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이 해도 한 달 남짓 남았다. 2017년의 달력도 마지막 한 장이 남았을 뿐이다. 이때쯤이면 사람들은 괜히 마음이 우울해지기도 하고, 일 년 동안 과연 무엇을 이루었는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기도 한다. 사람들은 덕담처럼 마지막 달을 잘 보내고 한 해의 유종의 미를 거두라고 한다.

 

시경(詩經)에 보면 미불유초 선극유종, 행백리자 반어구십(靡不有初 鮮克有終, 行百里者 半於九十)’이란 말이 있다. ‘미불유초 선극유종이란 시작이 없는 경우는 없지만, 끝까지 마무리 짓는 경우는 드물다는 뜻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를 바라는 마음을 말한다. 또한 행백리자 반어구십이라는 말도 있다. 백리를 가는데 있어 구십리가 절반이라는 말로 어떤 일이던지 처음보다 마무리 단계가 중요하다는 것을 비유하는 말이다. 즉 이 말은 유종의 미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으로 사용된다.

 

 

이 말은 진의 무왕(武王)이 나라가 강성해지자 점차 자만심에 빠진 것을 보고 한 신하가 무왕에게 간언을 했다고 한다.「《시경처음은 누구나 잘하지만 끝을 잘 마무리하는 사람은 적다.’는 말이 있습니다. 선왕들은 시작과 끝을 다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역사에는 처음에는 잘하다가도 끝마무리를 잘하지 못해 멸망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되었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의 지백(智伯) ()는 범()씨와 중항(中行)씨를 물리쳤지만 진양(晉陽)을 포위했다가 한··조 연합군에게 멸망당해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습니다. 오왕(吳王) 부차(夫差)도 회계(會稽)에서 월왕(越王) 구천(勾踐)에게 항복을 받고 애릉(艾陵)에서 제를 대파하였지만, 황지(黃池)의 회맹에서 송()에 무례하게 굴다가 결국 구천에게 사로잡혀 간수(干隨)에서 죽었습니다. 양혜왕(梁惠王)도 초와 제를 물리치고 조와 한의 군사를 제압한 뒤 12제후를 이끌고 맹진(孟津)에서 천자에게 조회하였지만, 결국 태자 신()은 죽고 자신은 진나라로 끌려가 억류되고 말았습니다. 이 세 사람은 공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시작은 잘했지만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라고 적고 있다(고사성어대사전 인용).

 

 

사람들은 어떤 일을 하던지 처음에 계획은 잘 세운다. 하지만 대개는 작심삼일(作心三日)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옛 고서에는 시작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결과가 중요하다는 이야길 한다. 그것이 바로 유종의 미이다. 이제 2017년도 12월 한 달이 남았다. 일 년 365일 중에 그 12분지 1이 남았을 뿐이다.

 

하지만 세월이 빨리 갔다고 허둥댈 필요는 없다. 이제 남은 시간동안 모든 것을 착실하게 마무리를 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하면 된다. 유종의 미란 세운 계획을 100% 달성하는 것이기 보다 최선을 다해 노력을 하고 그 결과를 소중히 생각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누가 한 해를 시작하면서 세운 계획을 100% 달성할 수 있겠는가?

 

 

이제 한 해의 마무리를 준비하면서 잊고 있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끄집어 내어보자. 혹 나로 인해 불편한 사람은 없었는지, 내 말로 인해 상처를 받은 사람은 없었는지를 생각해보고 그들에게 마음 속 깊이 반성하는 마음을 보내보자. ‘망년(忘年)’이란 연말에 그해의 모든 괴로웠던 일들을 잊자는 뜻으로 마련하는 자리가 아니던가? 한 해 동안 나로 인해 괴로움을 가졌을 모든 사람들의 마음 하나도 제대로 풀지 못하고 간다면 그것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더라도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이 아니다.

 

이제 한 달 남짓 남은 2017. 올 한해를 보내면서 정말로 가슴 뿌듯한 2017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자. 그리고 주변에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는 시간도 함께 갖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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