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고추장을 담는다고. 그것도 이야기꺼리인데 이 집 고추장은 특별한 맛이 있다. 어려서부터 고추장 담그는 법을 윗분들에게서 배웠다고 하는 고성주씨(, 60. 수원시 팔달구 지동).

 

젊을 때 어머니(내림굿을 주관한 신어머니를 말한다)가 장을 담그라고 부르면 하루 종일 장을 담가야 했어요. 누나들은 있어도 장 담그는 날 오지도 않고요. 혼자서 불을 때서 장에 들어갈 육수를 만드는데 왜 그렇게 매운지. 거기다가 불을 때면서 가마솥에 있는 재료들을 휘저어야 하기 때문에 영 죽을 맛이었죠.”

 

 

몇 사람이 함께 장을 담그면서 옛날 자신이 장 담그는 법을 배울 때는 정말 많이 힘이 들었다고 하소연을 한다. 이 집도 미리 마늘과 생강 등을 이용해 육수를 끓이는데, 몇 가지가 더 들어간다고 하지만 그 몇 가지는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나중에 은근히 물어보니 이 집 고추장이 맛있는 비결은 바로 40년 묵은 씨간장과 25년 묵은 된장에 있었다.

 

소금의 나트륨을 줄이기 위해 소금을 물에 풀어 팔팔 끓인 다음에 사용을 한다. 모든 것 하나가 일반적인 고추장을 담그는 방법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고추장이 새빨간 것은 염료를 풀기 때문예요. 밀기울과 고춧가루만 이용하면 아무리 잘 담근다고 해도 그렇게 붉은 빛이 나올 수가 없죠. 그렇기 때문에 이렇게 몇 시간 잘 저은 다음, 두 세 시간 놓아두면 색이 잘 나오죠.”

 

 

옛 방식으로 담그는 전통 고추장

 

아침부터 부산스럽다. 너른 마당 한 편에 고무통 안에는 무엇인가 가득하다.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고추장 재료라고만 말을 한다. 손가락으로 슬쩍 찍어 먹어보았다. 단 맛이 돈다. 조청을 집어넣은 듯하다. 이 집의 고추장 맛은 먹어본 사람은 다 알고 있다. 일전에 고은 시인도 이 집에 들렀다가 술안주로 나온 고추장 맛을 본 후 한 통을 가져가셨다. 그때도 행여 고추장을 잃을까봐 그러셨는지 꼭 안고 계셨다. 그만큼 맛이 있는 장이다.

 

이 집의 장은 모든 맛을 여러 가지 재료를 집어넣어 육수를 만드는데 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오래 묵은 씨간장과 된장이다. 그것이 이집의 고추장 맛을 내는 비결이라고. 나누기를 좋아하는 고성주씨는 이렇게 담근 고추장이 익으면, 집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한 통씩 나누어주기도 한다.

 

고추장 맛이 소문이 나면서 어떤 사람들은 집에 찾아와 고추장을 좀 팔라고도 해요. 하지만 팔 고추장이 어디 있어요? 맛이 들으면 집집마다 한 통씩 들고 가버리기 때문에 우리가 먹을 것 밖에 남지 않는데.”

 

 

화학조미료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 고추장

 

이 집은 장을 담글 대 화학조미료(MSG)를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인가 어느 사람이 몸이 영 좋지 않았는데 이 집 장을 먹으면서 몸이 좋아졌다고 한다. 우리의 습성이 모든 음식을 장으로 맛을 내다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란 생각이다. 장이 제 색이 나오자 작은 통을 100여개 들고 나온다.

 

이 통에 장을 담아 이층 베란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이 한 달 정도 놓아두면 숙성이 되요. 그러면 장맛이 제대로 나죠. 그래야 장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줄 수 있어요. 살림을 얼마나 잘하는가? 또 그 집의 인심이 어떠한가? 등은 장맛을 보고 안다고 하잖아요. 예전에 어머니에게 혼이 나면서 눈물 흘리며 배울 때는 야속도 했는데, 이렇게 제대로 배워놓으니 이젠 저도 알려줄 수가 있죠.”

