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동안 해온 반찬봉사, 이대로 끝나나?

 

지동기동순찰대 사무실에 매달 두 번째 화요일과 네 번째 화요일 두 번씩 모여 반찬을 조리하는 지동 홀몸어르신 반찬봉사자. 이들을 자랑하고 싶은 것은 바로 이들의 환경과 마음가짐 때문이다. 타 지역 주민센터의 반찬봉사는 주로 부녀회 등이 맡아하고 있다. 하지만 지동의 반찬봉사를 하는 봉사자들은 순수봉사자라는 점에서 칭찬할만하다.

 

한 달에 두 번 34명의 찬을 조리해 배달까지 하고 있는 지동 반찬봉사는 외부로는 지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와 지동기동순찰대가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찬봉사를 하는 봉사자 11명 가운데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은 2, 기동순찰대원 2명이고 남은 봉사자들은 과거 기동순찰대원들이라는 점이다.

 

이들은 외부로 알려진 지역사회보장협의체나 기동순찰대의 임무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반찬봉사를 계속하고 있는 것은 순수한 봉사이기 때문에 더 빛을 발한다. 더욱 이들의 봉사는 수원시에서 지원을 받는 것이 아니고 자비와 후원금 등을 이용해 봉사를 하고 있다는 점이 딴 곳과는 다르다.

 

처음 봉사를 시작했을 때는 봉사자들이 21명 정도였어요. 그런데 지금은 11명이 봉사를 하고 있죠. 봉사자들이 자비를 모아 찬을 조리하고 있는데 후원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사실 어려워요. 저희 지동 반찬봉사는 매달 두 차례씩 6~8가지의 찬을 마련하고 있고, 늘 국과 탕을 두 가지 정도 하고 있거든요

 

 

요구하는 어르신은 많은데

 

지동의 각종 행사는 물론 봉사라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지동 반찬봉사자들 중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박경숙 회원은 봉사자들의 봉사정신이 정말 뛰어나다고 한다. 찬을 봉사하는 날이 되면 각자 집에서 들고 온 간식거리와 먹을 것을 나누며 배달할 반찬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동이 왜 딴 곳과 다른지 그 이유를 알만하다.

 

수원시에서 노인인구가 가장 많은 지동이기 때문에 그만큼 반찬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이 많은 곳이 지동이다. 현재 34명의 어르신들께 반찬을 배달하고 있지만 처음에는 20명에게 하기로 정하고 시작을 했다고 한다. 그 인원이 늘어나 두 배 가까이 되었지만 아직도 반찬을 필요로 하는 어르신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반찬을 배달해 줄 수 없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아 걱정예요. 저희 봉사자들이 자신들이 기금을 모아서 하는데 무작정 인원을 늘릴 형편이 아니잖아요. 생각 같아서는 요구하시는 분들 다 해드리고 싶죠

 

그럴 수 없는 것이 마음 아프다고 하는 봉사자들. 하루 전날부터 준비를 해 화요일에 용기에 정성껏 담아 집까지 일일이 배달을 해드린다. 반찬을 받는 어르신들이 드시기 좋게 조금은 딱딱하지 않은 찬을 준비하는 것도 이들의 몫이다. 그만큼 모든 것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서 찬을 조리한다.

 

 

올해까지만 계속할거예요

 

이번에 준비한 반찬은 모두 7가지이다. 사댕이김치찜과 단무지고추잎짱아찌, 햄소세이지복음, 파프리카마늘짱아찌, 짠지무. 미역국과 계란탕이라고 한다. 바닥에 비닐을 깔고 그 위에 용기를 늘어놓은 후 빠른 솜씨로 포장을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그동안 이들이 얼마나 봉사를 많이 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올 연말까지만 반찬봉사를 하고 접겠다고 하는 회원들. 도움을 받지 않고 자신들이 직접 사비를 들여 봉사를 하다 보니 이젠 더 이상 반찬봉사를 하기 어렵다고 한다. 몇 년째 봉사를 해온 봉사자들의 숫자가 자꾸 줄어들면서 각자가 부담해야 하는 몫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딴 곳과는 달리 순수봉사로 지속해 온 지동 반찬봉사. 봉사를 접겠다고 이야기하는 봉사자들은 우리가 그만두면 앞으로 반찬을 배달받던 어르신들이 어떻게 하실지?”라면서 말을 잇지 못한다.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이들의 마음이 더 편치 않을 듯하다. 그동안 반찬을 받아오던 어르신들에게 앞으로 누가 이렇게 영양가 있고 입에 맞는 반찬을 제공할 것인지. 그 또한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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