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문로데오거리라는 명칭이 석산호텔과 관계가 있어요. 예전에 석산호텔 지하에 로데오클럽이라는 나이트클럽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로데오거리에 젊은이들이 몰려와 클럽이 좁을 정도로 넘쳐났죠. 연예인이 출연하는 날이 되면 클럽 이층에서 내려다보면 일층을 곽 채운 젊은이들의 머리밖에 보이지 않았어요.”

 

경자년 설 연휴 첫날인 24일 오전 문자가 한 통 도착했다. 로데오거리에 있는 석산호텔이 철거를 시작했다는 문자다. 석산호텔 철거현장을 찾아가기 전 남문시장에 대해 가장 많은 정보를 알고 있는 남문고객센터 박영일 센터장을 찾아갔다. 로데오거리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미리 알아보기 위함이다.

 

역시 박영일 센터장의 로데오거리에 대한 기억을 달랐다. 그동안 로데오거리의 명칭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알 수 없었는데 박 센터장이 석산호텔 지하 나이트클럽의 명칭이 로데오클럽이었다는 이야기다. 하도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거리 명창을 아예 로데오거리라고 불렀다고 설명을 덧붙인다.

 

당시 수원에 있는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은 이곳 로데오클럽을 거치지 않은 사람이 없었을 거예요. 대학생들이 돈이 어디서 나는지 클럽에서 술을 마시는 것을 보면 모두 양주만 마셨어요. 그때 주인은 정말 돈을 긁어모았다고 보아야죠. 오죽하면 이곳 거리 이름을 로데오거리라고 붙였겠어요라고 한다. 그만큼 로데오클럽으로 인해 이 거리를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넘쳐났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 로데오거리 달라질 것을 기대해

 

석산호텔이 드디어 철거공사가 시작됐어요. 210일까지 펄거를 한다고 하네요. 건물을 부수려고 쿵쿵거리는 소음이 아름다운 소리로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쿵쿵거리는 소리가 로데오거리의 심폐소생을 시작한 희망의 소리로 느껴져요

 

로데오거리에서 동○○○라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강희수 작가는 공사를 하면서 내는 소음이 오히려 아름답게 느껴진다고 한다. 강희수 작가는 그동안 흉물로 남아있던 석산호텔을 철거하고 나면 로데오거리가 달라질 것이라고 하면서, 볼썽사납던 석산호텔 공사장 외벽을 작가들과 상의하여 작품을 전시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렇게 힘들여 작업을 하지 않아도 되니 걱정이 사라졌다고 한다.

 

이번에 건물주가 큰 결단을 내렸어요. 석산호텔을 철거하고 나면 700평이 넘는 대지가 나오는데 그곳을 주차장으로 사용한다고 해요. 이번에 철거하면서 남은 한 동은 관리동으로 사용하고요. 석산호텔 부지를 주차장으로 이용하면 거리에 무단주차를 하는 불법주차 차량들도 사라질 테고, 로데오거리도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어요.” 남문로데오상인회 천영숙 회장은 석산호텔을 철거하고 나면 로데오거리가 달라질 것이라면서 기대를 하고 있다고 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석산호텔과 로데오거리 명칭

 

그동안 수원화성 팔달문 앞에는 석산호텔과 현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712번길 20에 소재한 스카이빌1아파트에 소재했던 브라운 관광호텔이 있었다. 이 두 곳의 호텔이 수원화성 팔달문 앞에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이 거리는 늘 사람들로 북적였다고 한다.

