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자원회수시설폐기물 샘플링검사를 실시

 

우리나라의 음식물 쓰레기 처리비용이 연간 15조가 넘는다고 한다. 음식물 쓰레기만이 아니라 일반 쓰레기까지 친다면, 그 처리비용으로 아마도 천문학적인 돈이 사라지고 있을 것이다. 그 돈은 국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거나, 분리수거를 하지 않으면 그 많은 비용이 모두 내 주머니에서 나간다는 뜻이다.

 

수원시의 연간 쓰레기 처리비용은 500억원 정도이다. 모든 가정이 쓰레기를 규격봉투에 담아 버린다고 하면, 일 년에 봉투 판매수익금이 200억 정도의 수입원이 생기게 된다. 현재는 쓰레기를 처리할 때 창출되는 여러 가지 이익금을 환산해도, 수거, 인권비, 소각비 등을 합쳐 43% 정도 밖에 충당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수원시 자원회수시설(영통동 소재) 폐기물 샘플링검사를 실시

 

수원시는 시민들이 의식없이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내다버리는 불법투기와, 분리수거를 제대로 하지 않은 쓰레기 등을 조사하기 위해 3개월 동안 교육을 시켰다. 방법은 각 동마다 통장 등 주민들이 직접 자원회수시설을 방문해, 자신의 동에서 버려진 쓰레기를 일일이 들춰보면서 얼마나 쓰레기를 불법으로 투기했는가를 느끼게 하는 것이다.

 

11월 29일(목) 오전 7시에 영통동 소재 자원회수시설(구 소각장)을 찾아갔다. 수원시 김충영 환경국장과 이동준 청소행정과장, 박란자 재활용 팀장 등과 함께 찾은 소각시설에는 매교동 통장협의회 회원들이 나와, 매교동에서 버린 쓰레기들을 일일이 들추어 보고 있었다. 자신의 마을에서 버린 쓰레기를 갖고 샘플링검사를 마친 통장들은, 사무실에 들려 짧은 시간 쓰레기 처리문제에 관한 교육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김충영 환경국장은

 

“여러분들이 주민들에게 많은 홍보를 해주어야 합니다. 우리시의 쓰레기 처리비용은 연간 500억이나 들어갑니다. 그러나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고 무단투기를 하는 사람들로 인해, 연간 100억 이상의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그 돈을 모두 여러분들이 세금을 내야합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주민들에게 홍보를 잘 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했다.

 

매교동에서 통장을 맡아보고 있다는 한 주민은

 

“정말 낯이 뜨겁습니다. 참담하다는 표현이 맞을 것입니다. 이렇게까지 분리수거도 안되고, 더구나 음식물 쓰레기까지 함께 버릴 줄은 몰랐습니다. 앞으로 분리수거와 규격봉투 사용, 음식물 찌꺼기 분리 등에 대해서 더 많이 주민들에게 일깨워주어야겠습니다” 라고 한다.

 

 

종량제 실시와 더불어 포상제도도 생각해

 

자원회수시설의 관계자는 하루에 쓰레기를 어느 정도 처리를 하느냐고 묻자

 

“우리 수원 자원회수시설에서 하루에 소각할 수 있는 양이 600t 정도입니다. 두 대를 다 돌리면 그렇게 처리를 하지만, 하루에 유입량이 450t 정도이기 때문에 돌아가면서 돌리고 있습니다. 많이 쌓이면 두 대를 다 돌리고, 양이 줄어들면 한 대만 돌립니다.”라고 답한다.

 

이동준 청소행정과장은 ‘규격봉투 안에 들어있는 쓰레기를 조사한 결과 40% 정도는 분리수거를 해야 할 것들이라면서, 그만큼 분리수거를 해주지 않으면 소각장의 수명이 짧아지게 돤다‘며, 소각장 하나를 다시 지으려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지역주민들의 반대가 심해 소각장을 지을 수도 없다며 시민들이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규격봉투 사용과 철저한 분리수거를 당부했다.

