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빛 갤러리에 조성중인 ‘화성축성도’ 완성단계

 

벌써 1년이란 기간을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수원제일교회에 마련한 수원을 한 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 이 전망대는 제일교회의 종탑을 제일교회에서 지동주민들에게 내어 준 곳이다. 제일교회의 종탑은 7층부터 시작된다. 그 중 8층부터 10층까지 3개 층은 ‘노을빛 갤러리’로, 그리고 11층부터 나선형 계단을 오르면 13층 문 밖에 ‘노을빛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다.

 

이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원 팔달산의 일몰과 수원의 야경은 가히 압권이다. 몇 번을 올라가 보았지만 계절별로, 시간대별로 느낌이 다르다. 우선은 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수원의 야경은 아름답다. 노을빛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노을과 야경, 그리고 설경 등, 어느 것 하나 빠트릴 수 없는 곳이다.

 

 

갤러리 8층에 조성중인 ‘화성 축성도’

 

이 노을빛 전망대 8층서부터는 나선형 계단을 따라 위로 오른다. 그 8층 사면의 벽은 갤러리로, 그리고 계단의 입구인 중심부에 있는 둥근 벽에 ‘화성 축성도’가 그려지고 있다. 이 그림은 벌써 1년 가까운 작업을 하고 있는, 지동 벽화 길의 총괄책임을 맡고 있는 유순혜 작가에 의해서 그려지고 있다.

 

유순혜 작가는 지동의 음습하던 골목길을 바꾸어 놓은 장본인이다. 골목길만이 아니라 주민들의 마음까지 열어놓았다. 골목에 사는 사람들은 끄떡하면 골목에 자리를 편다. 그림이 있는 벽화골목에서 삼겹살을 굽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까맣게 잊고 있었던 우리네의 모습을 다시 만들어 낸 것이다.

 

공동체, 우리에게는 공동체라는 것이 존재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외래의 문물에 찌든 삶을 시작하면서 공동체는 사라지고, 그곳에는 나만이 존재했다. 그런 아집과 편견이 가득한 사람들을 다시 한자리로 불러 모은 것이다.

 

 

그런 공동체의 창출의 정점은 바로 제일교회 종탑에 자리 잡은 노을빛 갤러리와 전망대라는 생각이다. 종탑 8층 갤러리에 그려지고 있는 거대한 ‘화성 축성도’는 밑그림 작업을 마무리하고 색을 입히고 있다. 그런데 이 그림들을 보면 유순혜 작가의 역량을 한 눈에 알아볼 수가 있다. 축성도에 그려진 그 많은 사람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다르다는 것이다.

 

생태교통 기간 중 명품 전망대로 관광객 유치한다.

 

“8월 25일 경이면 이 화성 축성도가 마무리가 됩니다. 그리고 9월 4일 오후 5시에 개막식을 할 예정입니다. 테이프 커팅은 초대를 해서 여러 분이 함께 생태교통의 한 행사로 진행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생태교통을 관람하시러 오시는 많은 분들이 이곳에 오셔서, 화성이 어떻게 축성이 되었는가를 한 눈에 알아보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유순혜 작가는 자신이 그동안 그린 그림도 생태교통 기간 중에 노을빛 갤러리에서 전시를 갖는다고 한다. 제일교회 사무장인 박종각 장로는 화성축성도를 개막하는 날은 작은 음악회도 열어, 생태교통을 관람하러 오는 관람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계획도 마련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희 주민과 교회 분들 20여명을 선발 해 지동 벽화 길과 화성(창룡문부터 남수문까지)의 안내와 노을빛 전망대와 갤러리, 그리고 우리 지동에 소재한 3개 전통시장(지동시장, 못골시장, 미나리광시장)을 돌아보는 팸투어 안내를 할 수 있는 도우미를 교육시켜 투입을 할 것입니다. 생태교통과 벽화길, 노을빛 전망대, 전통시장을 묶는다면 훌륭한 관광상품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이런 준비를 하는 것은 ‘생태교통 수원2013’이라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거대 프로젝트를 극대화 시키고자 하는 것이죠.”

