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오는 더위를 이기는 음식을 먹는 날

 

오늘은 음력으로 55일이다. 이 날을 우리말로는 수릿날이라고 하며 단오(端午)’ 혹은 천중절(天中節)’이라고도 한다. 우리 민족은 이 날을 4대 명절 중 하루로 꼽았다, 경기도의 각 지역에서는 단오다례(端午茶禮)’라고 하여 아침 일찍 일어나 여러 가지 음식을 장만하여 가묘(家廟)에 제사를 올렸다.

 

또한 남녀가 모두 모여 옷을 정갈하게 차려입고 가족이 모여 하루를 보낸다. 단오를 수릿날이라고 하는 것은 <경국잡지(京國雜誌)><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 거의 같은 기록이 보이는데, 단오를 속명에 무의일(戊衣日)’이라고 하며 무의는 우리말로 ()’로 수레의 뜻이다.

 

이날 민가에서는 쑥 잎을 찧어 팥가루를 넣고 푸른빛이 나게 하여 수레바퀴 형상으로 둥근 떡을 만들어 먹었다. 그런 떡으로 인해 수릿날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경도잡지에는 端午俗名 無衣日, 無衣者來語車也是日이라 해서 단오라는 명칭이 수릿날에서 비롯했음을 밝히고 있다. 또한 동국세시기에도 같은 기록이 보인다.

 

 

 

창포로 머리를 감는 날인 단오

 

단오(端午)()’는 숫자 ()’와 상통하는 글자이며 55일은 기수(奇數)로 중국에서는 이날을 양수가 겹치는 날로 보기 때문에, 이렇게 양수가 겹치는 날을 대개 명절로 삼았다. 이 날을 천중절이라 함은 일 년 중 태양이 하늘의 한 가운데 위치하기 때문에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해서 붙인 명칭이다.

 

단오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중국과 일본 등에서도 이 날을 명절로 삼았다. 우리나라에서는 단오에 대한 의미를 남다르게 해석하는데, 단오가 되면 파종이 모두 끝나게 되므로 이날 농사를 짓느라 힘을 쓴 일꾼들을 위해 단오씨름판을 벌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기록에 보면 씨름은 고려 때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그 역사가 오래임을 알 수 있다.

 

단오절에는 논두렁 등에 나는 창포를 뿌리 채 뽑아다가 삶아서 그 물에 머리를 감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여자가 머리에 숱이 많고 길며 윤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삼단 같은 머리란 바로 그런 아름다운 머리를 비유한 말이다. 단오절에 창포로 머리를 감으며 머리카락이 윤기가 돌고 빠지지 않는다고 한다. 이날 창포뿌리로 비녀를 만들어 머리에 꽂았는데 이를 딘오장(端午粧)’이라고 했다.

 

 

 

더위를 이기는 음식을 먹는 날

 

단오가 지나면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된다. 하기에 이 날은 수리떡, 쑥덕, 창포주 등을 즐겨 먹었다. 이날 만드는 쑥떡을 쑥범이라 부르는데, 궁중에서 쑥을 이용해 호랑이를 닮은 떡을 만들어 대신들에게 나누어 주면 그 떡을 머리에 얹었다. 이는 호랑이가 동물 중에 으뜸이므로 그 형상을 머리에 얹어 잡귀를 물리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시골에서는 단오절에 들에 나가 쑥과 익모초 등을 뜯어다가 대문에 걸어 놓는다. 단오날 오시(오전 11~ 오후 1)에 쑥을 뜯어다가 말려 한약재로 사용하기도 했다. 소를 키우는 집에서는 소가 새끼를 낳을 때 난산이면 이 쑥을 소 등에 얹고 문지르면, 순산을 한다는 속설이 있다.

 

 

 

단오를 전후 해 영양가 있는 음식을 먹는데, 이는 여름철 더위를 이기기 위함이다. 19일 저녁 몇 사람이 한 자리에 모였다. 단오절을 맞이해 백숙을 먹는 자리이다. 마침 한 사람이 생일을 맞이해 겸사겸사 모인자리이기도 하다. 그 곳에 모인 사람들은 그것이 단오음식이라는 것은 모르고 있다. 그 또한 대접을 하는 사람의 즐거움이 아니던가?

 

늘 단오 때가 되면 산삼 몇 뿌리는 넣은 토종닭 백숙을 사람들을 모아 함께 즐긴다. 하지만 요즈음 누가 세시절기(歲時節氣)를 지키고 있을까? 괜히 그런 말을 하면 시대에 뒤쳐진 사람으로 매도당하기 일쑤이니 밀이다. 그저 핑계 삼아 모인 자리지만 나는 항상 그렇게 준비를 한다. 명색이 우리 민속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아니던가? 오늘은 멀리 답사나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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