 

석산호텔에는 나이트클럽이 있어 젊은이들이 이 거리로 모여들었고, 브라운 관광호텔에는 터키탕 등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문에서 장사를 한다는 사람들은 이 곳을 들리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보아야죠. 그 당시 점포들 수입도 엄청났고요. 이제 석산호텔까지 철거하고 나면 수원 남문의 역사가 사라지는 것이죠. 로데오라는 거리명칭도 의미가 없어지고요

 

박영일 센터장은 당시를 회상하면서 수원남문 앞이 너무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하면서 석산호텔까지 철거하고 나면 나이가 많은 어른들의 추억은 모두 사라져버리는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지역에서 영업을 하는 점주들은 그와 달리 기대를 하고 있다. 오래도록 훙물로 버티고 있던 선산호텔이 주차장으로 거듭나면 거리가 활성화 될 것이라고 기대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원 남문 로데오거리. 한 때는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찾아드는 젊음의 거리였다. 이곳에는 극장이 6곳이나 자리하고 있어, 주말이 되면 이 거리를 찾아드는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다. 이러한 젊음의 거리라는 남문 로데오거리가 수원역에 AK백화점이 입점을 하면서,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어져 모든 극장이 문을 닫았다.

 

그동안 남문지역의 상인들과 로데오거리 상인회(회장 김한중) 등의 노력으로 인해 10여년 만에 상권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올 초 주식회사 중앙시네마(메기박스)가 문을 열었다.

 

수원에 영화관이 6개 극장에 44개소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 영화관들은 직원들 월급조차 제대로 주지 못하는 악조건 속에서도 운영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런데 이제 다시 롯데쇼핑몰에 8개관, 광교에 7개관 등 15개소의 영화관이 문을 열게 되면 구도심에서 60여 년 동안 지역을 지켜 온 영화관들은 모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60년 전통의 남문영화관 지켜내야

 

주식회사 중앙시네마 최기호 대표는 그동안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준 남문의 뿌리경제를 말살시키려는 롯데쇼핑몰 영화관의 입점은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3일 오전 10시 경부터 수원시청 건너편 올림픽 공원에 모인 100여명의 사람들은, ‘수원전통 영화관 고사시키는 롯데 시네마를 강력히 규탄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집회를 가졌다.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서도 지난 9월까지 저희 남문에 소재한 메가박스를 찾아 영화를 관람한 인원이 2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들이 이곳에서 영화 관람을 마친 후 인근 남문 일대의 전통시장을 찾아들어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2004AK백화점이 들어섰을 때와는 달리 롯데쇼핑몰은 더 큰 타격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합니다. 그래서 저희들이 이렇게 거리로 나선 것이죠.”

 

2004년 수원 민자역사에 AK백화점이 들어선 후 남문일대의 시장인 남문로데오거리, 팔달문시장, 지동시장, 영동시장, 시민상가시장, 패션 1번가 등의 시장은 많은 고통을 감내했다. 수원시에서는 이러한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10년 동안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이제 겨우 전통시장이 다시 살아가고 있는데, 롯데쇼핑몰이 입점을 하면 상권은 물론 극장들까지 피해를 입을 것이 자명하다는 것.

 

 

허가증 반납으로 맞설 것

 

저희 남문 메가박스는 옛 중앙극장의 후신입니다. 그동안 저희 극장을 찾아주신 시민들 중에는 옛 정취를 잊지 못하고 다시 찾아오신 분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하지만 이제 44개의 상영관도 인구 120만의 수원시에서는 포화상태인데, 거기다가 다시 15개 상영관이 입점을 하게 되면 59개관으로 늘어나 남문 메가박스는 또 다시 옛 아픔을 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날 집회에는 수원남문의 극장 관계자만이 아니라 지역의 상인들도 함께 참여했다. 그동안 침체되어 있던 로데오거리가 메가박스를 찾아오는 관람객들로 인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또 다시 젊은이들이 떠난다면 이제는 회생할 수 없을 것이란 우려 때문이란다.

 

 

이제 겨우 상권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롯데쇼핑몰과 롯데시네마가 문을 열면 아무래도 젊은이들이 어디로 찾아가겠습니까? 주차시설이나 모든 것에서 전통시장보다 편한 롯데쇼핑몰을 찾아가겠죠. 저희가 허가증을 반납하면서라도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1952년 처음으로 극장이 문을 연 수원의 로데오거리.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 한 때 황폐화가 되었었다. 이제 겨우 다시 살아나기 시작한 거리인데, 과거의 고통을 기억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날이 쌀쌀한데도 불구하고 집회에 나선 당사자들은 절박하다고 한다.