 

지동 기노헌 총괄팀장은 그 모든 것을 준비하기 위해 많은 분들이 노력을 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얼마 안 있으면 관광객들에게 선보일 ‘화성축성도’. 그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화성에 대한 이해를 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9월 4일, 생태교통 수원2013에 ‘화성 축성도’라는 또 하나의 명물이 생겨나는 날을 기대한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 일대의 골목길에 조성중인 벽화길. 그려지는 그림들도 테마를 주제로 해서 연결을 시키고 있지만, 그 벽화 길에서 만나는 조형물을 보면 깜짝 놀라게 된다. 지동은 화성을 가장 가까이 두고 조성된 마을이다. 건물의 높이 제한은 물론이려니와, 개, 보수조차 마음대로 할 수가 없는 곳이다.

 

지동시장에서 제일교회로 올라가 창룡문(화성의 동문)쪽으로 난 마루 길을 흔히 ‘용마루길’이라고 부른다. 이 길을 사이에 두고 화성 쪽으로 난 곳은, 세계문화유산이자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는 화성으로 인해 모든 규제를 받는 곳이다. 골목은 비좁고 음습하며, 집들은 30년을 훌쩍 넘긴 건물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지동을 벽화로 새롭게 변화시키면서, 지동이 날마다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딴 곳에서는 만날 수 없는 구조물들

 

지난 해 조성한 2년 차의 벽화 골목은, 제일교회를 중심으로 창룡문 방향으로 화성을 바라보고 조성중이다. 이 벽화 길의 총 감독을 맡은 유순혜 작가는 테마가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저 처음 지동 벽화골목을 돌아보다가 보면, 조금은 밋밋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 해 그림이 그려진 600m의 벽화골목 중에는 아직 미완성 된 부분들이 있다. 그런 미완성 된 부분도 차츰차츰 정리 중에 있다. 그리고 새로운 IT골목 벽화가 조성 중에 있다. 올해는 더 많은 느낌이 있는 벽화길이 조성된다고 한다. 기대가 크다.

 

 

그런데 지동 벽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그런 그림보다 더 눈에 띠는 것들이 있다. 바로 골목길에 조성 중인 구조물들이다.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과 유순혜 작가에 의해서 조성 중인 이 구조물들은, 골목길을 찾아온 사람들의 눈길을 붙들고 발길을 멈추게 만든다. 그야말로 다양한 변화를 하고 있다.

 

벽에 붙은 평상, 담장 위에 꽃 등

 

지동 벽화골목을 찬찬히 돌아보면 재미있다. 어느 집 담장 밑에는 나란히 화분이 놓여있다. 그 화분들이 우리가 흔히 만날 수 있는 화분이 아니고, 목조로 특별 제작한 화분들이다. 초록색에 가까운 목조 화분 위에 핀 꽃들이 더욱 싱그럽게 느껴진다. 그런가 하면, 담장 위에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한 화분들도 꽃을 피우고 있다.

 

 

그러나 지동 벽화 길에는 또 하나의 압권이라 할 만한 곳이 생겨났다. 아직은 짧게 한 구간만 조성을 했지만, 앞으로는 많은 길들이 이렇게 바뀐다고 한다. 보도블록을 예쁘게 깔아놓고, 그 한편에 작은 꽃들을 심어 꽃길을 걷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었다. 그리고 보도블록 사이에는 잔디를 심어, 그 길을 걷기만 해도 행복함이 밀려온다.

 

벤치마킹 일 순위로 떠 오른 지동 벽화길

 

지동만의 벽화 길. 지동만의 아름다운 골목, 그리도 지동에서만 볼 수 있는 다양한 조형물들, 지동 벽화 길을 찾는 사람들이 날마다 늘어나고, 지동은 찾아와 벽화 길 조성을 배워가는 지자체들이 늘어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동의 모든 벽화 골목 조성이 다 끝나게 되면, 아마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골목길이 될 것이란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월 25일 오후. 제일교회에 지동 36개 통장들이 모였다. 지동 벽화 길을 들러보기 위해서이다. 박찬복 지동장의 설명을 듣고 난 뒤 기노헌 지동주민센터 총괄팀장의 안내로 들러보기 시작한 벽화골목. 통장들은 미쳐 돌아보지 못한 벽화길 조성에 연신 감탄을 한다.

