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기념물 제19호 노송지대를 걷다

 

소나무길을 걷는다는 것은 항상 싱그러움을 느낄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곳곳에 소나무길이 있다. 그만큼 소나무는 우리의 목조주택의 자제는 물론, 궁궐이나 사찰 등 많은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소나무를 함부로 베어가지 못하도록 ‘황장금표’ 비를 세워 황장목을 보호하기도 했다.

 

이러한 소나무길 중 가장 의미가 있는 곳이 바로 수원시에 소재한 경기도기념물 제19호인 노송지대이다. 노송지대의 소나무들은 지지대비가 있는 지지대고개 정상에서부터 옛 경수간 국도를 따라 펼쳐진 5km의 도로변에 식재된 소나무들을 말한다. 정조대왕이 내탕금 1,000량을 현릉원 식목관에게 내주어 소나무 500주와 능수버들 40주를 심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동안 많은 나무들이 사라지고 현재는 일부만 남아있다. 이 노송지대는 정조대왕의 아버지 장헌세자의 원침인 현릉원(현재의 융릉)을 다니는 길목에 식재한 것으로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보여주는 길이다. 이곳 노송지대는 이 시대 교육의 지표로 삼아 보존해야 하는 중요한 의미를 띠고 있는 곳이다.

 

 

수원시 노송공원으로 정비

 

수원시는 이 노송지대를 노송공원으로 지정하고, 시민들이 찾아와 정조의 아버지에 대한 효심을 생각하고 쉴 공간으로 운영하기 위해 정비하였다. 30일 오후, 노송지대를 찾아보았다. 그동안 보던 노송지대와는 전혀 달라진 노송공원은 아직 정비가 다 끝나지 않았지만, 현재의 모습만으로도 훌륭한 쉼터 역할을 하기에 충분하다.

 

노송지대 가운데로 난 도로를 폐쇄한 후 노송지대 밖으로 도로를 새로 개설했으며, 도로변에 지저분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보기흉한 가건물도 말끔히 정비하였다. 곳곳에는 의자 등을 놓아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며, 새로 식재한 소나무들은 물이 스며들어 잘 자랄 수 있도록 빗물받이 등을 설치해 놓기도 했다.

 

이곳을 들릴 대마다 항상 마음이 편치 않았던 것은 바로 노송지대의 관리가 너무 소홀했기 때문이다. 정조대왕 당시에 효심으로 심은 소나무들은 대개 고사하고 지지대고개에서 약 5km에 걸쳐 식재되어 있던 소나무 중 현재 38주 정도가 남아 있을 뿐이다. 효행기념관 부근에 9주, 삼풍가든 부근에 21주, 그리고 송정초등학교 부근에 8주 정도의 소나무만이 남아 있다.

 

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할 노송공원

 

노송지대 압구에 차를 대고 천천히 소나무길을 걸어본다, 새로 식재한 많은 소나무들 중 몇 그루에는 영양주사를 놓고 있다. 소나무는 솔씨를 퍼트려 주변을 숲으로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곳 노송지대 소나무들은 나뭇길 사이로 도로를 개설해 차량의 매연 등으로 인해 소나무들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그 일부가 남아있을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수원시가 이곳을 노송공원으로 지정하고 많은 소나무를 옮겨와 노송길 답게 조성했다는 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소나무를 심고 주변 정리를 깨끗하게 하고나면 이 노송길은 수원의 명소가 될 것이란 생각이다. 더구나 이곳 소나무들은 그저 잘 자란 소나무가 아니라 정조대왕의 부친 장헌세자에 대한 효심이 서린 곳이기 때문에 남다르다.

 

그동안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노송지대에 대한 정비와 이곳을 공원 등으로 지정해, 교육의 장으로 삼아야한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던 나로서는 새롭게 정비를 한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정조대왕의 효심이 깃들어 있는 노송지대와 노송공원, 앞으로 이 길은 수원을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찾도록 해야 한다.

 

관광은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시작한다. 이곳을 이용한 관광콘텐츠를 개발하고, 소나무와 정조대왕의 관계를 스토리텔링으로 만들어 멋진 관광자원이 될 날을 고대한다. 주변에 SK아트리움과 해우재 등이 소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용하기에 따라서는 북수원권의 새로운 관광벨트를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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