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영동시장 옥상에 집들이 A, B동을 합해 각 동마다 20채씩 연립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이 집들 중에 A20채를 구입해 여행자들이 묵을 수 있는 게스트 하우스를 마련하려고 합니다. 20채 중 몇 채를 들어내고 여행자들이 즐길 수 있는 공간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들이 묵으면 주변 전통시장에서 먹을 것을 마련해야 합니다. 이렇게 연계가 되면 팔달문 앞에 9곳의 전통시장이 살아날 수 있는 것이죠. 생각해 보세요. 전통시장 옥상위에서 즐길 수 있는 여행, 멋진 추억이 되지 않겠습니까?”

 

7일 오후 영동시장 2층 아트포라 공방에서 만난 ()영동시장 이정관 이사장의 말이다. 조금은 상기된 듯 시장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이정관 이사장은 앞으로 영동시장은 전국 전통시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벤치마킹을 올 것이라고 한다.

 

 

수원에 1년 간 찾아오는 관광객의 수가 400만 명을 넘었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이 수원에 와서 머무는 시간은 평균 고작 3시간이라는 것이죠. 그들이 수원에서 잠을 자야 돈을 쓰는데, 거쳐 가는 곳이 되다보니 경제적인 도움이 크지 않아요. 그래서 저희 옥상에 게스트 하우스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죠.”

 

전통시장의 멋에 흠뻑 취하게 만들 것

 

이정관 이사장은 영동시장 옥상에 있는 다세대 주택 중 A20가구를 우선 매입해, 그 중 몇 채를 허물어 공간을 마련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그 공간에 게스트 하우스를 찾은 외국인들이 바비큐도 구울 수 있고, 주택이 가깝지 않기 때문에 작은 공연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팔달문 앞에 9개의 시장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죠.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음식을 먹으려면 지동시장이나 통닭거리, 또는 인근의 시장에 있는 먹거리를 이용해야 합니다. 또한 재료를 사와서 직접 음식을 조리한다고 해도 미나리광시장 등을 이용해야죠. 이러다가 보면 이 일대의 시장들이 모두 살아날 수가 있습니다.”

 

게스트 하우스는 외국인들은 물론 내국인들에게도, 도심 전통시장 속의 색다른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더욱 이곳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아트포라 작가들과 함께 노력을 하겠다는 것.

 

이정관 이사장은 그 외에도 넓은 시장 3층 공간에 더 많은 아트포라 작가들이 입주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화성을 구경하고 난 여행객들이 발의 피로도 풀 수 있는 힐링장소를 마련하겠다고 한다. 기존의 전통시장에서 이렇게 변화의 바람이 인 것은 바로 작가들의 공방인 아트포라가 시장 2층에 입주를 하면서부터였다.

 

 

2014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에 선정돼

 

이렇게 영동시장 옥상에 있는 다세대 주택을 게스트하우스로 만들려는 계획을 세운 것은 ‘2014 문화관광형 시장육성사업에 선정이 되어 3년간 정부로부터 14억 원을 지원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일개 시에 한 개 사업만 선정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선정이 됐네요. 경기도에서는 부천과 우리 수원시의 영동시장만 이번에 선정이 되었어요. 3년간 모두 14억 원을 지원받게 되는데 첫해는 준비하는 해로 36천만 원을 받고요, 2년차는 투자 성과를 내야하기 때문에 남은 금액을 거의 다 지원받게 됩니다. 3년차는 정산을 할 수 있는 예산을 받게 되죠.”

 

정조의 정책으로 시장이 팔달문 안과 밖에 시장이 형성될 때 시작한 팔달문 앞 시장들은, 지금은 영동시장을 비롯해 팔달문시장, 시민상가시장, 패션1번가, 지동시장,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 등으로 나뉘었다. 1969929일 주식회사로 시작한 영동시장은 1978년에는 증축공사를 하여, 시장으로서의 면모를 갖추었다.

 

2001년부터 한복 특화시장으로 자리를 잡은 영동시장은 제1회 한복미인 선발대회를 가졌으며, 2013생태교통 수원2013’에는 이클레이 임원들이 한복경연대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런 영동시장의 특징에 걸 맞는 사업도 병행하겠다는 것이다.

 

 

시장 옥상에 게스트 하우스 촌 마련, 명품시장 만든다

 

“3층의 넓은 공간에 아트포라 작가들을 더 들일 계획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공방과 체험실습장도 마련하려고요. 그리고 기획을 하는 운영위원회와 그것을 실행하는 집행위원회로 이원화를 시켜 효과를 배가할 생각입니다. 또 외국 관광객을 상대로 우리 전통혼례 체험도 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트포라 김춘홍 단장은 아트포라 작가들의 질을 향상시키고, 한복특화시장으로 유명한 영동시장에 걸맞게, 한복을 입고 전통혼례를 올리는 체험장도 마련하겠다고 한다. 전통시장과 문화가 만나는 문화관광형 복합공간으로 탈바꿈할 영동시장. 과연 전통시장이 새로운 형태로 변화를 시도해, 성공을 할 수 있을지 사뭇 기대가 크다.