 

“우리 통도 이렇게 해주세요.”

“우리 통은 언제 이렇게 할 거예요?”

 

저마다 벽화 길을 둘러보면서 하는 말이다. 제일교회에서 시작한 벽화길 탐방은 되살림발전소에서 끝이 났다. 골목을 돌아본 후에 한 통장은

 

 

“정말 지동에 살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습니다. 이렇게 길게 조성이 돈 벽화 길은 어디에도 없을 듯 하네요. 거기다가 옥상음악회 등 우리 지동만이 갖고 있는 자랑은 아마 우리 아이들이 커서도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듯합니다. 정말 이런 동네가 어디 있겠어요?” 라고.

 

삼성전자 연구원들 무더위 속 벽화작업 강행

 

30도를 웃도는 더위라고 한다. 날이 꾸무럭한 것이 오히려 이런 날 땀이 더 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무더운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지동을 찾았다. 바로 삼성전자의 연구원들이다. 팀별로 교대로 지동을 찾아와 벽화작업을 하고 있다.

 

올 들어 벌써 여러 번 팀별로 찾아온 연구원들이다. 삼성전자 연구원들이 담당하고 있는 벽화 길은, 내리막 차도가 있는 지동 270-222번지 인근과 제일교회에 새로 마련한 주차장이다. 이곳을 'IT골목‘이라고 이름을 붙여, 원시인들을 그리고 있다. 차도 양 옆 벽은 물론 골목길까지 원시인들이 벽에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아마 다 완성이 된다고 하면, 꽤나 특색 있는 벽화길 하나가 생겨날 듯하다.

 

 

제일교회 주차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 연구원들을 격려하고 있던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은

 

“이곳 주차장이 화성 서장대에서 보면 환히 내려다보이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곳에서 노을빛 음악회를 열고, 이 주차장을 아름답게 꾸며 지동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려고 합니다. 딴 곳과는 차별을 두자는 것이죠.”라고 한다.

 

날마다 달라지고 있는 지동 벽화길. 그리고 벤치마킹 일 순위로 떠오르고 있는 지동. 그동안 100여 곳의 지자체에서 다녀갔다고 한다. 모든 골목의 벽화가 다 끝나고 나면, 암울했던 기억마저도 함께 사라질 듯하다.

‘살인의 추억’이란 불명예인 영화제목으로 유명한 수원시 팔달구 지동. 오원춘 살인사건으로 인해 지동은 사람들이 회피하는 마을이 되었다. 하지만 그 지동이 알고 보면, 딴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아름다움과 인정이 넘치는 마을이다. 날마다 변하고 있는 지동. 그 지동이 이제 새로운 마을로 탈바꿈을 하고 있다.

 

‘지동’이란 명칭은 정조가 화성을 축성할 때, 이 마을에 커다란 연못을 조성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어르신들은 아직도 지동이란 명칭보다, ‘못골’이라는 순 우리말 이름을 더 정감이 간다고 한다. 이 이름 안에는 지동이 훈훈한 정이 살아있는 마을이라는 것을 일려주기 때문이다.

 

주민들에게 문을 열어 준 '지동제일교회' 13층 꼭대기에서 내려다 본 수원과 화성의 야경이 마치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열린교회’가 주민들에게 준 선물

 

이 지동은 수원의 화성 밖에서 유일하게 성곽을 끼고 길게 늘어선 마을이다. 지동사람들은 날마다 이 화성을 바라보면서 살고 있다. 그렇기에 지동사람들은 화성이 단순한 성곽이 아닌, 사람의 일부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곳은 개발이 제한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건물들은 낡고 우중충하다. 거기다가 살인사건 이후 사람들이 입주를 회피하다 보니, 마을 안에는 빈 점포들까지 생겨났다.

 

이런 지동의 변화에 가장 먼저 적극적인 호응을 한 것은, 지동에서 가장 높이 솟아있는 교회이다. ‘대한예수교 장로회 지동제일교회’는 지동의 가장 높은 길인 ‘용마루길’의 입구에 서 있다. 용마루길이란 지동시장을 벗어나 화성의 동문인 창룡문으로 가는 옛 길이다. 이 길은 남수문을 벗어나 위로 오르다가 보면, 지동제일교회에서 시작해 창룡문까지, 길게 외성과 같은 형태로 조성이 된 길이다.

