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타지 공포 ‘노크’와 공포멜로 ‘수목장’이, 종편채널 MBN을 통해 오는 10일과 17일 2주에 걸쳐 안방극장에서 시청자들과 만난다. 서우 등이 출연하는 노크는 남녀 간의 삐뚤어진 사랑이 살인으로 이어져 치정과 실인으로 얼룩진 내용이다. 이주헌 감독의 노크는 무당 집안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영험한 탈로 인해 벌어지는 내용을 다룬 판타지 공포이다.

 

‘노크’에서 배우 서우는 극중에서 다소 내성적이고 차분한 성격을 지닌 정화 역을 맡았다. 그러나 위기상황이 벌어지면 누구보다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한다. 서우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볼 수 있는 판타지공포 노크를 기대해 본다.

 

17일에 방송이 될 ‘수목장’은 이영하와 온주완이 남녀주인공으로 출연을 한다. 수목장은 약혼자가 자신을 짝사랑하는 사이코패스 남자로부터 잔혹하게 살해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극중 여주인공이 이런 광경을 본 충격으로 단기 기억상실에 걸린 채 망상 속에서 살아가던 중, 서서히 진실에 접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공포멜로이다.

 

수목장에서 이영아는 천성이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을 지닌 나무치료사 ‘청아’ 역을 맡아, 약혼자 ‘정훈’ 역의 온주완과 함께 열연을 펼친다. 연재욱은 극중에서 이영아를 짝사랑하는 사이코패스 ‘한기’역을 맡아 로맨스와 공포를 넘나드는 열연을 펼친다.

 

또한 수목장에는 KBS2TV의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톡톡 튀는 연기로 인기를 얻고 있는 박수진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새로운 면모를 선보인다. 이번 납량특집은 종편 최초로 시도되는 것이다. MBN 측 담당자는 “이번 납량 특집은 극장에서 보는 듯한 특수촬영기법의 스케일과 생동감 넘치는 화면들을 안방에 고스란히 전달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이 담당자는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차원의 특징이 높은 최고의 TV 영화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번 특집에 대한 각오가 남다르다고 하였다. 이번 MBN의 납량특집은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 이외에도, 한 여름의 더위를 잊게 할 정도의 공포심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걸게 한다.

 

 

사진 위로부터 서우, 수목장의 한 장면, 주민하, 싸이코패스역을 맡은 연재욱. 사진은 MBN의 사진을 인용하였음.

 

판타지공포 ‘노크’

방영일시 : 2012년 8월 10일(금) 오후 11시

출연배우 : 서우, 김현성, 백서빈, 주민하

 

공포멜로 ‘수목장’

방영일시 : 2012년 8월 17일(금) 오후 11시

출연배우 : 이영아, 온주완, 박수진, 연재욱

대웅전은 절의 중심건물이다. 절집에 들어가면 먼저 대웅전에 들리는 버릇을 갖게 된 것도, 대웅전 안에 본존불을 모시기 때문이다. 경남 산청군 신등면 율현리 1034번지에 소재하고 있는 율곡사. 율곡사는 신라시대 원효스님이 세웠다고 전한다. 조선 중기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단성현에 있는 절로 기록되어 있다.

8월 13일, 가늘게 뿌리던 비가 율곡사에 도착할 때쯤에는 잠시 멎는 듯하다. 그것도 잠시, 다시 쏟아 붓는 비를 피해 대웅전으로 들어갔다. 꼭 비를 피해서라기보다는, 늘 하던 참례를 하기 위해서이다.



아름다운 율곡사 대웅전, 기품이 서린 듯

율곡사 대웅전은 보물 제374호로 1963년 1월 21일에 지정이 되었다. 조선 중기의 건물인 대웅전은 정면 세 칸, 측면 세 칸으로 그리 크지 않은 팔작지붕으로 지은 건물이다. 그러나 그 크지 않은 건물이 주는 느낌은 사뭇 기품이 서린 듯하다. 산 밑에 자리한 대웅전은 흡사 수줍음을 타는 새색시가, 신방에 조용히 앉아있는 듯한 느낌이다.

대웅전 뒤편 비탈에서는 잡풀을 깎아내느라 소음을 내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커다란 소나무들만 남겨 놓은 산비탈이 깨끗해 보인다. 그러고 보니 율곡사 근처의 잡풀들은 모두 잘려나갔다. 정리가 잘 된 사찰의 대웅전. 그래서 더 기품이 있는 듯 보였던 것일까?



