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일까지 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 전시

 

견오백 지천년(絹五百 紙千年)’, 비단은 오백년을 가지만 한지는 천년을 간다는 뜻이다. 그만큼 우리한지의 우수성을 알리는 글이다. 한지의 우수성은 조선 시대에 한지로 만든 지갑(紙甲)’이라고 하는 갑옷이 있었다고 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지갑은 임진왜란 등 전쟁에서도 병사들이 착용하고 나갔다고 한다. <세종실록> <동국여지승람>, <국조오례의>에도 지갑에 대한 기록이 있다.

 

조선시대에는 수십 종이 넘는 갑옷이 사용되었다. 가장 많이 사용된 철갑(鐵甲)을 비롯하여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피갑(皮甲) 그리고 종이갑옷인 지갑이다. 종이갑옷인 지갑을 마련하려면 상당한 양이 종이가 필요했다. 지갑 한 벌을 본뜨는데 드는 종이가 휴지(休紙) 10(1근은 400~600그램), 이면(裡面)에 쓰이는 표지(表紙, 책 겉장) 1, 엮을 때 쓰는 면사(緜絲) 1, 이을 때 쓰는 황색 면사 1.5, 송지(松脂, 송진) 3되 등 엄청난 양의 종이가 들어가기에 지갑을 만드는 것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이외에도 갑옷의 종류에는 비단으로 만든 단갑(緞甲)과 무명으로 만든 삼승갑(三升甲), 목면갑(木綿甲) 등 많은 재료로 만든 갑옷이 사용되었다. 조선조에는 갑옷을 본인이 준비를 해야 하는 시기도 있었기 때문에 백성들은 자신의 갑옷을 제작하기 위해 많은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자신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한지로 만든 갑옷을 스스로 준비를 하기도 했다.

 

이렇게 질긴 한지를 갖고 작품을 만들어 전시를 하고 있다. 갑옷을 전시하는 것은 아니다. 한지인 닥종이를 이용하여 여러 가지 인형을 만들어 놓은 전시가 열리고 있다. 성인 실기강좌에서 배운 실력을 마음껏 자랑하는 닥종이의 옛 이야기전이 열리고 있다. 오늘(16)부처 415일까지 화성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닥종이 인형전을 찾아가보았다.

 

 

 

다양한 형태의 인형을 만날 수 있어

 

한지공예는 두꺼운 종이나 나무로 골격을 만들고 한지를 여러 번 바르고 오색 색지를 발라완성 하게 된다. 또 그 위에 갖가지 문양을 오려 붙여 모양을 내거나 사람의 형태를 만들어 그 위에 칠을 하고 얼굴의 표정을 그려 넣는 등 많은 작업과정을 거쳐 닥종이 인형이 와성된다. 하기에 닥종이 인형을 제작하려면 그 어느 것보다도 손이 많이 가야한다.

 

한지로 인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공정이 상당히 까다롭기도 하지만 많은 노력을 요하고 있다. 그런 다양한 형태의 공예품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즐거움이 배가된다. 하나하나가 수강생들의 정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하다. 닥종이 인형에 깃든 정성을 알기 때문이다.

 

한지공예는 작품 제작을 위한 재료의 구입이 용이하다. 한지공예는 실내장식을 위한 조형미와 일상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 생활용품으로서의 실용성을 함께 갖추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분야이기도 하다. 그런 우리전통 한지인 닥종이를 이용해 다양한 종류의 작품들을 제작해 전시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은 전시회

 

전시장을 돌아보다가 한편에 전시되어 있는 대작을 만나다. ‘정조대왕의 수원행차라는 제목을 단 이 작품은 닥종이 강습을 가르치는 작가 이용순의 작품이다. 작가 이용순은 전주한지문화축제운영위원(현재)이면서 ()한국종이접기협회 한국종이문화원 닥종이종형연구회장이다. 그동안 개인전 11회를 비롯해 35회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대한민국 종이공예 문화상품 공모전에서 특선, 금상, 대상 등을 수상했다.

 

전시되어 있는 닥종이 인형들을 보면 과거 우리네의 생활풍습을 엿볼 수 있다. 농악과 사물놀이는 물론 기도, 다정한 친구, 풋사랑, 대화 등 다양한 모습들의 인형을 만날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면 좋을만한 닥종이 인형전. 초봄의 따듯함이 나른하게 만드는 계절이지만 아이들의 손을 잡고 이 전시회를 찾아가보길 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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