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버섯, 이름만 들어도 건강이 따라오는 듯하다. 지난 11월 14일은 양양지역 답사를 하다가 양양 5일장을 들렸다. 그곳에서 여러 가지 자연산 약초 등을 판매하는 난전에 놓은 버섯가운데 유난히 눈을 끄는 것이 있다. 바로 상황버섯이다. 올 봄부터 산을 따라다니다가 조금씩 알게 된 것이 바로 더덕, 버섯 등 우리 땅에서 자생을 하는 식물들이다.

더덕이야 수도 없이 캐서 먹었다고 해도, 아직은 상황버섯은 직접 따보지는 못했다. 기껏 따보았다는 것이 말굽버섯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얼마 전인가 상황버섯을 구할 수 있었다. 크기는 그리 크지 않으나 그래도 무게가 있어 300g 정도는 족히 될 만한 크기다. 그것을 그날로 술을 담가버렸다.

상황버섯으로 담가 놓은 술

알고 보니 100g에 50~100만원이라니

산을 다니면서 가끔은 그 귀하다는 산삼도 몇 뿌리 캔다.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산삼이라고 냄새는 가히 일품이다. 가끔 답사에 동행을 하는 아우 녀석은 그 산삼효과를 톡톡히 보았다고 하는 것을 보면, 역시 산삼은 다른가 보다.

이야기가 삼천포로 흘렀지만, 그 상황버섯을 술로 담가놓고 언제나 저것을 먹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에 양양 5일장에서 상황버섯의 가격을 듣고는 더 큰 고민에 빠져버렸다. 상황버섯을 판매하는 분의 이야기로는 “1kg에 700만원이고요. 시중에 가면 천만 원을 받을 수 있어요. 이것 오대산에서 따온 것입니다“ 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내가 술을 담가버린 상황버섯도 바로 그 오대산에서 채취를 한 것인데, 그럼 300g 정도면 최하 150~300만 원 정도가 나간다는 소리가 아닌가. 아무리 헐게 잡아도 150만원은 된다는 이야기인데, 갑자기 머리가 하에 진다. 그 때부터 아무런 말도 들리지가 않는다. 빨리 집으로 돌아가서 담가놓은 상황버섯 술이 보고 싶어서이다.


상황버섯, 300g 정도의 버섯의 위와 아래. 사진을 찍겠다고 술에서 꺼냈다^^

그렇게 비싼 것인 줄을 모르고 술을 담갔으니

상황버섯은 활물기생으로 살아있는 나무 등에서 자라는 송이버섯 등과는 다르다. 사물기생을 하는 버섯으로 나무가 죽은 후에, 그 목질부를 분해하여 영양을 섭취하면서 자라난다. 상황버섯은 항암효과가 높아 웬만한 암은 초기에는 치유도 가능하다는 말을 들었다.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그 효능이 어느 정도인가는 알 수가 없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이 술이 이제는 고민꺼리가 되었다. 시간만 나면 발갛게 우러난 술을 보면서 생각을 한다. 도대체 이 술의 값은 얼마나 되는 것일까? 100만원, 200만원, 그러다가 좀 더 비쌀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한다. 하지만 곧 생각을 접었다. 그 다음에 생각을 하는 것은, 언제 이 술을 누구와 마실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다.

좌측은 더덕술, 중앙은 마가목술, 그리고 우측이 상황버섯 술이다. 언제 먹지?

아무래도 날을 잡아 열기는 해야 할 텐데, 누구와 먹지? 이럴 때는 우렁각시라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상황버섯 술에 올 초 가을에 담가놓은 더덕술이면, 멋들어진 잔치한 번은 벌릴 수 있으려나. 벌써부터 올 겨울이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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