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은 건물의 옥상에 쉼터를 마련하는 곳이 꽤 있다. 하지만 꽤 넓은 옥상이 그저 빈 고간이 아니고, 아름답게 꾸며진다면 그보다 바람직한 일이 있을까? 수원시청 옥상이 바로 그렇게 조성이 되었다. 그저 단순한 옥상이 아닌 정원보다 더 아름다운 장독대와 텃밭, 그리고 쉴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되었다.

 

옥상에는 채소와 꽃들을 구분하여 심어놓았다. 2일 오후 빗방울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만 같은 날씨에 수원시청 옥상을 찾았다. 텃밭 관리를 하는 사람이 열심히 텃밭에 심은 꽃과 채소에 물을 주고 있다.

 

 

이 물은 빗물을 받아 주시나요?”

, 빗물 저금통에 물이 있으면 그것을 사용하고요. 물이 떨어지면 수돗물을 이용하기도 합니다.”

텃밭이 참 예쁘네요.”

, 이 텃밭은 우리 야생화와 채소류 등을 심어 놓았는데, 가끔 이곳이 와서 구경을 하는 분들도 계세요

 

일반적인 대지 위에 조성한 텃밭이 아니고, 건물 옥상에 조성한 텃밭이다 보니 그만큼 관리에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관리를 잘했는지 채소며 꽃들이 잘 자라고 있다.

 

 

곰취, 약부추 간은 나물과 많은 꽃들이 있어

 

수원시청 옥상에는 이런 텃밭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민들과 함께 담군 장도 두 곳의 장독대에 담아놓았다. 장을 담굴 때는 많은 시민들이 찾아와 동참을 한다. 그리고 가을이 되면 이 장을 나누게 된다. 시민들이 동참하는 장담구기 행사도 매년 어김없이 이루어진다. 장독의 울타리 문 앞에는 왼새끼를 꼬아 숯 등을 매달아 놓았다. 금줄을 느린 것이다. 항아리 한 곳에는 버선 모양의 본을 떠 건강식품의 최고는 우리 전통장이죠! - 염태영이라는 글귀가 보인다.

 

텃밭에는 약부추, 곰취 등의 쌈을 싸먹을 수 있는 채소와 토마토, 가지 등도 보인다. 거기다가 허브 종류의 식물들과 매발톱, 낮달맞이, 아스파라거스, 클레마티스 등의 꽃들도 심어 놓았다. 잘 조성한 식물들이 조화를 이룬 텃밭이 아름답다.

 

수원은 텃밭의 천국

 

수원은 마을만들기 일환으로 마을마다 텃밭 조성을 하고 있다. 과거 쓰레기들이 쌓이던 공간을, 쓰레기를 정리하고 텃밭을 만들어 시민들에게 분양을 한다. 그리고 그 텃밭에는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 유기농비료를 주어 시민들의 건강한 삶을 돕는다. 아이들과 함께 이런 텃밭을 분양받아 야채 등을 키우는 분들은, 정말 작은 행복을 이 텃밭에서 느낀다고 한다.

 

저희는 4평을 받았는데 어느 날은 아침에 일어나니 아이가 없어진 거예요. 놀라서 여기저기 찾아다녔는데 아이가 텃밭에 나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쫒아가서 보니 아이가 텃밭에 난 풀을 뽑고 있데요. 그때처럼 아이가 기특한 적이 없어요. 이 작은 텃밭 하나가 아이를 바꾸어 놓은 것이죠.”

 

 

서둔동 텃밭에서 만난 한 어머니의 말이다. 이렇듯 수원은 마을마다 작은 텃밭을 만들어 놓고, 텃밭을 관리하는 방법이나 유기농 비료를 만드는 법 등을 알려주고 있다. 수원시청 옥상에 마련한 텃밭 역시 정성을 다해 가꾸는 모습을 보면서, ‘텃밭 천국 수원의 달라진 모습을 그려본다.

‘빗물저금통’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꽤나 의아해 할 것만 같다. 하지만 말 그대로이다. 빗물을 저금해 두었다가,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빗물관리 시설을 말하는 것이다. 수원시에서는 극심한 가뭄과 물 부족 현상을 이겨내기 위하여, 새로운 빗물 저장고를 제작해 가정에 설치를 해주고 있다.

 

우리는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가끔 뉴스를 통해 거북등처럼 쩍쩍 갈라지고 있는 논밭이나, 말라버린 하천의 물길을 보면서 애를 태우기도 한다. 지자체에서는 이러한 물 부족 현상을 이겨내기 위해서 다각도로 노력을 하고 있다.

 

사진은 수원시 화서1동 소재 한 주택 지붕에 설치된 빗물저금통의 모습

 

물부족 해소와 물의 재활용

 

수원은 예전 정조임금 때부터 물과는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정조임금은 축만제와 만석보 등을 설치해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비옥한 땅을 만들기에 많은 노력을 했다. 현재도 수원의 주변에는 크고 작은 저수시설이 있어, 딴 곳보다는 물의 부족과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봄철 가뭄이나 등에 대비해 미리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빗물저금통은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저장탱크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 수원시는 연중 기존의 건축물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는다. 신청을 하면 빗물저금통 설치전문가들이 지붕의 상태, 홈통 등 현장을 실사하는 등 선정과정을 거쳐 총 공사비의 90%, 최대 1천 만 원까지 지원해 빗물저금통을 설치해주고 있다. 

 

광교산에서 발원하는 수원천(위)과 정조임금 당시에 조성한 축만제

 

차츰 시 전체로 확대 실시 할 예정

 

수원시는 빗물저금통의 시설을 관내 농가와 주택 등, 주민들의 신청과 선정의 과정을 거쳐서 설치를 했다. 우선은 화서1, 2동과 입북동의 농가를 비롯해, 단독주택과 다가구주택 및 어린이집 등 총 12곳에 설치를 했다. 빗물저금통은 내년에는 공공기관 및 일반주택을 대상으로 빗물저금통의 설치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수원시 담당자는 “우선 송죽동 주민센터와 권선동 고가차도 등에 추가적으로 빗물탱크를 설치할 예정이며, 주민센터에서는 건물옥상으로 떨어진 빗물을 모아, 낙엽 등 이물질을 제거한 후 빗물관리시설에 모아둔다. 이 빗물은 건물의 청소용수나 조경수, 생활용수 등으로 활용하고, 도로에도 뿌려 도심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한다.”고 밝혔다. 

 

상광교 사방댐과 (위) 하광교 소류지

 

수원시는 빗물의 재활용을 통해 물 부족을 해소하고 하수도 부하를 경감시키며, 상수도 사용량을 감소시켜 공공요금을 줄이는 것은 물론 재난방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수원시는 또 빗물재활용을 위한 빗물저금통의 설치를 점차 확대할 방침이며, 주민센터의 경우 시설을 전면 개방해 센터 인근 주민들도 언제든 이 빗물을 받아가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빗물저금통을 설치한 화서1동 주택의 한 주민은 “이렇게 빗물저금통을 설치해 버려지는 빗물을 이용함으로써, 상수도 사용료 등이 현저하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면서 “앞으로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날 것을 미리 대비한다는 것은, 일찍 화성 주변에 많은 수리시설을 조성한 정조대왕의 뜻을 따르는 것”이라면서 수원은 물에 관한 한 최고라고 칭찬을 마다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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