 

통에 담아놓은 장을 날라다가 베란다 창가에 죽 진열을 해놓았다. 100개가 넘는 통들이 나란히 창가에 늘어선 것도 장관이다. 항아리에 장을 담아 숙성시키기보다 이렇게 통에 담아 숙성을 시켜야 나중에 나누어주기가 편하다고 한다. 오랜 살림을 하면서 그만이 갖고 있는 특별한 방법이다. 한 달 정도 지난 다음에 맛이 특별한 고추장 한 통 들고 와야겠다.

산삼백숙’, 산삼도 영물이라고 하는데 더위에 지치지 않으려고 백숙까지 먹었다니 참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늘 산행을 하면서 가끔 귀한 산삼을 한 뿌리씩 캐보기는 했지만, 나를 위해서 요리를 만든 적은 없었던 것만 같다. 하지만 올해 여름은 유난히 덥다고 하니, 더위를 많이 타는 나로서는 무엇인가 더위를 이길만한 방법이 필요했다.

 

7일 수원버스터미널에서 일행들과 만나서 찾아 간 곳은 여주에 있는 화가부부가 사는 집이다. 전날 전화를 했더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친지 결혼식이 있어 부부가 철원을 다녀온다고 한다. 웬만큼 아는 사람이라면 날을 물리겠지만, 평소에 호형호제를 하는 사이인지라 주인 없는 빈 집이라고 해도 찾아갔다.

 

산수유나무 아래서 담소를 즐겨

 

우선은 더위를 식힐 생각으로 산수유나무 아래 조성한 쉼터를 찾아들었다. 화가부부의 집은 주변이 산이고 마을에 사람이 살고 있는 집도 몇 집 되지 않는다. 주변에 공사를 하지 않는다면 그저 조용한 시골마을이다. 잠시 땀을 식히고 난 뒤 일행은 근처에 있는 문화재를 소개해 주고 나는 산으로 행했다.

 

이 마을에서는 가끔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산삼을 캐오기도 한다. 산으로 오르기 시작한지 30분이나 지났을까? 작은 산삼 한 뿌리를 채취했다. 항상 그렇지만 자연이 주는 선물로 알고 늘 반가운 마음으로 채취를 한다. 운이 좋았는지 두 뿌리나 발견을 했다. 하행을 해서 돌아오나 시간은 이미 12시를 훌쩍 넘기고 있다.

 

 

아침 이른 시간에 만나 찾아간 곳이라, 일행 모두가 배가 출출할 시간이다. 아침에 부부화가의 집을 찾아가면서 슈퍼에 들려 닭 한 마리와 깐 마늘, 대추를 사들고 갔다. 항상 이곳을 찾을 때는 먹을 것을 본인들이 사갖고 간다. 집에서 다시 장을 보러 나오자면 거리도 멀지만, 부부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끓는 소리만 들어도 행복이 밀려와

 

백숙은 간단하다. 산삼을 흐르는 물에 잘 씻어 잎 채 집어넣는다. 그리고 준비해간 닭을 잘 닦고, 그곳에 마늘과 대추를 함께 끓인다. 끓고 있는 소리만 들어도 배가 부른 듯하다. 한 시간이나 지난 다음에 먼저 닭부터 꺼내 접시에 담아 내놓았다. 먹기 좋게 익은 백숙의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진하지는 않지만 삼 냄새가 닭에 밴듯하다. 더덕이나 삼이나 앞까지 넣으면 고기의 육질이 그렇게 부드러울 수가 없다.

 

 

일행들도 덩달아 신이 났다. 좋은 곳에서 돈으로 따질 수 없는 귀한 음식을 먹을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않았단다. 산수유 가지가 만들어주는 그늘에서 시원한 바람까지 불어오니, 이보다 좋은 음식이 어디 있을까? 거기다가 시원한 맥주까지 한 잔 곁들이니 신선이 따로 없는 듯하다. 주말이면 이곳을 찾는 재미가 바로 이런 즐거움 때문이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음식을 나눌 수 있다는 것. 힘든 세상을 살아가면서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 아닐까? 그저 산삼백숙이라는 대단한 음식이 아니더라도, 이곳에 모이면 늘 즐거운 곳이다. 사람들이 좋기에 자주는 못가더라도 몸과 마음이 피곤할 때면 찾는 곳이다. 그곳에 가면 늘 새로운 힘을 받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이 평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좋은 사람들과 만나 좋은 음식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주변의 오염되지 않은 환경 속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이것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만 같다.

