그래서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온다. 공연 전체를 동영상과 사진으로 일일이 다 담을 수 없다는 것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모처럼 편히 앉아 즐기는 시간이었다. 아마추어는 역시 틀려도 아름답다는 말이 실감나는 그런 공연이었다.     

19일, 2박 3일의 출장길에서 돌아왔는데, 좋은 공연이 있다고 한다. ‘2011 춘향골 꿈나무 예능 축제의 밤’이 전라북도남원교육지원청의 주최로 춘향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 열린다는 것. 몸은 그냥 쉬고 싶다는데, 마음이 벌써 콩밭에 가 있다. 남원의 꿈나무들의 예능감각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지친 몸을 달래 춘향문화예술회관으로 향했다. 일몰 시간에 남원 도통초등학교 취타대원들이 극장 앞에서 한 차례 연습을 하는 모양이다. 예전에 전공이 국악이었었고, 더구나 육본 군악대에서 고적대를 맡아 매스게임 등의 지휘를 했던 아니기에, 무엇보다 반가울 수밖에. 옛 추억을 떠올리며 무대로 향한다.



2시간 30분의 꿈나무들의 자랑

오후 5시 45분부터 식전행사로 도통초등학교의 취타대의 연주와 평생교육원 어른들의 섹스폰 연주가 이어졌다. 그리고 오후 6시부터 23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남원교육지원청 박주영 교육장은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보다’라는 서정주 시인의 시를 인용해 ‘오늘 이 시간이 있기까지 우리 아이들, 선생님, 학부모들의 숨은 땀방울과 노력이 어우러진 무대’라고 인사말을 하였다.

아이들의 공연은 전통과 현대, 춤과 노래 정말 다양하게 엮어졌다. 최선을 다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저렇게 열심인 아이들이 있어 남원이 예향이 아니었을까를 생각하게 만든다. 프로그램은 남원초의 국악관현악으로 시작하여, 참사랑유치원 꼬마들의 앙증맞은 국악연주. 남원 중앙초등학교의 음악으로 하나 되는 세상. 대강초의 가야금 합주 등으로 이어졌다.



이날 프로그램을 보면 산내초의 ‘밴드와 합창’, 운봉초의 ‘사물놀이’, 송동초의 ‘기악합주 아리랑’, 이백초의 ‘설장구’, 월락초의 기악합주 ‘영광의 탈출’, 대신초의 ‘창작 전통군무’, 산동초의 ‘합창’으로 이어졌다.

예능이 뛰어난 어린이들도 보여

아이들이 발표를 하는 무대에서 눈을 뗄 수가 없다. 하나같이 어찌 그리도 예쁜 것인지. 뒤이어 노암초의 ‘댄스스포츠’와 용성중의 ‘리코더 합주’, 금지, 김동, 수지초 학생들이 연합으로 꾸며 준 ‘무용 꼭두각시’, 덕과초의 ‘기악합주’, 원천초의 ‘부채춤’과 보절초의 ‘음악줄넘기’가 이어졌다.




남원서원초의 아이들은 ‘플롯과 크래식 기타 합주’를, 왕치초를 ‘밴드;를 선보였다. 시간이 갈수록 무대는 점점 열기를 더한다. 도통초 학생들의 ’발레와 현대무용‘이 이어졌으며, 교룡초의 ’기악합주‘. 그리고 용성초의 ’치어리딩‘도 선보였다. 마지막 무대는 남원교육지원청에서 마련한 합창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옥의 티’가 아쉬워. 좀 더 알찬 무대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어린 꿈나무들의 예능 축제의 밤. 무대에 오른 어린이들도 관람을 하는 사람들도 즐거운 2시간 30분의 무대가 막을 내렸다. 그러나 중간 중간 ‘옥의 티’가 있어 조금은 아쉽기도 하다. 우선은 음향문제가 제대로 준비가 안되었다는 것이다. 중간 중간 나는 잡음이 신경을 쓰이게 만든다. 이런 점은 사전에 충분한 점검을 필요로 한다.



관람을 하는 분들의 자세도 문제이다. 아무리 아이들의 발표회라고 해도, 공연장의 예의는 지켜야만 한다. 그러나 공연이 시작되었는데도 부산하게 자리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 보인다. 이런 점은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다. 모처럼 아이들의 즐거운 축제에 옥의 티. 이런 점만 신경을 쓴다면 더욱 즐거운 최고의 무대가 되리란 생각이다.

(주) 사진 자료 중 일부는 남원교육지원청 사향희 장학사께서 제공한 자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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