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에 있는 고달사지는 몇 번인가 가보았다. 모처럼 긴 연휴를 맞아 여주에 들렸다가 단종임금이 귀향 길에 걸었다는 길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 고달사지를 향했다. 바쁜 일도 없으니 카메라 하나만 둘러메고 그냥 천천히 뒷짐을 지고, 자연의 소리를 들으면서 걷고 있었다. 그런데 앞쪽 쓰레기더미에서  무엇인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쓰레기를 태운 자리에 움직이는 물체는 작은 개였다. 털이 그리 길지 않은 것으로 보아, 아직 어린 것 같다. 그런데 어쩐일로 저렇게 쓰레기더미를  뒤지고 있는 것일까? 인기척이 나자 연신 뒤를 돌아다보면서 도망을 간다. 그 모습이 영 활발하지가 않다. 걷는 모습이 무언가 불편한 듯도 하고, 많이 굶주린 녀석만 같다. 그러더니 차가 지나는 길목에 주저 앉아버린다. 아마도 힘이 들었는가 보다.


어린 개 한마리, 왜 여기 있을까?

차가와도 꼼짝도 하지 못한다. 그냥 발발 떨고만 있다. 내 보내려고 해도 고개를 외면한 체 떨고만 있는 녀석. 도대체 이 녀석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쓰레기더미를 뒤지다가 놀라 도망을 가면서 뒤를 돌아다 보는 녀석
다리가 불편한지 오래 걷지를 못하고  찻길에 주저앉아 버린다 
자꾸만 뒷다리를 들어올린다. 얼마나 쓰레기더미를 뒤졌는지 입 주위가 온통 까맣게 변했다.

차가 지나가려 하는데도 도망을 가지 못한다. 불러도 꼼짝도 못하고 덜덜 떨기만 하는 것을 보니 학대를 당한 것만 같다. 겨우 차들을 비켜 보내놓고 가까이 다가가 보았다. 사람을 보는 눈에 불안한 감이 역력하다.

사람을 보는 눈에 불안감이 보인다. 겁에 질린 듯하다.

과자를 주었더니 한참 망설이다가 먹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과자 하나를 물고 도망을 가버린다. 과자를 먹을 때 보니 뒷다리에 철사 같은 것이 걸려있는 듯하다. 그래서 그렇게 다리를 자꾸 올려댄 것인지. 마을 개 같지는 않아보인다.  불러도 도망을 가버리고 마는 녀석. 어디로 가는 것인지. 눈에 밟혀 걱정스럽기만 하다.

(주) 혹 이 개를 잃으신 분이 있다면 여주 고달사지 옆 참숯가마 찜질방 근처로 가 보시기 바랍니다. 멀리는 가지 못할 듯 합니다. 그 곳에서 유기된 것으로 보입니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