살다가 보면 과음을 하는 날이 있습니다. 살다가 보면이 아니라 거의 날마다 과음을 하는 수준이긴 하지만요. 술은 한 가지만 먹으라고 하는데, 영 그것이 마음대로 안되네요.

 

수원시청 화장실에 기면 이런 문구가 붙어 있습니다. '119운동' 이라고요

 

119운동이 무엇인고 하면, 술은 한 가지만 마시며 1차로 끝내고 오후 9시 이전에 집에 들어가자는 운동이랍니다. 말은 참 좋습니다. 하지만 술을 마시다가 보면 그것이 마음대로 되질 않으니 문제죠. 다음 날 아침이면 술이 잘 안깹니다. 정신도 맑지 않고요. 그럴 때 제가 잘 먹는 것이 바로 '속풀이 황태 해장국' 입니다.

 

 

우선은 번거롭지 않아 좋습니다. 집에 늘 떨어지지 않는 것들을 그대로 이용하면 되니까요. 술 자주 마시는 분, 그리고 해장국 끓여주실 분이 안 계신분은 이렇게 해주면 엄청 편합니다. 우선 파는 잘 씻어서 잘게 써러 냉동실에 보관하면 필요할 때 꺼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리도 마늘은 찧어서 냉장실에 보관을 합니다. 저는 간을 소금으로 맟우지 않고 새우젓으로 간을 마춥니다. 국물이 시원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날달걀 한개에 황태 포만 있으면 됩니다. 머 복잡할 것도 없습니다. 이것 다 넣고 끓이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죠. 음식 한다고 요란 떨 것도 없습니다. 10분이면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속풀이 왕태 해장국'이 완성 되니까요.

 

 

인생이란 것이 참 묘합니다. 술은 1차에서 끝내는 것이 바람직한데, 참 그게 마음대로 되질 않네요. 그래서 '술이 사람을 먹는다' 라는 말이 생겼나 봅니다. 어제는 정말 1차에서 끝내려고 했는데, 낮술이 거의 깨가는데 누가 전화를 해서 또 나갔습니다. 술 마시러요

 

아침이 되면 속은 괜찮은데 머리가 조금 휑합니다. 술이 아직 깨지 않았다는 것이죠. 무엇인가 빨리 해결을 하고 일을 보아야 하는데, 이럴 때 황태해장국이 제격입니다. 빨리 해서 먹을 수 있고, 머리 맑아지고 말이죠.

 

 

남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술 취하는 것이 싫으면 안 마시면 되지'라고 말이죠. 하지만 세상을 살면서 좋은 사람들과 술 한 잔 못 마신다고 하면 무슨 재미로 살겠습니까? 여우같은 여자가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토끼같은 자식이 기다리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이런 나를 그래도 심심찮게 해 주겠다고 술 자리로 초대를 하는데 안 가겠습니까?

 

암튼 그렇게 있는 것 집어 넣고 끓이다가 팔팔 끓을 때 새우젓으로 간을 마칩니다. 그리고 계란 하나 깨서 집어넣고 잘 저어주면 위와 같이 먹음직한 '속풀이 황태 해장국' 이 됩니다. 만들기 참 쉽죠? 맞습니다. 한 그릇에 찬 밥 말아 먹고 트름 한 번하면 속 풀립니다. 이제 또 취재히러 가여죠.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부쩍 늘어난 술자리가 사람을 괴롭게 만듭니다.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마셔대고 있으니 속인들 온전하겠습니까? 그렇다고 술을 많이 마셔도 속이 아프다거나 골이 지끈거린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습니다. 숙취가 나이가 먹으면서 조금 오래가기 때문에 그것이 좀 좋지 않다는 것이죠.

 

혼자 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이런저런 일을 알아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 속풀이도 되고 영양도 많을 것 같은 음식 하나를 개발했습니다. 누군가 먼저 해 드신 분들도 있겠지만, 10분 안에 후다닥 만들어 먹는 간단한 것입니다. 이름 하여 우족황태 떡국입니다. 집에 있는 재료 사용하고 조리하기 간단하기 때문이죠.

