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놀이 통해 선조들의 지혜를 배우고 익히다

 

우리민족은 지금은 설날과 추석을 가장 큰 명절로 여기고 있지만 옛날에는 설날과 정월 대보름을 가장 큰 명절로 여겼습니다. 정월 초하루부터 시작한 각종 놀이가 정월 대보름을 맞아 가장 왕성한 놀이로 발전하게 되는 것이죠

 

31일 오후. 행궁광장에서 열린 제29회 대보름 민속놀이 한마당에서 염태영 수원시장은 축사를 통해 대보름의 뜻을 이야기하면서 대보름은 일 년 중 가장 큰 보름달이 뜨는 날로 의미가 깊다고 하였다. 염태영 시장은 오늘 대보름을 맞이하여 연날리기, 윷놀이, 제기차기, 널뛰기 등 많은 놀이가 마련되어 있으니 모두 함께 즐기기 바란다고 했다.

 

정월 대보름을 우리는 흔히 상원일(上元日)’이라고 해서 1년 열두 달 가운데 정월의 보름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이는 설날을 그 해에 가장 첫날이라고 해서 원일(元日)이라고 한데서 기인한다. 새해 첫날인 원일을 보낸 속가에서는 음력 정월 2일을 귀신날이라고 해서 문밖출입을 삼가고 하루를 근신하면서 지냈다.

 

 

정월 초3일이 되면 하늘에서 평신(平神 =인간세계를 평안하게 만든다는 신)이 내려온다고 한다. 각 마을에서는 이날부터 풍장패들이 집집마다 다니면서 지신밟기를 한다. 지신밟기는 터를 관장한다는 <터주신>을 잘 다스려 한 해 동안 집안에 탈이 없고 안과태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굿이다.

 

만일 정월 대보름 전에 지신밟기를 하지 않아 터주신이 노하면 집안에 우환이 그치지 않고 동티(= 動土)가 난다고 하여 마을의 풍장패가 길을 나서는 기미가 보이면 서로 자신의 집으로 끌고 가려고 했다는 것을 보아도 정초 지신밟기는 매우 중요한 의식이었다. 그렇게 모든 놀이를 정월대보름까지 이어오다가 정월 열나흘날 밤이 되면 줄다리기와 답교놀이, 달집태우기 등을 한 것이다.

 

 

오후 2시부터 민속경기 등으로 놀이마당 열어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 전날까지도 봄기운이 완연하던 날씨가 비가 온 뒤라 그런지 찬바람이 심하게 불고 기온은 뚝 떨어졌다. 대보름민속한마당이 열리는 행궁광장은 바람이 막히는 곳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기온이 더 떨어 진듯하다 오후 1시경부터 연만들기와 떡메치기, 제기만들기, 가훈쓰기 등 부스에서는 각종 체험행사가 열렸다.

 

한편에서는 많은 연을 연결한 줄연을 하늘 높이 날리기 위해 애를 쓰지만 바람 때문에 쉽게 날아오르지 못한다. 염상덕 수원문화원장은 개회사를 통해 대보름 만속놀이 한마당이 벌써 29회 째를 맞이했다면서 바람도 불고 날씨가 춥지만 준비된 많은 놀이들이 있으니 모두 다 함께 즐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우리민족 대보름놀이의 완성은 달집태우기

 

이날 대보름맞이 행사장에는 수원시의회 김진관 의장을 비롯하여 많은 시의원들이 함께 자리했으며 이용영 장안구청장과 한상율 팔달구청장 등도 함께했다. 날이 춥기는 하지만 체험 부스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 기다리고 떡메치기 체험장은 긴 줄이 양편으로 늘어서기도 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보름 하루 전에 모든 사람들이 즐겨 참여하는 달집태우기를 할 수 없다는 점이다. 화성행궁은 국가문화재인 사적이고 바람까지 불어 이곳에서는 불을 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월 열나흘이 되면 마을의 공터에 달집을 세운다. 대나무와 솔가지, 짚을 이용해 쌓은 달집은 보름을 맞아 농사를 짓기 전에 해충을 없애는 기능을 갖기도 했지만 그보다는 해동(解冬=겨울을 녹인다)’의 뜻이 더 깊다. 달집태우기는 쥐불놀이와 함께 대보름을 맞이하기 전에 모든 재액을 태워버린다는 속설을 갖고 있기도 하다.

 

  사진 이용창

사람들은 라는 짚단으로 만든 것을 손에 들고 있다가 달이 뜨기를 기다려 제일먼저 달이 뜬 것을 본 사람이 망월(望月)이여를 외치면서 달집으로 달려가 불을 붙인다. 달맞이를 할 때는 임산부인 여자가 먼저 달이 뜨는 것을 보면 남자아이를 낳고, 병자가 먼저 보면 병이 완쾌된다고 한다. 또한 처녀가 달이 뜨는 것을 가장 먼저보고 소리를 치면 시집을 가고 총각이 먼저 보면 장가를 간다고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정월 대보름이 주는 즐거움으로 한 해의 풍요를 열어가는 날이기 때문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