대웅전 현판을 따라 눈을 돌려본다. 3단으로 짜인 목조장식인 공포는 복잡하면서도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을 단청이 한층 거들고 있는 듯하다. 이 목조장식들은 조선조 초기와 중기의 특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간결하면서도 웅장함을 잃지 않은 멋, 아마도 전각 중에서도 그 태가 유난히 아름답다고 생각이 든다.

자연을 벗어나지 않는 전각

대웅전의 주초는 모두 덤벙주초를 놓았다. 어디나 그렇듯, 자연을 떠나지 않는 것이 옛 절의 특징이다. 자연을 벗어나지 않음은, 스스로가 자연이 되려고 하기 때문이다. 율곡사의 대웅전 역시 자연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자연 속에 묻혀, 스스로 자연이 되어가고 있다.



옛 고찰을 찾아다니면서 마음이 편안한 것은 바로 자연을 넘지 않는 절의 전각들이다. 물론 그 중에는 웅장함을 보이고 것들도 있지만, 산을 타고 오르는 절집들을 보면 자연 안에 숨어 있다. 밖에서는 겨우 그 지붕만 삐죽이 얼굴을 내밀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저런 모습들은 바로 그 절을 창건하고 중창한 스님의 마음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내부와 삼존불

대웅전의 창호들은 모두 아름답게 꽃창살을 달아냈다. 그도 율곡사 대웅전의 자태를 아름답게 꾸미는데 일조를 하고 있다. 뒤편으로 돌아가니 양편에 문을 내어 놓았다. 측면의 문이야 불자들이 드나드는 곳이지만, 이렇게 뒷벽 양편에 문을 낸 것은 아마도 시원한 산바람을 맞아들이기 위함으로 보인다.



안을 들여다본다. 복잡한 목조장식이 아름답다. 천정은 모난 우물모양으로 꾸몄으며, 심존불의 위로는 닫집을 달아냈다. 어디하나 부족함이 없는 율곡사 대웅전, 많은 전각을 보아왔지만, 이처럼 단아하면서도 기품을 잃지 않은 전각은 드믄 듯하다.

수미단 위에 모셔놓은 삼존불은 목조아미타삼존불이다. 경남 유형문화재 제373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이 삼존불은 중앙에 본존불인 아미타여래상이 좌정을 하고 있으며, 왼편에는 관음보살상을, 오른편에는 대세지보살상을 놓고 있다. 삼존불의 크기는 1m 정도로 어른의 앉은키만 하다. 반가부좌상의 모습으로 앉아있는 모습은 전체적으로 균형감이 있다.


삼존불은 특징이 거의 일치하고 있어, 동시대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수줍은 듯한 느낌을 주는 전각과, 그 안에 좌정한 삼존불. 대웅전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음이 편안해진다. 아마 이 편한 느낌 때문에 절집을 찾아드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퍼붓던 비는 어느새 맑게 개었다. 또 다시 걸음을 옮기라는 것인지.


전남 곡성군 죽곡면 원달리 20에 소재한 태안사. 태안사는 『동리산태안사사적(桐裏山泰安寺事蹟)』에 의하면, 경덕왕 원년인 742년 2월에 이름 모를 스님 세 분이 세웠다고 전한다. 고려시대에는 광자대사가 절을 크게 늘려 지었는데, 이 때 절의 규모는 총 40여 동에 110칸이었다고 한다.

그 후 고려 고종 10년인 1223년에는 당시 집권자인 최우가 고쳐지었으며, 조선시대에는 숙종 10년인 1684년에 주지 각현이 창고를 새로 지었다는 기록 등이 보이고 있다. 태안사는 태종의 둘째아들인 효령대군이 머물렀던 곳으로도 유명하다. 그렇게 거대사찰인 태안사는 한국전쟁 때 전각 모두가 소실이 되고,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83호인 일주문과 능파각만이 남았다고 한다.


