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 지동 밤늦게까지 염화칼슘 작업 계속해

 

팔달구 지동은 원도심이다. 이곳은 수원화성 창룡문부터 남수문까지 길게 이어진 용마루길이 있다. 길게 뻗은 이 용마루길 좌우로는 비탈이 진 길들이 거미줄처럼 늘어서 있다. 9일 하루 동안 이 길에서 많은 사람들이 넘어졌다. 녹지 않은 구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이렇게 경사가 심한 비탈길은 겨울이 되면 주민들이 이용을 할 때 빈번한 사고로 이어진다.

 

눈이 온 후에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이곳 이면도로들은 속수무책이다. 차가 다니는 도로야 바로 염화갈슘 등을 뿌려 제설작업이 이루어지고, 차량이 빈번하게 운행되는 구간에는 굳이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이면도로의 상황은 다르다. 눈이 녹지 않아 그대로 얼어붙어 빙판이 되기 때문이다.

 

지동은 특히 노인인구가 많은 곳이다. 수원시의 노인인구가 평균 9% 대인데 비해 지동은 그 두 배인 18%가 넘는다. 하기에 눈이라도 오면 이곳은 아예 문밖출입을 하지 않는 노인들이 많다고 한다. 그 정도로 이면도로가 미끄럽기 때문이다. 해가 드는 쪽은 그래도 나은 편이지만 그늘이 진 곳은 그대로 빙판이기 때문이다.

 

 

조심한다고 했지만, 카메라 렌즈까지 망가져

 

눈이 온 후에 취재는 항상 조심을 한다. 그냥 미끄러져 넘어진다면 엉덩방아만 찧지만 취재 후에는 늘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9, 오후 취재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길이 미끄러워 조심을 한다고 했지만 그대로 빙판에 미끄러지고 말았다. 엉덩방아를 찧어도 카메라를 챙겨야 했지만 갑자기 닥친 일이라 미처 방비를 하지 못했다.

 

10m를 미끄러진 후에 겨우 일어나 우선 카메라부터 챙겨본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다. 하지만 집에 들어와 카메라를 보니 작동을 하지 않는다. 충격을 받은 듯하다. 벌써 몇 번째 병원신세를 지는 것일까? 대문으로 오르는 곳이 응달이다 보니 이곳에 빙판이 져 있어 조심을 한다고 했지만 결국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고 말았다.

 

집으로 들어와 시간이 조금 지나고나니 여기저기 이상이 있는 듯하다. 얼음판에 미끄러지면 다칠 확률이 높다고 하더니 나에게 그런 일이 닥치리라고는 생각을 못했다. 집에 들어와 있는데 비탈길을 오르는 차들이 미끄러지면서 굉음을 낸다. 차들도 오르기 어려울 정도로 빙판이 져 있다. 지동행정복지센터에 전화를 걸어 염화칼슘이라도 뿌려야겠다고 민원을 넣는다.

 

 

지동장 이하 공무원들 퇴근도 못하고 작업

 

기사를 쓰고 있는데 밖이 시끄럽다. 차들이 경사로를 오르지 못해 굉음을 내다가 다시 내려간다. 내려가기 보다는 미끄러진다고 보아야한다. 밖을 나가보니 지동행정복지센터 박란자 동장과 직원들이 비탈진 길에 염화칼슘을 뿌리고 있다. 몇 대의 차들이 경사로를 오르지 못해 다시 미끄러져 내려간다.

 

몇 사람이 염화칼슘을 뿌리다가 비탈이 너무 미끄러워 안되겠는지 방위협의회 회원들까지 동원이 되었다. 염화칼슘을 골고루 뿌린 후 녹아서 물이 흐르는 것을 본 후에야 안심을 한다. 시간은 밤 730분이 넘었다. 퇴근도 하지 못하고 민원을 해결하느라 고생을 하는 공무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내일부터 다시 기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이렇게 얼어 있을 때 또 눈이라도 온다면 그 때는 정말 낭패를 볼 것만 같다.

 

 

지동의 경우 큰 도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면도로 빙판은 행정복지센터에서 해결한다는 것은 무리일 수밖에 없다. 이곳은 노인들도 많이 거주하지만 워낙 경사로가 많은 곳이라 수원시나 팔달구 등에서 도움을 주지 않으면 빙판길 어른들의 낙상사고는 그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다.

 

퇴근시간이 한참 지났는데도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현장에 나와 작업을 하고 있는 박란자 지동장과 직원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지동의 경우 수원시나 팔달구애서 이면도로에 좀 더 신경을 써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경사로가 워낙 많은 지동의 경우 행정복지세터 직원들만 갖고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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