집안에 늘 혼자 있는 것이 무료하다고 하였더니, 누군가 새를 키우면 정서에도 좋고 그렇게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다고 하면서 새집을 하나 선물한다고 했다. 그런데 막상 새집을 받고나니 난감하기가 이를 데 없디. 그냥 새집이 아니고 작품으로 만든 새집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이 새집 이름이 ‘자경당의 새소리’ 라고 한다.

 

혜경궁은 정조대왕의 어머니인 혜경궁 홍씨를 말한다. 젊은 나이에 비명에 횡사한 남편을 떠나보내고, 아들인 이산을 보면서 한 많은 세월을 보냈다. 아마 정조대왕이 모친인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이곳 화성 행궁에서 베푼 것도, 어찌 보면 한양 성 내에 있는 궁궐에서 한다는 것이 부친으로 인한 아픔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혜경궁홍씨를 기리는 자경당의 새소리

 

‘자경당’이란 이름은 정조대왕이 즉위하면서 그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위해 창경궁에 커다랗게 집을 짓고 ‘자경당’이라 이름을 붙인 데서 비롯되었다. 자경이란 자친, 곧 왕이 어머니나 할머니 등 왕실의 웃어른이 되는 여성에게 경사가 있기를 바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고종 4년에 자경전이란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비로소 경복궁에 자경전이 자리를 잡았다. 고종 때 자경전이 완공될 무렵에는, 이곳에서 고종이 정무를 보는 편전으로 사용되었다. 고종 10년 12월에 큰 불이 나서, 그 일대 건물들과 함께 불타 없어졌다. 화재 직후 곧 다시 지었으나, 1년 반쯤 뒤인 고종 13년 11월에 또 불이 나서 타버렸다. 이렇게 자경전이 잦은 화재로 소실이 되자, 고종이 창덕궁으로 옮겨간 뒤에 자경전을 다시 지었다.

 

자경전은 44칸 규모로 서북쪽에는 필요할 때만 불을 때서 난방을 할 수 있는 침방인 복안당이 있다. 그리고 낮 시간에 거처하는 중앙의 자경전과, 여름에 시원하게 지낼 수 있는 동남쪽의 다락집인 청연루로 구성되어 있다. 둘레에는 행각 수십 칸과 일각문들이 있다. 자경전 후원에는 십장생 무늬를 새긴 굴뚝이 있는 담과, 서쪽의 꽃담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담이다.

 

 

보물 제810호 십장생 굴뚝을 담아 내

 

자경전에 있는 보물 제81호인 십장생 굴뚝은 담의 한 면을 한 단 앞으로 나오게 하여 전돌로 조성하였다. 굴뚝 벽면 중앙에는 십장생 무늬를 조형전으로 만들어 배치하고, 그 사이에는 회를 발라 면을 구성했다. 무늬의 주제는 해, 산, 물, 구름, 바위, 소나무, 거북, 사슴, 학, 불로초, 포도, 대나무, 국화, 새, 연꽃 등이다.

 

둘레에는 학, 나티 불가사리, 박쥐 당초무늬 등의 무늬를 조성하였다. 해, 바위, 거북 등 십장생은 장수, 포도는 자손의 번성, 박쥐는 부귀, 나티 불가사리 등은 악귀를 막는 상서로운 짐승이다. 굴뚝 윗부분 역시 모양을 낸 벽돌로 목조 건물의 형태를 모방하였고 꼭대기에는 점토를 빚어서 만든 집 모양의 장식인 연가를 10개 올려놓아 연기가 잘 빠지도록 하였다.

 

 

수를 놓아 만든 새집인 ‘자경당의 새소리’

 

사실 이 새집은 새를 키우도록 만든 것이 아니고, 작품으로 만든 것이다. 영동시장 2층에 자리한 아트포라 입주작가인 김춘홍 작가가 직접 천에 10장생 수를 놓고, 그것을 새집에 배접을 한 후 칠을 했다. 새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화려해, 이곳에 새를 키우는 사람은 없을 듯하다.

 

이런 새집을 선물로 받아놓고도 고민이다. 이 새집에 새를 사다가 키워야 하나? 무료하다고 해서 새를 키운다면 그 또한 번잡할 것만 같다. 요즈음은 혼자 조용히 이런저런 생각을 하고, 답사를 떠나고, 그런 것들이 더 마음이 가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행궁동 일대를 돌면서 땀을 흘리고, 저녁이 되면 사진정리에 기사를 쓰고,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는, 그런 것에서 조금은 벗어나고 싶기도 하다.

 

작가의 마음이 담긴 새집 ‘자경전의 새소리’. 이젠 저 아름다운 새집에다가 마음의 새를 한 마리 키워보아야겠다. 훨훨 날아갈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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