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베이스[database]란 일반적으로 ‘DB’라고 약자로 많이 적는다. 데이터베이스는

자료 기지 또는 자료틀. 보통 DB라고 약칭한다. 동시에 복수의 적용 업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복수 이용자의 요구에 호응해서 데이터를 받아들이고 저장, 공급하기 위해 일정한 구조에 따라서 편성된 데이터의 집합이다. 기업이나 조직체의 활동에 필요 불가결한 자원이 되는 정보에 대한 다양한 요구에 응하기 위해 대량의 정보를 수집, 관리하여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다.」라고 설명을 하고 있다.(다음 백과사전)

데이터베이스란 언제나 그 자료에 대한 가장 최근 의 것, 혹은 가장 정확한 것이라야 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생각이다. 그런데 한 나라의 문화재를 총괄하고 있는 관계부처에서 제대로 된 사진하나를 데이터로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하면, 쉽게 납득이 가는 이야기일까?

문화재청 데이터베이스 검색. 강경 미내다리

데이터베이스는 관리가 잘 되고 있을까?

전국을 다니면서 문화재를 답사하고, 그것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다음 뷰에 글을 송고한다. 문화재라는 특성상 글을 쓰기 위해서는 문화와 관련된 단체의 홈페이지 등을 꼼꼼히 살펴보고는 한다. 글을 쓰기 위해서 내가 찾아보는 자료는 문화재청, 해당 지자체 사이트, 그리고 현장의 안내판 등이다. 그리고 혹 시간적 여유가 있거나, 운이 좋을 때는 근처에 계신 분들의 이야기도 빠트리지 않고 챙겨온다.

문화재청의 문화재 소개나 해당 지자체의 관련 사이트, 그리도 현장의 안내판 등도 모두 데이터베이스에 속한다. 그런데 다니면서 보면, 잘못된 자료가 너무 많다는데 대해 놀랍기만 하다. 적어도 한 나라의 문화재를 설명하는 자료가 잘못되어 있다면, 그것을 이해 할 수가 있는 것일까?

다니면서 잘못 된 안내판 등을 수도 없이 관련 단체에 전화를 해 시정을 요구하고는 했다. 그동안 꽤 많은 자료들을 고치기도 했지만, 매번 이렇게 전화를 하는 것도 번거롭다. 또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보면 가끔 본의 아니게 말투가 거칠어지기도 하고, 말끝이 올라가기도 하는 일이 있다 보니 그도 반가운 일은 아니란 생각이다.


문화재청 데이터베이스에 소개된 미내다리 사진

최고기관인 문화재청, 데이터베이스 관리 꼼꼼히 살펴야

오늘 강경 미내다리 글을 쓰기 위해 여기저기 조사를 하다가, 문화재청 ‘문화유산지식’이라는 카테고리에 들어가 미내다리의 설명을 보았다. 물론 미내다리의 설명으로 본다면 가장 신빙성 있는 곳이 문화재청이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모든 문화유산을 총괄하고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모든 문화유산이라고 해서 문화재청에서 일일이 관리를 하는 것은 아니다. 국보나 보물, 중요민속자료, 중요무형문화재, 사적, 천연기념물 등 그중 가치가 중요한 것은 문화재청에서 직접 관리를 하고, 지방의 유무형문화재나 기념물 등은 광역자치단체에서 관리를 한다.

그렇다고 지자체에서 관리를 한다고 해서, 그 가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문화재란 그것이 어떤 분류에 속해있던지 모두가 소중한 문화유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내다리 자료를 보니 사진이 이상하다. 문화재청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사진은 복원이 되기 전에 찍은 사진이다. 논산시청을 들어가 보았다. 현재의 미내다리 모습이다.

논산시청의 미내다리에 소개된 사진

그렇다면 문화재청은 이 미내다리의 원래 모습을 그대로 놓아두어야만 했을까? 당연히 아니다. 그 자료도 소중하겠지만 복원 전의 모습과 복원 후의 모습이 있었다면, 더 훌륭한 데이터베이스였을 것이다. 문화재를 관리하는 최고 기관의 데이터베이스가 이토록 허술하게 관리가 되고 있다면, 이 문제가 그냥 넘어가도 좋을만한 것일까?

수많은 사람들이 들어와 보고 가는 곳이다. 더욱 요즈음 우리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전국을 수많은 블로거들이 찾아다니면서 답사하고 글을 올리고 있다. 꼭 블로거가 아니라고 해도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문화재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문화재청도 항상 새로운 모습의 자료를 구축하고 그것을 올려주어야 한다. 그 길만이 온전한 데이터베이스의 관리라는 생각이다.

논산에서 강경읍으로 가다가 보면 중간에 채운면을 지나게 된다. 이곳에서 강경읍으로 들어가기 전 채운교를 비켜 서 조금 거슬러 올라가면 다리가 있는데, 바로 강경 미내다리이다. 이 미내다리는 강경의 대표적인 문화유적이다. 현재 충남 유형문화재 제11호로 지정이 되어있다.

