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시장박람회가 열리는 화성행궁광장.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박람회장이 흥청거린다. 모인 사람들로 본다면 행사는 일단 성공한 셈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박람회장 안은 여기저기 음식을 차려놓고 먹는 사람들이 상당하니 말이다. 거나하게 술이 취해 들리는 노랫소리에 몸을 흔들고 있는 사람들. 축제장의 분위기는 썩 괜찮은 듯하다.

 

이런 축제장을 가면 지인을 만나기도 한다. 수원이라는 곳에서 몇 년을 돌아치며 현장을 누비다보니 이젠 가는 곳마다 인사를 하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 가끔은 바쁘게 현장을 찾아가다가 미처 인사를 하지 못해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해를 해주는 지인들이 고맙기 짝이 없다.

 

잘 계시죠? 사시는 곳에서 날마다 이렇게 축제가 열려 좋겠습니다

축제가 좋아요? 저희는 고통입니다

무슨 이야기 인고 하니 워낙 많은 행사가 열리는 곳에 살다보니 하루도 귀가 쉬는 날이 없다는 것이다. 거기다가 밤 9시가 넘어서도 음향을 키워놓고 행사를 하는 바람에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휴일에도 쉬지를 못해 노이로제가 걸릴 지경이라는 것이다. 행사를 할 때마다 고통을 당하고 있다면서 제발 딴 곳으로 행사장을 옮겨갔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긴 하루 이틀도 아니고 거의 하루가 멀다 하고 축제며 각종 행사가 벌어지는 곳이고 보면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로서는 고통이 따를 수밖에 없다. 음향을 워낙 크게 틀어놓고 밤 9시가 지나도 들리는 그 소리 때문에 나 역시 성질을 내기도 했으니 말이다. 화성 행궁광장과 연무대 앞은 늘 행사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어쩌다 한 번 보거나 듣는 사람들은 즐거울 수 있지만 연이어 그런 소리를 듣다보면 정신건강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을 듯하다.

 

축제가 아닌 고통이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주말과 휴일이면 어김없이 각종 행사가 벌어지고 있으니 마음 편히 쉬지를 못할 것이다. 그것도 한 곳도 아닌 여기저기서 행사가 벌이진다. 양편에서 밤늦게까지 들리는 소리는 소음일 뿐이다. 즐겁지도 않다. 오히려 그런 소리로 인해 짜증만 더할 뿐이다. 15일 찾아간 시장박람회장의 소음도 정도를 지나쳤다는 생각이다. 광장 무대에서 노래를 하는 소리도 적지 않은데 음식을 팔고 있는 곳에서 또 다른 노래자랑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축제란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여는 것이다. 축제를 열어 이 지역 사람들이 아닌 타 지역의 사람들이 찾아와 돈을 쓰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가 돼야한다. 그런 축제가 아니라면 굳이 많은 예산을 들여 민폐를 끼치면서 행해야 할 이유가 없다.

 

 

축제는 즐거워야한다. 모든 사람이 그 축제로 인해 행복함을 느낄 수 없다면 그것은 축제가 아니다. 그런데 고통이다라는 말이 그리 쉽게 나오는 것을 보면 이들은 이미 축제로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다. 즐겁지 않은 떼 모임. 그것을 축제라는 말을 붙여서는 안 된다. 내가 즐겁다고 남들 모두가 즐거운 것은 아니다. 나와 남이 함께 즐거워야 축제가 되는 것이다.

 

주민들이 고통스럽다고 표현할 정도의 쉬지 않고 벌어지는 각종행사. 물론 행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적당히 하자는 것이다. 지역경제에 도움도 되지 않는 그런 행사는 없애고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는 행사를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수많은 축제나 행사보다는 내실있는 축제 하나가 더 필요하다. 그것이 지역을 살리는 길임을 모르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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