 

잘라놓은 소족은 냉동보관합니다. 재료는 집안에 다 있습니다. 다듬어 놓은 파, 게란, 마늘, 황태만 있으면 속풀이 떡국을 만들 수 있다는.

 

잘라놓은 우족만 있으면 간단해

 

가끔 마을 정육점에 가서 소다리 하나를 잘라달라고 합니다. 그 우족으로 떡국을 끓이는 것이죠, 먼저 우족을 끓여냅니다. 약한 불에 끓여대면 국물이 말갛게 배어나오죠. 그 다음은 간단합니다. 집에 있는 황태와 마늘, , 계란만 있으면 떡국 한 그릇이 바로 준비된다는 것이죠.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니 딴 분들은 모르겠지만, 전 이거 한 그릇이면 속이 다 풀린다는.

 

우선 우족을 끓여낸 물에 황태를 넣고 팔팔 끓입니다. 그 다음은 떡국 떡을 넣고, 마늘 다진 것과 파를 넣은 후 다시 끓으면 계란 깨서 집어만 넣으면 됩니다. 우족과 황태에서 맛이 우러나기 때문에 국물이 시원합니다. 간만 맞추면 되는데 저는 짠 것이 별로라서 천일염 약간과 후춧가루만 갖고 간을 맞추는 편입니다.

 

 

전통시장에서 사다 놓은 떡국 떡과 우려낸 우족국물(아래)입니다

 

10분 만에 후다닥 먹어치우는 별미

 

우족만 끓여놓으면 채 10분이 걸리지 않습니다. 게으름의 극치라고 할 음식이죠. 황태는 잘게 찢으면 되고, 파는 잘 다듬어 적당한 길이로 잘라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을 합니다. 이것도 다 게으름에서 나온 나만의 방법이라는. 떡은 늘 집에서 멀지 않은 전통시장에 가서 사다가 놓으니 굳이 따로 준비를 할 필요도 없습니다.

 

 반찬은 김치만 있으면 되기 때문에 번거롭지 않아 좋습니다.

아래는 다 준비가 된 '우족황태 떡국'. 그냥 마구 퍼 먹고 국물 마시면 속풀이 완료

 

앞으로도 말일까지 6차례나 더 술자리가 예약이 되어있으니, 서너 번은 더 이 떡국을 먹어야 할 듯합니다. 이렇게 떡국을 끓이면 좋은 점이 하나 더 있습니다. 많은 반찬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죠. 김치 하나만 있으면 해결되니까요. 오랜 시간 혼자 살면서 잘 사는 방법으로 생각해 낸 우족황태 떡국한 그릇 드셔보시렵니까?

1박 2일 힐링 여행에서 첫날인 8일(토) 점심 상차림. 모두가 유기농 재료로 만든 반찬들이다.


 

지난 8일(토) 1박 2일 일정으로 산행을 하기 위해 길을 떠났습니다. 장소는 여주군에 있는 아우의 집으로 정했습니다. 오전 10시 20분 수원종합버스터미널에서 일행 한 사람과 버스를 타고 여주에 도착한 시간이 11시 50분경. 나들이객들로 인해 고속도로가 밀리는 바람에 버스로 국도로 들어서, 예정 시간보다 20여분 정도 더 걸렸죠.

 

터미널에서 아우와 만나 아우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장을 보았습니다. 저녁에 분위기 좋은 시골집에서 먹을 술 약간과 닭 한 마리를 사들고. 아우네 집에 도착한 시간이 점심시간이라, 밭에서 잘 자라난 상추 등을 따서 푸짐하게 한 상 차렸습니다. 그 상만 보아도 절로 침이 넘어갈 지경이었죠.

 

각종 채소가 자라고 있는 아우네 밭과 세 시간 동안의 산행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 자연에서 땀과 정성으로 얻는 귀한 것은 욕심을 낼 필요가 없다.딱 먹을만큼만 채취한다.


