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다양한 인두화 작품을 그리는 작가, 이번엔 수원이다

 

조선시대부터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두화(우드버닝)’는 화로에서 달궈진 무쇠인두로 문양과 자연풍경 등을 그림으로 새기는 것을 말한다. 나무의 재질에 따라서 대나무에 그리는 것은 낙죽(烙竹), 나무에 하는 것은 낙목(烙木) 또는 낙화(烙畵)라고 한다. 인두화는 자칫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고도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미술작품이다.

 

자연친화적인 인두화는 예전에는 인두를 사용해 작업을 했지만 최근에는 납땜용 인두 대신 전기로 펜을 달구는 인두기인 버닝펜이 개발됨에 따라 간편하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인두화를 즐길 수 있는 소재들이 개발됨에 따라 다양한 동호회와 작가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는 추세이기도 하다.

 

인두화를 그리는 이건희 작가는 생태교통 마을인 팔달구 행궁동에 지미실용아트라는 공방을 차리고 있다. 여성 작가의 섬세한 손끝에서 아름답게 피어나는 수원화성과 각종 다양한 작품들. 여기저기 걸려있는 화성의 구조물들이 마치 현장에서 만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런 이건희 작가를 그동안 몇 차례인가 전시도 보고 직접 대화도 해보았다. 그런 작가가 이번에는 팔달구청 청사 1층과 2층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다.

 

 

 

청사에 놓인 수원의 시를 적은 인두화

 

그동안 이건희 작가가 작업을 한 것들을 보면 수원화성을 주로 그렸다. 작업공간에 가면 대형 작품들까지 모두 수원일색이라고 할 정도이다. 수원시청 청사 2층에도 걸려있는 이건희 작가의 인두화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천연소재인 나무를 이용해 작품을 그려냈기 때문이다. 그런 이건희 작가의 인두화 작품을 팔달구청 청사 1층과 2층에서 만날 수 있다.

 

살랑살랑 부는 바람을 타고

커다란 행궁을 지나

긴 성벽을 끼고

열차가 달린다

나는 왕이 되어 산책하는 중이다

 

전시되어 있는 작품 중 박수빈의 화성열차를 타고라는 시이다. 이렇듯 이번에 전시된 이건희 작가의 작품은 수원과 화성에 관한 내용들이다. 채색까지 곁들여 조성한 작품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그리고 그 작품에 실린 시인들의 내용을 읽어보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인두화와 접목된 시화. 나무재질을 이용한 인두화 시화라는 것을 접하면서 우리 문화예술의 다양함에 다시 한 번 감탄한다.

 

 

 

시인협회와 상의해 받은 시를 작품에 사용

 

수원과 경기도시인협회에서 받은 작품을 시화로 제작했어요. 인두화의 다양성을 표현하자는 것인데 반응이 좋아요

지난 19일 행궁광장에서 열린 수원자치박람회 때 만난 이건희 작가는 이번 팔달구청 인두화 작품 전시에 사용한 시는 시인협회에서 추천작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수원과 화성, 그리고 효와 정조 등에 관해 쓴 시들을 정리한 이건희의 인두화 시작품. 팔달구청에서 만나는 인두화의 새로운 모습이다.

 

전에 한 15년 정도 딴 계통 공예를 했는데 어느 순간에 인두화에 빠져들게 된 것이죠. 인두화는 나무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해 작품을 만드는 것인데 작품을 만들 때 나무가 타는 향이 좋아요. 딴 공예작품들은 많은 색을 갖고 있지만 인두화는 단순한 갈색이기는 해도 기법에 따라 다양한 색감을 표현할 수 있어요.”

 

2년 전쯤인가 작업실에서 만났던 이건희 작가가 한 말이다. 인두화를 하면서 나무지재에 버닝펜을 댈 때 타는 냄새가 좋았다고 환하게 웃으며 인두화의 좋은 점을 이야기하는 이건희 작가. 가장 풍요롭다는 추석인 24일 찾아간 팔달구청에 만난 이건희 작가의 수원과 화성을 소재로 한 인두화 시 작품. 팔달구청을 찾아가 인두화의 또 다른 매력을 찾아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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