 

 

교육 효과 기대할만 해

 

쓰레기 무단투기와 분리수거를 위해 시에서는 3개월 동안 각 동마다 자신들이 버린 쓰레기를, 일일이 검사를 하는 샘플링검사를 800여 명 정도가 실시했다고 한다. 교육을 마친 동에서는 많은 성과를 보았다면서, 김충영 환경국장은 쓰레기를 줄일 수 방법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는 중입니다. 종량제 추진도 그렇지만 쓰레기를 한 곳에 모지 않고 자신의 집 앞에 내어 놓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마을마다 일정한 크기의 샘플링 박스를 마련하여, 그 안에 들어간 쓰레기를 분석해 어느 마을이 가장 분리수거와 규격봉투 사용을 잘 했는가를 검사해 공고를 할 생각도 갖고 있습니다. 잘 된 마을에는 그만한 보상을 해 주어야죠.”

 

행궁동 주민들은 샘플링 검사에 많은 인원이 참여를 했는데, 버려진 쓰레기를 일일이 확인한 후 앞으로 쓰레기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겠다고 다짐을 하고 돌아선다. 쓰레기 처리는 철저한 분리수거와 규격봉투 사용만이 수원시민으로의 자긍심을 갖게 될 것 같다. 쓰레기 처리 하나를 보아도 성숙한 시민의식을 잴 수 있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은 아직도 성벽 밖으로 난 아랫동네는 답답하다. 이곳은 골목이 워낙 좁아 장비조차 투입할 수가 없어, 개선사업조차도 못하고 있다. 지동 9통 민원실이 있는 이 골목은 벽이 무너지고, 지붕은 모두 샌다. 천으로 대충 막아놓았지만, 비가 많이 오면 불가항력이라는 것이다. 이 골목 사람들은 오늘도 깊은 한숨으로 날을 보낸다.

 

이렇게 좁은 골목길은 으슥해, 밤이 되면 사람들이 다니기가 두렵다고 한다. 이 골목에서 사는 주민들은 이래저래 화가 난다는 것이다. 이 골목 주민들의 불만은 그치지를 않고 이어진다. 골목을 돌아보니 지동 중에서도 가장 낙후된 곳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올해 연세가 80이신 유병남 할머니께서는 벌써 몇 년째 마을의 환경개선을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쓰레기 적치장에 쌓아놓은 것을 분리수거를 하신다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골목 주민들의 불만

 

“벌써 언제 적부터 이곳이 모두 헐리고 개발이 된다고 해서 기다렸는데, 딴 곳은 다 개발을 했으면서도 이 골목은 그대로 놓아두는 것은 이해가 가질 않는다.”

 

“지난 번 시장 때 도시가스를 놓아준다고 하더니 아직도 감감무소식이다. 없는 서민들이 비싼 기름을 때야 하는데, 좁은 골목이라 기름차가 못 들어온다. 큰 길에서 기름차가 집을 통해 호스를 넘겨 기름을 넣어야 하는데, 길가 앞집에서 싫어한다. 비싼 기름 값이 아까워 추운 겨울에도 보일러도 못 때고 산다.”

 

“비가 오면 물이 넘쳐 전신주 밑으로 물이 빨려 들어간다. 불안해서 못 살겠다.”

 

지붕에는 여기저기 비가 새지 않도록 임시로 방편을 해놓았다. 길이 워낙 좁다보니 차가 들어올 수 없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고 한다. 이곳이 이렇게 골목길은 좁은 이유는 지금 집을 짓고 사는 곳이 개울이 있었다는 것이다. 그 개울 위를 막아 집을 지었기 때문에, 겨울이 되면 밑에서 올라오는 한기로 몇 배나 더 춥다는 것.