 

온전히 유기농 비료를 사용한 식단

 

지인이 밭에 들어가 상추 등을 따서 차려진 점심상은 그야말로 ‘힐링’이었습니다. 올해 농사에 재미를 붙인 아우는 유기농 비료가 아닌 것은 일체 사용하지 않습니다. 심지어는 진딧물을 방제하는 것도 마가린을 풀어서 할 정도니까요. 그 정도로 철저하게 유기농 비료를 직접 생산해서 사용을 합니다.

 

말로만 하는 유기농 비료가 아니라, 처음부터 끝가지 사람들의 건강에 조금이라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사용치 않습니다. 하기에 주변의 들이나 밭에서 나오는 찬거리는 안심을 하고 먹을 수가 있다. 물론 조리를 할 때 MSG는 아예 첨부를 하지 않습니다. 쌈장 하나를 만들어도 두부와 된장, 그리고 밭에서 키우는 야채를 섞어 만들 정도입니다.

 

“나 밭에 비료를 주었는데 손도 안 씻고 밥 먹고 있어”

 

아우가 밥상머리에서 한 말입니다.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으니 굳이 손을 씻을 필요가 없다는 뜻이죠. 그리고 푸짐하게 차린 점심을 마쳤습니다.

 

산에서 채취한 자연산 더덕과 마늘, 대추. 언나무 가지 등을 넣고 조리한 더덕백숙. 더덕백숙은 육질이 연하고 향이 그만입니다. 그리고 찬들


 

산행에서 따온 자연산 더덕으로 조리한 더덕백숙

 

점심을 먹고 잠시 쉬고 난 후 장비를 준비해 산을 올랐습니다. 저녁에 더덕백숙을 먹어보자고 닭 한 마리까지 장을 보았으니 말입니다. 경사가 가파른 산을 오르내리기 세 시간 만에, 자연산 더덕 몇 뿌리를 채취할 수 있었죠.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주지만, 필요한 것 이상은 절대 욕심을 내지 말자는 것이 제가 자연에게서 필요한 것을 얻는 방법이죠.

 

그렇게 채취한 자연산 더덕의 향은 정말 진합니다. 그 향이 짙은 더덕과 마늘, 대추를 듬뿍 넣은 후, 엄나무 가지를 잘라 잎과 함께 넣고 백숙을 끓였죠. 정말 저녁상은 진수성찬이 따로 없습니다. 이런 것이 바로 힐링이죠. 새소리와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는 자연, 거기다가 더위를 식혀줄 수 있는 바람. 펼쳐진 들판, 그리고 온통 유기농으로 키운 채소와 자연산 더덕을 넣어 향이 짙은 더덕백숙. 이런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보다 더한 행복은 없을 듯 합니다.

 

‘1박 2일’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

 

저녁상은 물리고 나서 이것저것 먹거리와 함께 술을 한 잔씩 나누었습니다. 마침 노모가 마을에 계셔 타지에 나가 직장생활을 하는 이웃집 부부가 함께 자리를 해, 분위기는 더욱 좋아졌고요. 그 자리에서 아우가 한 마디 합니다.

 

“이렇게 좋은 먹거리에 좋은 고기, 그리도 자연, 직접 도자기 만들기 체험에 가마 체험. 이런 것을 다 합해 ‘1박 2일’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회원모집이나 해볼까요?”

 

이틀째인 9일(일) 아침에는 더덕백숙의 국물에 누룽지를 넣거 끓인 누룽지탕으로, 그리고 점심에는 밭에서 딴 오이로 오이냉채 국수와 삼겹살로 마련했습니다.


 

한 번에 10명 정도의 회원이 매주 모여서 자연으로 도심에서 찌든 심신을 치유를 하자고 합니다. 듣고 보니 그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남들은 일부러 찾아다니기도 한다는데, 직접 음식을 만들고 밭에 나가 채소를 걷어 차리는 밥상. 이보다 행복한 힐링이 어디있겠느냐 싶기도 하고요.

 

더구나 아우네 집 가까운 곳에는 문화재들이 산재해 있어 문화재도 둘러보고, 예전 단종임금이 귀향을 가던 길도 한 번 걸어보고요. 이런 것을 프로그램 잘 꾸미면 꽤나 좋은 문화 힐링 프로그램이 될 듯하네요. ‘1박 2일’의 자연으로의 힐링 여행. 다음번에는 또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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