 

 

화성에서 바라본 제일교회. 그 중앙에 솟은 높은 곳이 종루이다. 이곳을 주민들에게 개방해 갤러리와 전망대로 조성하였다.(위) 9월 15일 밤 9시에 찾아간 제일교회(아래)


가장 높은 곳에 서 있는 이 교회의 종탑은 어디서 보아도 제일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만큼 높이 솟아있기 때문이다. 지표에서 종탑 꼭대기까지의 높이가 47m나 된다. 사람들은 그런 지동제일교회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하지만 그 교회가 가장 먼저 지동의 변화에 문을 열어 젖혔다.

 

사용하지 않고 있던 교회 종루를 개방한 것이다. 그것도 그냥 개방을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을 갤러리와 전망대로 조성해 주민들에게 돌려주었다. 감히 우리가 알고 있던 교회들에게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한 것이다.

 

 

‘노을 길 전망대’, 그 마음이 하늘에 가깝다.

 

전망대의 이름은 ‘노을 빛 전망대’라고 했다. 그리고 8층부터 10층까지는 갤러리로 변했다. 층마다 배색을 맞추어 칠을 하고, 그림도 걸고 사진도 걸었다. 그리고 13층까지 나선형 계단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층마다 창밖으로 보이는 주변의 경관이 달라진다. 7층까지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 천천히 꼭대기를 오르면서 즐기는 재미. 맨 위층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면 아찔하다.

 

밤 9시에 지동주민센터 기노헌 총괄팀장의 안내를 받으며, 해발 99m 높이에서 내려다보는 화성. 한 눈에 화성이 들어온다. “저기는 동문, 저곳은 서장대, 저곳은 행궁". 종루 꼭대기에서 약간은 쌀쌀한 밤바람을 맞으며 돌아본 수원시와 화성의 야경은 그야말로 전설이었다. 고개를 들어 위를 보니 하늘이 가깝다. 잠시 주춤한다. 순간적으로 등을 쓸어본다. ‘혹 날개라도 하나 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8층에 마련한 위로 오르는 나선형 계단 입구. 붉은 옷을 입은 사람이 안내를 해준 기노헌 총괄팀장이다.(위) 그리고 9층에 마련된 갤러리(아래)


수원제일교회는 종탑의 7층부터 이 13층까지의 공간을 주민들에게 개방했다. 그리고 화성을 찾는 사람들 누구나가 이곳에 와서 화성 인근을 바라볼 수 있도록 하였다. 지금은 임시로 개관을 했지만, 내년 4월이면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완전 개방을 한단다. 거기다가 전망대와 갤러리를 운영하는 인적자원의 지원까지 약속을 했다. 유지 및 보수관리도 교회에서 전담을 한다고 했다는 것이다.

 

교회가 지역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생각한 것이다. 주민들은 물론 ‘노을 빛 전망대’를 올라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열린교회’에 감사를 한다. 더구나 닫혀있는 문을 연 제일교회는 예배를 보는 신성한 공간까지, 음악회를 할 수 있도록 운영을 하고 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을, 지역을 위해 문을 활짝 연 것이다. 이런 마을이 바로 지동이다.

 

 

끝없는 변화로의 추구, 지동은 날마다 깨어난다.

 

날마다 변해가고 있는 지동. 이 마을은 그저 골목만 들어서도 재미있다. 골목길마다 그려진 벽화를 구경하다가 보면, 그 안에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숨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어린꼬마들의 함성도 들린다. 꽃들의 속삭임도 있고, 나무인줄로만 알고 기어오르다, 이마에 혹을 붙인 벌레의 불평도 들을 수가 있다.

 

이런 지동의 이야기를 하나하나 끄집어내고자 한다. 지동에 살고 있는 주민들은 요즈음 전보다 더 똘똘 뭉쳤다. 그 안에 훈훈한 정이 있다. 골목길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가 내 가족이 된다. 그리고 무엇이나 함께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다. 수원 화성의 성벽을 바라보고 사는 지동사람들은, 모두가 한 가족이었다. 그 안에 수원제일교회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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