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우리 풍속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지금도 정월 대보름이 가까워지면 마을 입구나 동구나무, 장승 등에, 금줄을 치는 것을 볼 수가 있다. 금줄은 그야말로 신성한 지역임을 모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행위이다. 이 금줄이 쳐지고 나면, 사람들은 그 선을 넘어설 수가 없다.

 

금줄은 대개 왼새끼를 꼬아 만든다. 왼새끼를 꼬는 이유는 잡귀가 새끼줄의 외로 감겨나간 부분을 세느라 밤새 시간을 허비하다가, 새벽 닭울음소리에 도망을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왼새끼는 귀신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라는 것이다. 하기에 사람들은 무슨 일이나 신성한 곳을 표시하기 위한 방법으로 금줄을 치는 것이다.

 

 

 

 

다양하게 사용되는 금줄

 

우리 풍속에서 금줄을 치는 용도는 다양하다. 우선은 마을의 풍농과 안과태평을 위하여 제를 올리는 제장(祭場) 입구에 금줄을 친다. 얼만 전만 하여도 마을 입구에 금줄을 길을 가로질러 쳐놓으면, 외지인은 그 마을에 들어갈 수가 없었다. 마을 안 사람들도 밖으로 나갈 때는 여간 조심하는 것이 아니다.

 

마을입구만 치는 것은 아니다. 제의 신표인 장승이나 입석, 혹은 거리목 등에도 금줄을 친다. 금줄만 치는 것이 아니라, 그 앞에는 황토를 뿌려 잡귀의 근접을 막는다. 금줄의 역할은 앞서 기술했지만, 황토는 붉은색이라 귀신이 쫓겨 간다는 것이다. 제를 주관하는 제관의 집 앞에도 역시 금줄을 느려, 잡인들의 출입을 삼가게 한다. 또한 제를 지낼 때 사용하는 우물에도 금줄을 들러, 제를 마칠 때까지는 사람들의 사용을 금한다.

 

금줄을 치는 일 중에 가장 정성을 드리고, 가장 엄격하게 제한을 두는 곳은 역시 출산을 한 집 대문에 걸어놓는 금줄일 것이다. 아이가 출생을 하면, 금줄에 숯, 고추, 솔가지 등을 매달아 삼칠일인 21일간을 매달아 둔다. 그 기간 내에는 잡인의 출입을 금지시킨다. 그러한 것은 모두 아이를 위한 일이다. 또한 장을 담군 후에는 금줄을 두르고, 버선발을 거꾸로 붙여놓는다. 이러한 것은 장맛을 좋게 하기 위함이다.

 

 

 

 

한국인의 금줄, 마음속에서 영원할 것

 

세상이 하도 뒤숭숭해서인지, 요즈음 정월 대보름이나 음력 10월 상달을 맞이하여 마을제를 지내는 곳이 상당히 늘어났다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괜히 피식 웃는다. 아마 전국적으로 난리를 치고 있는 구제역에도, 금줄을 쳤더라면 하는 생각에서다. 한국인의 심성 속에 자리한 금줄은 그만큼 모든 화를 막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금줄이 있으면 우선 그 안으로 들어가기를 꺼려한다. 그것은 금줄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그만큼 조심을 한다는 것이다. 금줄에는 길지라고 하는 창호지를 좁고 길게 자른 것을 함께 달아매단다. 그것은 일종의 소지(燒紙)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길지가 있어 사악한 것을 태울 수가 있다고 믿는다.

 

 

 

 

아이를 출산한 집의 금줄에는 숯과 고추, 솔가지를 함께 걸어둔다. 숯은 불로 태워 정화를 하는 것이고, 고추는 붉은 색이라 잡귀를 쫒아낸다. 그리고 솔가지는 아이가 항상 푸른 솔가지처럼 탈 없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뜻이다. 우리네의 금줄은 다양하게 사용되어왔다. 그 금줄 속에는 잡귀 등을 막을 수 있는 힘이 무한하다고 믿은 것이다.

 

이제 며칠 후면 여기저기 금줄이 느려질 것이다. 아마도 이 금줄은 생활 속에서는 사라질 수도 있지만, 한국인의 심성 속에는 영원이 이어질 것이란 생각이다. 지금까지도 그렇게 사람들을 위해, 느렸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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