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초만 해도 올해는 최악 가뭄에 마른장마 든다라고 기상청과 모든 언론들이 앞 다투어 발표했다.

 

지난 달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통상 매년 6월말에 한반도를 찾아오던 장마는 올해는 평년보다 5~6일 정도 늦게 북상할 것이며. 624일 장마전선이 일시적으로 제주도 남쪽 해상까지 북상했지만 이후 다시 남하했다면서 남하했던 장마전선은 다시 북상하면서 629일 제주도, 30일에는 충청 남부 지방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예보했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장마철도 평년보다 비가 적은 마른장마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기상청은 본격적인 장마철인 7월에는 평년(289.7)보다 비가 적게 내릴 것으로 예측했었다. 장마전선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7월 상순은 평년과 비슷한 강수량을 보이겠지만 장마가 끝나는 하순으로 갈수록 비가 내릴 가능성이 낮아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7월 강수량은 전체적으로 하향 평준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빗나갔다. 그저 빗나간 정도가 아니고 전혀 예측불허의 장맛비가 내렸다. 청주에서는 시간당 90mm가 넘는 비가 쏟아져 무심천 일대가 물바다가 되었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청주에 쏟아진 장맛비는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까지 청주 290, 우암산 274, 상당구 260.5, 오창 238의 비가 내렸다고 발표했다. 한 마디로 기상청이 장마기간 중에 온다고 발표한 장맛비가 하루 만에 내린 셈이다.

 

이날 하루 동안 내린 비의 양은 기상관측 이래 7월 강수량으로는 가장 많은 양이며 지난 1995825293m의 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양이라고 한다. 잠시 소강상태에 놓였던 장맛비는 다시 쏟아지기 시작해 23일에는 중부지방에 피해가 속출했다. 장맛비는 우리나라 중부지방을 오르내리며 물폭탄을 퍼부은 것이다.

 

 

23일 중부지방에 내린 집중호우는 안타까운 소식까지 전해왔다. 인천의 한 반지하 주택에서 치매를 앓던 95세 노인이 구조요청을 하러 부인이 나간사이 지하방에 물이 차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또한 인천과 서울을 잇는 경인선 일부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중단되고 지하철 공사장에 근로자 7명이 갇혔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온 나라가 이렇게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는 판국에 추경예산을 처리해야 하는 국회의원들이 자리를 지키지 않고 해외로 빠져나가 물의를 빚고 있다. 그들에게는 엄청난 피해로 고통 받고 있는 국민들도 안중에 없는 듯하다. 물론 나름대로 핑계야 있다. 옛말에 핑계 없는 무덤은 없다'고 했던가?

 

 

아무리 급한 일이라도 그렇다. 당장 먹을 것과 입을 것도 없이 구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그 많은 사람들의 모습은 눈에 보이지 않았던 것일까? 뉴스를 통해 나라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도 해외로 나가는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던 그들을 과연 어떤 배포들을 갖고 있는 것일까? 정작 국민들이 엄청난 고통을 당할 때 나 몰라라한 그들에게 이 나라를 믿고 맡길 수는 있는 것일까?

 

하긴 늘 그랬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다. 그들은 국민은 안중에도 없었다. 한 마디로 나만 아니면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운 듯하다. 물론 모두가 그런 것은 아니다. 함께 아파하고 현장으로 달려가 비지땀을 흘리는 나리들도 있다. 국민들의 고통을 저버린 그들을 이번엔 어떻게 처리하는지 두고 보아야겠다. 이 나라의 참주인은 국민이기 때문이다. 주인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제대로 보필하지 못한 책임은 물어야 한다. 그러고 보니 올 장마가 국민들의 마음을 마르게 만들긴 했다. ‘마른장마란 이런 것이라고 미리 안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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