 

젊은이들의 거리인 남문로데오거리11일 오후 6시 젊은이들의 발길이 바쁘게 찾아든다. 지난 621일부터 시작한 K-Pop경연대회 결선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공연장을 가득 메운 사람들과 화성의 성벽 위, 심지어 로데오 거리에까지 사람들이 모여서서 5개월간의 대 장정을 마치고 결선에 오른 팀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남문로데오 상인회가 주최를 하는 이 끼와 재능이 있는 차세대 스타는 모두 모여라 - 2014 남문로데오 제1K-Pop 경연대회는 지난 621일을 시점으로, 매회 1팀씩 우승을 한 팀이 모인 것이다. 이날은 8번째 맞이하는 경연이지만, 중간에 공동 우승을 한 팀이 나왔기 때문에 모두 8팀이 결선 대에 올랐다.

 

 

과거 젊음의 로데오 거리를 다시 만들겠다.

 

행사가 시작하기 전 남문로데오 상인회 김한중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남문로데오 거리는 한 때 젊음의 거리로 그 명성을 떨쳤던 곳입니다. 이곳에는 극장만 해도 6개가 있었으면 거리에는 젊은이들로 넘쳤던 곳입니다. 그러던 곳이 가까운 곳에 애경백화점이 입점을 하면서 그 많던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어졌습니다. 저희들은 이 청소년 문화공연장에서 열리는 K-Pop 경연대회를 통해 언제든지 젊은이들이 이곳에 와서 마음껏 공연을 할 수 있도록 마련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이어서 김한중 상인회장은 이곳을 기점으로 남문로데오거리를 공연문화 특성화 거리로 만들 계획이라며, 남문에는 이미 주차장 갤러리를 비롯한 많은 갤러리들이 자리를 잡았고, 공연장 등이 있어 앞으로 이 거리로 젊은이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축사에 나온 수원시상인연합회 최극렬 회장은

수원시는 전통시장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이곳 남문로데오거리 청소년문화공연장에서 열리는 이 K-Pop도 올 한해로 그치지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더 많은 예산을 주어 지속적으로 이 경연대회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자리에 함께 한 수원시 경제정책과 이영춘 과장에게 내년에는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해 달라고 당부하고 약속을 받아내기도.

 

 

대상은 4명이 짝을 이룬 ‘typeB 밴드팀에게 돌아가

 

출연자들의 대표가 무대에 먼저 나와 경연순서를 정한 후에 한 팀씩 무대에 올랐다. 전체 상금 500만원을 차등 지급하는 이 경연에서는, 무대에 오른 팀마다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 청소년들이 저렇게 재주가 많은 줄은 몰랐습니다. 수원은 역시 많은 인재들이 있는 고장입니다. 이곳에서 오늘 상을 받는 팀들은 아마도 머지않아 우리나라의 K-Pop을 이끌어 나갈 차세대 주자들이 될 것입니다.”

 

구경을 하고 있던 한 시민은 연신 몸을 움직이면서 박수를 쳐댄다. 각 출연 팀이 무대에 오를 때마다 환호를 하는 것으로 보아, 응원부대까지 동원된 듯하다. 후끈 달아오른 남문로데오 제1K-Pop 경연대회두 시간 가까이 청소년문화공연장을 뜨겁게 달군 경연은 그렇게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2015년을 기약하면서.

 

 

한편 이날 경연에서는 대상은 강현구, 주하린, 이기욱, 변용석 등 4명이 팀을 이루어 출연한 ‘typeB 밴드팀에게 돌아갔으며, 은상은 유경모, 김지향이 이룬 보컬팀에게 돌아갔다. 동상에는 퍼스트원 댄스팀인 유효진, 김연비, 손현진, 박세현, 전희진, 최서연, 박채린, 이지민, 정예나 등 9명이 받았다.

 

이들 수상팀에게는 대상은 100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과 함께 싱글 앨범을 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은상에게는 50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을, 그리고 동상에게는 30만원 상당의 온누리 상품권을 지급해 총 500만원을 입상자들에게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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