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젓한 광교산로 산책길, 힐링에 적당한 곳

 

봄이 되면 난 꼭 한 번 들리는 곳이 있다. 광교저수지 목책산책로의 벚꽃은 이미 만개를 지나 꽃잎이 날리기 시작했고, 나뭇가지에는 연한 잎이 돋아나기 시작했다. 그런 광교저수지 산책길을 지나 상광교종점으로 향한다. 상광교종점 다슬기화장실을 좌측에 두고 창성사 앞을 지나 오르는 길은 광교산로이다.

 

봄은 아름답다. 난 계절에서 봄을 가장 좋아한다. 한 마디로 봄은 생동감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마다 각자 좋아하는 계절이 다르다. 생동감을 느끼는 계절 역시 다르다. 내가 봄을 생동감이 있다고 표현하는 것은 바로 연두색 잎이 온 산을 물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그 색을 볼 때마다 온몸에 새로운 기운이 솟는다.

 

이 길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수원에도 좋은 길이 참 많은데 왜 모르고 살았나 싶어요. 가까운 곳에 이렇게 좋은 길이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았어요

 

함께 광교산로를 걷던 지인이 하는 말이다. 호젓한 이 길은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이다. 산악자전거를 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산 아래로 곤두박질치듯 몰려 내려온다. 어디까지 올라갔다 내려오는 것일까? 이 광교산로는 수원천 발원지 때문에 벌써 몇 번이고 걸었던 곳이다. 그만큼 눈에 익기도 하지만 난 사람들이 붐비지 않는 호젓한 이 길이 좋다.

 

 

올챙이와 도롱뇽 알을 만날 수 있는 곳

 

이 광교산로는 자연이 살아있다. 작은 웅덩이 벽면에는 도룡뇽알과 올챙이들을 보호해 달라는 글귀가 붙어있다. 웅덩이 물이 모인 곳에는 벌써 알을 깨고 나온 올챙이들이 무리지어 돌아다닌다. 도룡뇽 알들은 아직도 깨어나지 못하고 안에서 꼬물거리고 있다. 자연이 살아있는 이곳은 아이들이 자연학습을 하기 위찾아오기도 한다. 하지만 평일 오전 시간이라 그런지 광교산로 오름길에는 사람들의 인적이 뜸하다.

 

봄철 집을 마련하느라 나무를 쪼아대는 딱따구리의 소리가 산을 울린다. 그 소리나는 방향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찾을 수가 없다. 인기척이 나면 소리가 끊어졌다가 조용해지면 다시 나무를 쪼아댄다. 그 소리마저도 봄의 정겨운 소리이다. 그런 모든 소리가 조용한 숲속을 활기차게 만든다.

 

저는 태어나서 도룡뇽 알을 오늘 처음 봤어요. 도심에 사는 사람들이 이런 것을 알기는 할까요? 모처럼 오늘 바람을 쐬러 나왔다가 좋은 자연을 많이 보네요. 자연은 봄에 제일 좋다고 하시는 말씀이 공감이 가요

 

쉬엄쉬엄 오르는 광교산로는 느림의 미학

 

연신 어린아이처럼 좋아하는 지인과 천천히 산길을 오른다. 연세가 지긋하신 분이 오르막길을 오르다가 숨이라도 찼는지 개울가에 다리를 쉬고 계시다. 중간중간 쉴 수 있는 의자가 있지만 미처 그곳을 찾지 못한 것인지. 뒤늦게 만개한 산벚나무에는 꽃이 만개를 했다. 산길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이다.

 

재촉할 이유도 없다. 바쁘지 않아 좋은 길이다. 여기저기 주변을 둘러보고 가끔 만나는 사람들을 본다. 그저 무심하게 지나는 사람들도 이 길에서는 반갑다. 아직은 물이 많이 흐르지 않아 물 흐르는 소리가 크지 않다. 하지만 졸졸거리며 흐르는 그 물소리조차 정겨운 곳이 바로 이 광교산로이다.

 

바람이 시원하다. 요즈음이 여행하기에 제일 좋은 계절이다. 덥지 않아 좋고 산천에 새로운 기운이 넘치기 때문에 더욱 좋다. 잠시 마음에 여유를 갖고 싶어 찾아온 광교산로. 그곳에서 만난 자연의 생명들. 난 봄이 되면 이 길을 빠트리지 않고 걷는다. 그곳에서 새로운 봄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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