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뒤집어쓰며 도배 및 장판 시공해

 

25일 오전, 문자가 하나 들어온다. “오늘도 지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가 도배봉사를 하고 있어요” 문자를 보낸 장본인은 지동행정복지센터 이승란 맞춤형복지팀장이다. 한창 기사를 쓰고 있는 시간에 고민이 생겼다. 현장을 찾아갔다 오면 두 시간 이상을 소비해야 하는데 오늘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메라를 챙겨들고 자리를 털고 일어선다. 지동사회보장협의체가 한 달에 한 번 지동 관내에 거주하고 있는 어려운 사람들의 집을 찾아 회원들이 주머니를 털어 도배며 장판 등을 새로 꾸미는 일을 한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이승란 복지팀장과 김충영 주무관과 동행하여 팔달구 팔달문로 42번길 22에 소재한 한 아파트의 310호를 찾았다.

 

18평 정도의 아파트 실내는 먼지가 가득하다. 집안 전체의 쓰레기 등을 들어내고 모든 벽지를 다 떼어내고 있다. 아파트를 지은 지 오래되어 벽지가 세 겹이나 발라져 있어 벽지를 뜯어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고 한다. 안에서 마스크를 쓰고 벽지를 뜯어내고 있던 지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민간위원장인 수원제일교회 유권신 목사가 밖으로 나온다.

 

“오늘 공사가 적은 일이 아니네요”

“몇 시부터 시작하신거예요?”

“아침 8시부터 모여서 시작했어요. 청소하는 분들까지 모두 11명이 봉사를 하는 것이죠”

“하루 종일 하시겠네요”

“오후 세 네시까지는 해야 할 것 같아요”

 

도배에 장판까지 모두 자비로 봉사

 

이곳에 거주하는 주민은 올해 63세의 장아무개(남, 63세)씨이다. 몸이 불편하여 일을 할 수 없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고 한다. 아파트는 여동생의 명의로 되어 있으며, 여동생이 찬 등을 조리해 갖다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몸이 불편하다보니 집안조차 제대로 치우고 살기 어렵다고 한다.

 

“수병원에 이야기를 해서 MRA를 촬영하기로 했어요. 이 분이 이직 결혼도 하지 못하고 혼자 사시기 때문에 주변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분들이 있어서요. 척추에 이상이 있다고 하는데 촬영비용은 4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하네요. 본인이 10만원 정도 부담하고 모자라는 비용은 협의체를 통해 마련하려고요”

 

김충영 주무관은 장아무개씨가 몸이 상당히 불편하여 생계를 위한 활동도 할 수 없다고 한다. 먼지가 많이 나긴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큰 방은 말끔하게 도배가 되어있고 등까지 교체를 했다고 한다. 천정까지 모두 뜯어낸 벽은 물이 새는 곳까지 있다고 한다. 작은방에서는 도배공들이 도배를 하느라 분주하다.

 

한 달에 한 가정씩 협의체에서 봉사

 

지동사회보장협의체와 제일교회 노을빛복지재단은 한 달에 한 가정씩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정을 찾아 본인들이 경비를 마련하여 청소와 도배, 장판까지 새로 깔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아무개씨의 집 환경개선을 위해 필요한 금액만 해도 200만원 정도라고 한다. 아침 일찍 다녀갔다는 박란자 지동장도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 중 도움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을 찾아 도움의 손길을 연결해 주고 있다.

 

원도심인 지동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기에 그들 전체를 일일이 도움주기가 버겁다고 한다. 그렇지만 나몰라라 놓아둘 수가 없어 사회보장협의체원들이 몸소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장아무개씨는 군에서 제대한 후 군에서 배운 용접기술로 근근이 살아왔다고 한다. 하지만 나이를 먹고 몸이 불편하다보니 이제는 노동을 하기도 어려운 처지가 되었다는 것이다.

 

수원제일교회 노을빛복지재단을 통해 도배며 장판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는 현장. 그렇게 많은 먼지를 뒤집어쓰면서도 웃으면서 작업을 하고 있는 봉사자들이 있어 지동은 사람이 살기 좋은 마을임에 틀림없다. “밖에서 보는 지동과 실제로 들어와 만나게 되는 지동은 자르다”는 박란자 지동장의 말처럼, 지동은 정이 깊은 마을이다.

최신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