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4일 토요일 오후, 지동 벽화골목에 50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모여들었다.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동벽화길 제2구간인 지동 10통과 13통 일대의 골목길엔 왁자하다. 여기저기 자원봉사자들이 벽에 달라붙어 나뭇잎을 그리고, 열심히 칠을 하고는 한다. 이들 자원봉사자 중에는 ‘도란도란 수원e야기’ 블로거 10여명도 함께 참여하였다.

 

이날 3개 미술학원에서 참여를 한 봉사자들은 1구간에서 하루 종일 작업을 했으며, 오후에는 경기수원르네상스 포럼에서 20명, 일반인 자원봉사자 25명 정도가 참여하였다. 도란도란 수원e야기 블로거 중에는 어린 딸들과 함께 참여를 하기도 했다. 이들은 4살과 6살짜리 두 딸과 함께 참여한 닉네임 러브연희맘님도 있었으며. 4살짜리 딸을 데리고 참여를 한 양영주 블로거도 있었다.

 

 

지동 벽화골목의 한 벽에 설치된 나비 조형물과 하트모양의 탁자(위) 11월 24일(토) 오후 자원봉사자들이 그림을 그리기전 설명을 듣고 있다(아래)


 

벤치마킹을 하러 오기도

 

요즈음 지동골목에는 인근은 물론, 타 도시에서도 벤치마킹을 하러 오고는 한다. 24일에도 수원시 조원동의 그린나래 봉사단 25명 정도가 골목여기저기를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지동 벽화골목은 이제 봄, 여름, 가을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고 있으며, 겨울풍경으로 들어가는 골목에는 눈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골목마다 특이한 것들도 있다. 벽에 붙어있는 평상과 조형물로 꾸며 놓은 나비, 그런가하면 곳곳에 놓인 나무화단이 아름답게 자리를 잡고 있다. 시간이 가면서 점차 날이 쌀쌀해졌지만, 벽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은 그리기에만 열중하고 있었다. 가끔은 허리를 펴느라 일어서다가, ‘끙’ 소리를 내기도 한다.

 

 

'도란도란 수원e야기'의 블러거들이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위) 딴 벽에는 어린 딸들과 함께 참여를 한 블로거들이 딸과 함께 그림을 그리고(아래)  


 

마을주민들이 좋아하는 그림들

 

지동 제2 벽화길은 테마골목이다. 계절별로 그림이 이어지는가 하면, 집집마다 그 집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했다. 그저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달라붙어 그린 것이 아니다. 순수한 그림을 못 그려도 자원봉사자들이 모여서 이루어 낸 작품이다. 이들은 4세 꼬마부터 70이 넘은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참여를 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골목에 특별한 구조물이 있다면, 그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골목길 안에 우물이 있는 곳에는, 벽 여기저기서 물이 쏟아지는 그림들이 있다. 그리고 그곳에는 고양이들이 물을 피해 달아나기도 한다. 그만큼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는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오후 내내 쭈그리고 앉아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들(위)과 벤치마킹을 하는 사람들(아래)


 

골목 외곽 길가의 벽에 그림을 그리고 있던 한 자원봉사자는 요즈음 지동이 날마다 변해가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면서

 

“저는 오늘이 세 번째인데 정말 아름다워졌어요. 처음에는 그림들이 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이렇게 완성 단계에 들어가면서 무엇인가 이야기가 있는 듯도 하고요. 요즈음은 그림을 그리다가 보면, 참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위해 노력들을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한다.

 

사람들은 이제 지동의 벽화골목을 보면서 ‘마을만들기 사업’이라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을 갖고 있는 것인지를 알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방관을 하고 있던 주민들도 이제는 스스로 동참을 하고 있다. 이 벽화 골목 조성사업이 공동체를 회복하고 있는 것이다. 낡고 읍습하던 골목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벽마다 나열이 되어있다.