 

 

지동 뒷골목 중에는 비좁아 장비조차 들어갈 수가 없다. 이곳은 가장 낙후된 지역으로 주민들이 많은 고초를 겪고 있다 


 

골목길에서 만난 유병남 할머니

 

한참 뒷골목을 사진을 찍고 있으려니, 할머니 한 분이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신다. 신문사에서 왔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하시는 말씀이

 

“나 이 동네 들어온 지 50년이나 되었어. 처음에 이곳에 들어올 때 19,000원 주고 이집을 샀지”

“그 때도 이렇게 골목이 좁았나요?”

“아냐. 이 집들이 앉은 곳이 넓은 개울이었어. 물이 많이 흐르는 곳이었지. 그 옆에 밭도 매고 그랬는데. 그런데 그 개울을 덮고 그 위에 집을 지으면서 이렇게 골목이 좁아졌지. 이나저나 여긴 언제 사람이 살만한 곳으로 바꿔준데. 아무래도 내가 너무 오래 살았나봐”

“지금 연세가 어떻게 되셨는데요?”

“나 이제 80여”

“아이고, 아직도 청춘이시네요”

 

그 말씀에 기분이 조금 좋아지셨나 보다. 이런 저런 마을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예전에 개울물이 흐르던 위에 집을 짓는 바람에 겨울이면 한기가 더 심하다고 하는 뒷골목 


 

알고 보니 이 할머니 시민봉사상 드려야겠네.

 

“내가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는데, 제발 음식물 쓰레기하고 병이나 캔하고 같이 버리지 말라고 그래”

“할머니 재활용품 주우러 다니세요?”

“그게 아니고 분리수거를 안 하면 가져가지를 않잖아. 그래서 하루에 몇 번씩 나가서 분리수거를 해 놓는 거지. 그럼 다 가져가잖아. 그러면 깨끗한 것이 냄새도 나지 않고 얼마나 보기 좋아.”

 

사실 유병남 할머니 댁은 쓰레기를 모아두는 큰 길에서 안쪽 골목길이라, 냄새하고는 거리가 멀다. 그런데도 밤이고 낮이고 하루에 몇 번씩 쓰레기를 뒤져 분리수거를 해 놓으신단다.

 

“할머니께서 워낙 부지런하세요. 남들이 버린 쓰레기를 뒤져 분리를 하신다는 것이 쉽지가 않은 일인데, 날마다 하루도 안 거르세요.”

 

주민들의 말이다. 한 때는 몇 곳을 하셨는데, 이제는 지동 목욕탕 앞에 모인 것만 하신다고. 사실은 딴 곳에서 쓰레기를 분리하시는데, 누군가 끈끈이에 붙은 살아있는 쥐를 그냥 쓰레기봉투에 넣어서 버렸다는 것이다. 그것을 모르고 손을 넣었다가 살아있는 쥐에게 물려 피를 많이 흘리기도 하셨단다.

 

 

 

좋은 일을 하시는 분은 하늘도 돕는 법

 

할머니는 현재 지동 294-25번지에 혼자 살고 계신다. 자녀들은 다 딴 곳에서 생활을 한다고, 얼마 전에 딴 곳에 사는 아들네 집에 가서 한 달 생활비 20만원을 받아갖고 오시다가, 그만 지갑을 택시에 두고 내리셨다고 한다.

 

“택시에서 내렸는데, 지갑을 두고 내린 거야 앞이 캄캄하데”

“그래서 어떻게 하셨어요?”

“어떻게 하긴 택시는 이미 가버렸는데. 그런데 집에 돌아오니 돈지갑이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더라고”

“어떻게 그런 일이?”

“택시기사분이 경찰에게 이야기를 해서 집으로 가져 왔데. 참 사람이 좋게 세상을 살면 하늘도 다 돕는가봐. 그 택시기사 참 착한 분이라 그 사람도 복 받을 거야”

 

지동 골목길에 봉사왕 유병남 할머니. 아무쪼록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바란다. 이런 분이 지동에 계셔, 지동은 그래도 점점 살기 좋은 곳으로 변화하고 있는가 보다. 나도 이참에 꼭 한마디 하고 싶다.

 

“시장님, 이 유병남 할머님 꼭 상 하나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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