미내다리는 조선 영조 7년인 1731년에 건립된 것으로 비문에 전한다. 일명 ‘조암교(潮岩橋)’라로도 불렀던 미내다리는 이곳을 흐르는 하천명이 미내천이라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여지승람』에는 ‘미내다리가 있었는데 조수가 물러가면 바위가 보인다 해서 <조암교>라 했다'는 기록이 있다. 이곳은 강경포구가 있던 곳으로 조수의 왕래가 심했으며, 수많은 배들이 이 미내천을 이용해 교역을 감행하였다.


개들도 생선을 물고 다니던 강경포구

강경포구는 한 때는 우리나라 상권을 대표하는 포구의 장 중 한곳이었다. 포구에는 객주집들이 즐비했으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는지, 그야말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는 것이다. 선창에는 잡아온 물고기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며, 지나는 개들도 생선을 물고 다녔을 만큼 그렇게 풍요로운 곳이었다고 전한다.

그런 강경에 교량이 놓이기 이전에는 장마철이나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릴 때면, 홍수와 눈이 쌓여 교통이 두절되고 인명의 피해가 자주 발생하였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강경사람 석설산과 송만운이 주동이 되어, 황산의 유부업과 스님인 경원, 설우, 청원, 그리고 여산의 강명달, 강지평이 다리를 놓기 시작해 1년 미만에 공사를 완성하였다 한다.




미내다리는 세 개의 아치형 교량 중 가운데가 크고 남북 쪽이 약간 작다. 받침은 긴 장대석을 쌓아 올리고 그 위에 홍예석을 돌려 구름다리로 축조하였으며, 석재는 40㎝×50㎝×110㎝ 내외의 장대석을 사용하여 만들었다. 홍예 사이의 간지에는 드러난 면이 35㎝×150㎝ 정도의 장대석을, 잘 치석하여 반월형의 둘레에 따라 돌을 사다리꼴로 쌓았다. 부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돌만으로 맞추어 아치를 형성케 한 축조방법은, 당시 선조들의 재주가 과학적으로 얼마나 뛰어났는가를 짐작케 한다.

염라대왕이 ‘미내다리를 보고 왔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사람이 죽어 염라대왕 앞에 나아가면 ‘강경 미내다리를 살아생전 보고 왔느냐?’고 묻는다고 한다. 이 정도로 강경장은 포구를 끼고 발달한 장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고, 미내다리는 그 장을 연결하는 중요한 통로였다. 미내다리가 망가져 사람들이 통행을 뜸하게 할 때, 이 미내다리 돌을 가져다가 집에 쓰려고 했던 사람들은, 갑자기 마른하늘에서 천둥이 치고 벼락을 쳐 공포에 떨고는 했다는데, 거기는 다음과 같은 전설이 전하다.



미내다리가 없어 늘 통행에 어려움을 겪던 사람들이 두 청년을 시켜 다리를 놓게 하였다. 다리를 다 놓고 보니 경비로 걷어준 엽전이 남았는지라, 두 청년은 이를 나중에 다리를 보수할 때 쓰리라 생각하고 다리 밑에 묻어두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중 한 청년이 시름시름 앓기 시작해, 온갖 좋다는 약을 다 써 보았으나 차도가 없었다. 그 때 같이 다리를 놓은 친구가 우선 사람을 살려야겠다는 생각으로 돈을 묻어둔 곳으로 가, 다리 밑을 파보았으나 엽전은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가면서 병석에 누운 청년은 더욱 병이 악화되다가 구렁이로 변해버렸다. 그리고 미내다리 밑으로 들어가 흔적이 사라져 버렸다.

사람들은 폐교(廢橋)가 된 미내다리 돌을 갖다 쓰려고 하면 벼락이 치고 날이 어두워져, 놀라 다시 돌을 제자리에 갖다 놓으면 벼락이 그쳤다고 한다. 그때부터 미내다리의 돌은 ‘구렁이 돌’이라고 하여 아무도 건드리지 않았다.

난 추석날 미내다리를 건넌다.


아마 이렇게 청년이 구렁이가 된 것은 미내다리 밑에 묻어두었던 엽전을, 몰래 꺼내서 약값으로 사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미내다리는 정월 보름날 다리를 자기 나이수대로 왕복을 하면, 그 해에는 액운이 소멸된다고 한다. 또한 추석 날 이 미내다리를 일곱 번을 왕래하면 행운이 온다는 속설이 전하고 있다.

우리 풍습에는 정월에 ‘다리밟기’라는 놀이가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리를 밟으며 건강을 기원한다. 미내다리를 건너는 것도 그러한 놀이에서 연유가 된 속설로 보인다. 이번 추석에는 미내다리를 일곱 번 걸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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