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밥의 생존방식을 작품에서 묘사해

 

작가 임동현은 2000년 한양대학교 법학 대학원을 수료했다. 그런 그가 2017년 한양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현재는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사회적 상식으로는 조금은 이해하기 힘들다. 2015년부터 전시를 시작한 작가는 팔달구 행궁동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에 전시한 오늘의 밥전이 6번째 전시가 된다.

 

24일 오후 찾아간 전시실에는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외국인 관람객을 만날 수 있었다. 글이 짧아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설명을 하는 분이 미술에 상당한 조예가 있는 듯하다. 늘 살아가면서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면 남들과 같이 반듯한 외국어 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인데, 이제 후회를 한들 무엇하겠는가?

 

작가 임동현의 오늘의 밥전은 마치 걸개그림에서 자주 보아오던 낯익은 풍경이다. 마치 판화와 같이 그려진 작품 속에는 밥의 간절함이 배어있다. ‘이란 인간이 살기 위해 끼니로 먹고 살아야 할 먹거리이다. 살기 위해서는 누구나 먹어야 하고,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쌀 등 곡식을 불에 불려 끓여내는 가장 중요한 음식 중 하나이다.

 

 

밥은 경제적, 사회적 신분의 차이가 생긴다

 

밥의 이면(裏面)누구나(보편성)’의 환상은 깨지고 음식취향과 음식관행은 경제적 측면뿐만 아니라 사회적 신분에 기초한 문화적 성향의 산물임을 삶의 현장에서 확인한다고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밝히고 있다. 즉 모든 밥에는 생존방식이 배어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작가는 모든 밥에는 낚싯바늘이 있다는 소설가 김훈의 글이 마음을 울린다고 표현하고 있다.

 

<어느 하청 노동자가 남기고 간 아이스백에 담긴 도시락과, 밀린 월세로 자살을 선택한 일용직 노동자의 전기밥솥까지. 나는 밥벌이가 힘겹고 슬픈, 모든 이들의 힘겨운 밥 한 술을 기록한다. 나는 밥 먹기의 비애와 밥 먹기의 유흥을 의도적으로 비교한다. 한 끼에는 유회와 놀이 또는 고급정보교환과 사교가 있는 밥에서, 생존에 치인 침묵의 밥, 허기를 신속히 때우기 위한 이동식 밥까지. 한 끼에는 다양한 층위가 있음을 나의 작업은 말했고, 말하고, 말해야 하고, 말할 것이다>

 

 

작가의 작품속에는 그러한 인간의 다양한 종류의 밥을 그려내고 있다. 그 중에는 흔히 민초들이 살기 위해 힘겹게 먹어야했던 찬밥이 존재한다. 작가의 작품명을 보면 거리 밥’, 컴퓨터 자판을 앞에 놓고 먹는 모니터 밥’, 상 위에 놓인 신문을 보며 먹는 신문 밥’, 상이 없이 맨 바닥에 음식을 놓고 먹는 어두운 밥등이 있다는 것이다.

 

작가 임동현은 현실의 밥에 비애가 있는 한 나는 목탄의 거침으로 밥벌이의 힘겨움을, 스크래치로 사람들의 상처와 삶의 흔적을, 캔버스간의 비교로, 삶에 대한 기록을 그려왔고, 그리고, 그려야 하고, 그릴 것이다. 보이지 않는 곳, 시선 받지 못한 곳에서 먹는 끼니를 드러내어 그들의 존재를 담아내는 것이 내 삶의 입증이다라고 했다.

 

 

61일까지 대안공간 눈 제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어

 

사람들은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먼저 생각한다. 그리고 미술작품이 되었던지 사진이 되었던지 작품을 보면서 감탄을 자아내게 만드는 것을 선호한다. 하지만 작가 임동현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감탄이 나오지 않는다. 치열하게 생존을 위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민초들의 삶의 모습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작품속의 인물들을 보면서 그동안 사람들의 삶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한다. 작품속의 오늘의 밥이 그대로 가슴으로 전해오기 때문이다. 작가의 작품에는 여러 형태가 있다. 많은 작품들은 아름답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하지만 임 작가의 작품을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한 끼에는 다양한 층위가 있음을 나의 작업은 말했고, 말하고, 말해야 하고, 말할 것이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작품속에서 만나는 밥은 민초들의 밥이다. 호텔 그릴이나 값비싼 레스토랑이 아닌, 길바닥에 주저앉아 생존을 위해 먹어야만 하는 밥이다. 그런 작품속의 밥들이 오늘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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