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날 어머니가 끓여주시던 육개장이 그립다. 요즈음은 그런 육개장을 먹기가 쉽지가 않다. 어디를 가나 화학조미료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는 한다. 아주 가끔은 그 맛을 잊지 못해 지난날이 그립기도 하다. 그런 그리운 육개장을 만났다.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15-3번지에 소재한 동흥식당이라는 곳이다.

 

30년 전통의 이 집은 겉에서 보기에는 허름하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면 꽤 널찍한 실내공간에 항상 사람들로 붐빈다. 처음 이 집을 소개받고 들어갔을 때, 벽에 걸린 메뉴판을 보고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한 두 가지도 아니고 가득한 메뉴판 때문이다. 음식을 잘하는 집은 그리 종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웬 땀들을 그리 흘려

 

이 집 음식이 맛이 그만이라고 소개를 한 지인은

 

아마 이 집 육개장 한 그릇이면 만족할겁니다

육계장 한 그릇에 무슨 만족을?”

먼저 드셔보시고 이야기를 하세요.”

 

육개장 한 그릇에 무슨 만족을 할 만큼 대단한 맛일까 생각이 든다. 저녁시간인데 식당 안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하고 있다. 고기를 굽는 사람도 있고, 육개장을 먹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육개장을 먹는 사람들 대두분이 땀을 연신 닦아가면서 먹는 모습이 보인다.

 

 

 

육계장을 먹으면서 웬 땀을 저리 흘린데?’

 

속으로 생각을 하면서 육개장을 주문했다.

 

나라고 다를 것이 없어

 

반찬이 들어오는데 상당히 정갈하다. 이 집은 모든 반찬을 직접 만든다고 한다. 반찬 몇 가지를 하나씩 맛을 본다. 조미료 맛이 나질 않는다. 우선을 그것 하나만 갖고도 기대가 된다. 8가지나 되는 반찬을 가지런히 놓는다. 흡사 가정식 백반을 먹을 때의 찬과 같은 종류이다. 꼬막, 김치, 깍두기, 냉이무침, 감자조림 등등

 

 

 

육개장이 나왔다. 그런데 이건 좀 다르다. 그동안 숱한 식당에서 먹던 육개장의 모습이 아니다.

 

들어보세요. 옛 말 그대로입니다

 

굳이 지인의 설명이 없어도, 옛 맛이 날 듯하다. 속을 저어본다. 꽤 많은 양의 내용물이 그득하다. 우선 밥을 말고 먹어본다. ‘이거 그렇게 그립던 어머니의 육개장 맛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열심을 내어본다. 맵다. 나라고 땀이 안 날까? 다르지 않다. 머리서부터 땀이 나기 시작한다. 주문을 하면 이것보다 더 맵게도 된다고 한다.

 

옛 맛 그대로인 동흥식당 육개장. 이 집은 육개장과 생태찌개가 최고라고 한다. 입맛이 떨어질 때 와서 한 그릇 먹으면 입맛이 돌아온단다. 그럴 만도 하다. 술 마시고 난 뒤 먹는 생태찌개도 일품이라는 것. 말 하지 않아도 알만하다. 육개장 한 그릇과 반찬만으로도 충분히 이 집의 음식솜씨를 알아볼 수있다 .

 

음식 한 그릇이 주는 행복. ‘식도락가라는 사람들이 왜 음식 하나를 먹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니는지. 이런 소소한 행복이 있어, 세상이 즐거운 것은 아닌지.

 

 

주소 ; 수원시 팔달구 팔달로15-3번지

연락처 : (031) 256-1193

점심시간이 되면 항상 고민을 하는 것이 오늘은 무엇을 먹어야 할까? 라는 질문이다. 사무실 주변의 식당을 벌써 5개월이 넘게 헤매고 있지만, 딱히 입맛에 드는 음식이 흔치가 않다. 오늘(5월 14일) 도의회에 들렸다가 일행들과 함께 옛날식 짬뽕을 파는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봄비도 내리는 후줄근한 날. 따듯한 국물이 일품이라는 옛날식 짬뽕을 한다는 집으로 찾아갔다.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골목에 후줄근한 식당이다. 세지로 243번길 ‘대흥각’이라는 중국집이다.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짬뽕

 

옛날 어릴 적에 먹던 짬뽕에는 돼지고기가 들어있었다. 학생 때 참 많이도 먹던 자장과 짬뽕이 아니던가. 지금도 그 때의 맛을 놓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그 시절이 그리운 이유도 있을 것이다.

 

식당 안에 들어가니 한 편에 목이 부러진 선풍기를 받침대를 만들어 바람을 낼 수 있도록 하였다. 그것만 보아도 이 집이 상당히 오래 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가 있다. 간판에는 ‘30년 전통의 자장면’이라고 했다. 두 노인 양주가 운영을 하는 집이다. 식당 안에 테이블은 고작 4조. 그것도 비좁다.

 

 

30년 동안 한 자리에서 장사를 한다는 대흥각의 실내와 선반에 올려놓은 목부러진 선풍기

 

한편으로는 방이 길에 자리를 잡고 있다. 3사람이 들어가 짬뽕 2 그릇과 자장 1 그릇, 그리고 군만두를 시켰다. 식당 안을 둘러보아도 어림잡아 상당히 오래된 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차림표는 그동안 몇 번을 고쳤는지 흰 종이로 요금표를 써 붙여놓았다. 짬뽕은 4,500원, 자장은 3,500원, 그리고 군만두는 4,000원이다.

 

겉보기와는 다른 담백한 맛

 

답사를 다니다가 보니, 그동안 얼마나 많은 식당을 거쳤는지 헤아릴 수가 없다. 전국의 내노라 하는 집들도 상당히 들려보았다. 그러면서 늘 생각하는 것은, 겉만 보고 음식의 맛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겉보기와는 달리 상당히 감칠맛 나는 음식들이 상당히 많았기 때문이다.

 

 

군만두와 짬뽕

 

먼저 군만두가 나왔다. 그런데 일반적인 군만두와는 다르게 색이 짙다. 그리고 껍질도 상당히 단단하다. 그래도 한 입 베어 물었다. 만두 속이 실하게 차 있다. 집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군만두이다. 맛이 담백하다. 이어서 나온 짬뽕은 양이 푸짐하다. 딴 집의 두 배는 양이 될 것만 같다.

 

야채를 잘게 잘라 넣어 끓여서인가? 야채의 양이 상당한데도 거북하지가 않다. 바로 뽑는다는 면발도 상당히 쫄깃하다. 돼지고기며 홍합, 그리고 각종 해산물들이 들어있다. 먹으면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그러면서도 전혀 느끼하지가 않다. 기름을 최고로 좋은 것을 쓰기 때문이란다. 30년 전통의 맛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쫄깃한 면발에 돼지고기까지 곁들인 담백한 맛을 내는 짬뽕

 

비가 오는 날 우연히 찾아들어간 30년 전통의 자장면집. 물론 짬뽕 한 그릇을 맛있고 배불리 먹고 나왔지만, 가격 또한 착하다. 30년이란 세월을 그렇게 한 곳에서 장사를 하신 분들이니, 오죽이나 정성스레 음식을 만드실까? 다음에 이 집을 찾아갔을 때는 시간을 내어 두 분 어르신의 살아오신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아야겠다. 비가 오는 날 담백한 맛에 취한 짬뽕 한 그릇. 그래서 세상은 살맛이 나는 것인지. 짬뽕 한 그릇이 준 행복함이다.

(주) 짬뽕을 먹어가며 휴대폰으로 찍었더니 사진이 질이 안 좋습니다. 알아서 보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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