 

 

우물이 있는 집의 벽에는 물이 콸콸 흐르는 모습의 벽화가 그려져 있다. 물로 인해 놀라는 고양이가 모습이 재미있다(위) 아래는 겨울테마로 들어가는 벽화 


 

철조망 때문에 벽에 녹물이 흐르던 담 등, 벽이 더러우면 나무판자로 아름답게 꾸며 놓았다. 그런 것 하나하나가 계획된 밑그림에 의해서 그려진 것이다. 이 제2 골목벽화가 끝나면, 내년에는 또 한 곳의 골목에 제3 벽화길이 조성된다. 아마도 마을만들기 5년 사업이 다 끝나는 2015년이 되면, 지동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변해있을 것이다.

11월 10일(토) 수원시에서 운영하는 '도란도란 수원e야기‘의 블로거들과 함께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팸투어를 다녀왔다. 버스에 올라 처음으로 향한 곳은 사도세자와 정조의 능인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 제206호인 화성의 ’융건릉‘. 그곳을 돌아보고 나 뒤 찾아간 곳이 그리 멀지 않은 식당이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단다. 점심을 먹으려고 예약을 해 놓은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식당 이름 한 번 거창하다. <쭈구미 색시, 낙지 서방>이란다. 우리가 시킨 것은 냄비 안에 커다란 낙지 한 마리가 통째로 들어가는 ‘낙곱전골’. 대자는 40,000원, 중자는 30,000원을 받는다.

 

 

블로거들은 못 말려

 

어딜가나 블로거들은 표시가 난다고 한다. 식당을 들어가면서 카메라를 챙기는 사람은 십중팔구 블로거들이라는 것이다. 가스레인지 위에 낙곱전골을 담은 냄비가 올려지자, 너도 나도 카메라를 꺼내들고 찍기 시작한다. 미디어 다음에서 주관한 수원블로거들의 팸투어이다. 이 집 화성에 있지만 참 열심히도 찍어댄다.

 

화성시 안녕동 154-13에 소재한 이 집은, 그동안 블로거들의 포스팅에서 자주 보아왔던 집이다.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식당 안은 그리 붐비지 않는다. 살아있는 낙지들이 얼마나 싱싱한지 덮어 놓은 뚜껑 밖으로 발을 내민다. 참 이렇게 싱싱한 음식을 먹으면서도 반주 한 잔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기만 하다.

 

 

맛이야, 입맛 따라 다른 법이니.

 

하긴 나는 맛집 블로거가 아니다. 그저 답사를 하거나 취재를 나가서 끼니때가 되면 밥을 먹어야 하기 때문에, 가끔 맛집을 소개하고는 한다. 언젠가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더니 형편없었다.’는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니, 내아 맛있다고 해서 남들도 맛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전골이 끓기 시작한다. 그런데도 참 오랜 시간 낙지가 버티고 있다. 잠잠해진 낙지를 잘라 한 입 넣어본다. 쫄깃한 것이 감칠맛이 난다. 전골을 한 번 뒤집으니 바닥에 곱창이 깔려있다. 곱창에서 나오는 맛 또한 괜찮은 편이다. 곱창과 낙지를 같이 먹어본다. 이렇게 먹어야 제맛이 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반주가 없다는 것

 

음식을 먹는다는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르다. 낙지의 머리를 잘라본다. 흔히 ‘밥’이라고 부르는 속이 꽉 차있다. 이것이 남자들에게는 그만이란다. 무엇에 그만인지는 모르겠다. 그저 맛있으라고 먹는 음식이니 꿋꿋하게 먹을 뿐이다. 낙곱전골 한 냄비를 4명이서 다 비우는 동안 내내 아쉬운 것은 반주가 없다는 것이다.

 

이럴 때 반주가 빠져서야 어디 음식 맛을 제대로 알 수가 있을까? 낙지에 곱창까지 곁들였다면, 막걸리 한 탁배기를 주욱 들이켜야 하는데 말이다. 애주가는 아니라고 해도, 그냥 밥만 비비기는 무엇인가 빠진 듯하다. 이 집은 본점이고 지점이 수원 파장동에도 있다고 한다. 다음번에는 파장동으로 가서, 막걸리 한 잔과 함께 먹어보아야겠다. 그 맛 또한 일품일 것이란 생각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