전남 곡성군 죽곡면에 소재한 고찰 태안사. 절 입구에 세워진 일주문은 전남 유형문화재 제83호이다. 현판에는 '동리산 태안사'라고 적었다

곡성으로 발길을 옮기다

2월 26일 토요일 오후, 일기예보에서는 비가 온다고 하더니 날씨만 좋다. 오랜만에 두꺼운 옷을 벗어버리고, 나들이하듯 답사 길에 올랐다. 그동안 몇 번이고 찾아가려고 예정을 잡았던, 곡성군 죽곡면에 소재하는 신라 때 창건 된 고찰 태안사를 찾아보기 위해서다. 곡성읍에서 태안사까지는 승용차로 30분 정도가 소요가 된다. 오후시간에 출발을 했으니 마음이 조급하기는 하지만, 오랜만에 맡아보는 봄 냄새를 즐기기로 했다.

태안사 매표소에서 태안사까지는 2km 정도의 비포장 길이다. 계곡으로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걷다가보면, 태안사 입구 계곡 위에 걸린 능파각을 만나게 된다. 계곡 중간에 그늘진 곳에는 얼음이 채 녹지 않았다. 헌데 계곡에는 시뻘건 흙탕물이 흐르고, 연신 커다란 트럭들이 드나들고 있다. 태안사 입구 계곡을 정비하는 모양이다.



일주문 안 쪽 굵은 기둥 윗부분에는 양편에 용머리가 조각되어 있다. 굵은 기둥 양편에는 보조기둥을 세웠다

한국전쟁을 피해간 일주문

능파각을 지나 200m 정도를 올라가면 태안사의 일주문을 만나게 된다. 현재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83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일주문. 몇 사람인가가 답사를 나온 듯, 일주문 곁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절 입구에 세워놓는 일주문은, 속세와 불계의 경계를 표시하는 의식적인 상징물이다.

한국전쟁 때 태안사의 그 많던 전각들이 다 소실이 되고, 계곡 위에 걸린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82호인 능파각과 이 일주문만 남았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일주문을 바라보는 마음이 무엇이라 표현할 수가 없다. 맞배지붕으로 꾸민 일주문에는, ‘동리산태안사 (桐裏山泰安寺)’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일주문 안에 조각된 다포식으로 된 공포

우선 안내판에서 일주문에 대한 설명을 읽어본다. 항상 어느 문화재를 만나든지, 먼저 안내판부터 살펴보는 것이 버릇이 되었다. 그래야 그 문화재가 갖고 있는 특성이나, 어느 것을 중점적으로 살펴야 하는지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작은 일주문 안에 숨겨진 화려함

일주문은 연못을 끼고 돌아 계단을 오르면 돌로 쌓은 기단 위에 세워져 있다. 요즈음 절을 들어가다가 보면 위압적인 일주문들을 볼 수 있는데, 태안사의 일주문은 그저 산으로 오르는 작은 소로를 막아 경계를 삼았다. 그렇기에 장엄하지도 않고, 거대하지도 않다. 어느 고택의 일각문보다 조금 더 크다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이 일주문은 조선조 숙종 9년인 1683년에 각현대사가 다시 지은 후, 영월선사가 중수하였다. 그 뒤에도 1917년과 1980년에 보수를 하였다고 한다. 일주문을 처음 볼 때는 너무 작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렇게 큰 규모의 태안사였다는데, 너무나 초라하지나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일주문은 위로 갈수록 좁아지는 두 개의 굵은 기둥 위에, 정면 한 칸의 규모로 되었다. 기둥에는 양쪽 모두 앞뒤로 보조기둥을 세워서 무게를 분배하였다.


사람을 겉만 보고는 모른다고 했던가? 태안사 일주문을 올려다보고,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었음에 부끄럽다. 처마를 받치는 장식인 공포가 기둥 위와 기둥 사이에 있는 다포식이다. 이 작은 일주문 안에 숨겨진 화려함. 앞, 뒷면의 기둥 사이에는 3구씩, 옆면에는 1구씩 공포를 배치하여 전후좌우가 포로 꽉 찬 느낌이다.

양서로 된 살미첨차들로 내외 사출목의 공포를 짜서 화려함의 극치를 보이고 있다. 그 작은 일주문 안에 이렇게 화려함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일주문 내부의 천장 아래에는 용의 머리를 양편에 조각하여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 그 안에 청룡과 황룡이 마주하고, 속세에 찌든 사람들의 몸을 정결하게 만들고 있었던 것이다. 일주문을 들어서면서 절로 고개를 숙이고 손을 모은다. 작은 것을 보고 잠시라도 헛된 마음을 먹었던, 스스로를 반성하는 두 손의 모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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