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여주나 이천의 지인 집을 가면 난 바로 신선이 된다. 항상 우리들이 일반적으로 먹는 음식이 아닌, 대단한 것을 먹기 때문이다. 주로 찬거리는 찾아간 집의 주변에서 해결을 한다. 100% 무공해 채소들을 이용하여 쌈을 싸고 조미료를 일체 집어넣지 않은 반찬을 만들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소주를 그냥 마시는 법이 거의 없다. 연잎 하나를 따서 연잎주를 만들어 마시기 때문이다. 연잎 줄기를 자른 후 그 줄기를 소주병에 꽂아두거나, 이의 중앙부에 구멍을 내서 줄기로 술이 흘러 밑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바로 연잎주이다. 그렇게 술을 만들면 술이 일반 소주보다 더 연해지고 거의 소주 특유의 냄새가 나질 않는다.

 

 

 

 

 

좋은 먹거리로 차린 밥상

 

요즈음은 집밥이나 그 외에 삼시세끼 등이 인기이다. TV에서는 먹거리에 관한 프로그램이 많이 생겼다. 그 나름대로 모든 프로가 인기가 있다. 사람이 먹지 않고는 살아갈 수가 없는 것이고 보면, 자연 이런 먹거리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 수밖에 없다. 하기에 요즈음 세프라고 부르는 요리사들이 부쩍 인가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내가 찾아가는 지인들의 음식은 그것과는 전혀 무관하다. 아무나 먹을 수 있는 음식과 술이 아니라, 그 자리에 모인 몇몇 사람들만이 먹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이 음식들을 가르쳐 흔히 신선이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그만큼 독특한 음식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누구나 먹을 수 없다는 산삼백숙과 더덕백숙은 물론 한방오리십전대보탕에 주변에서 채취한 더덕 잎과 민들레 잎, 그리고 고소 등 향기가 짙은 채소를 갖고 밥을 비비거나 쌈을 싸먹기 때문이다.

 

 

 

 

푸짐한 상에 연잎주까지 한 잔

 

29일 일요일. 장작가마에 불을 지핀다고 해서 찾아간 이천시 백사면 도립리에 소재한 우연요. 심인구 대표의 연락을 받고 아침 일찍 이천으로 향했다. 벌겋게 불길을 내뿜고 있는 가마 곁에 서 있는 것도 버거운 날씨이다. 가만히 있어도 숨이 턱턱 막히는 날에 가마에 불을 땐다니, 이건 말이 되지 읺는다.

 

그렇게 많은 땀을 흘렸으니 당연히 영양보충을 해야 할 것 아닌가? 심인구 대표의 제자 한 분이 식당을 하고 있는데 그곳에서 토종 오리를 갖고 한방오리백숙을 만들아 왔다. 오르를 먼저 건저 먹고 난 뒤 그 국물에 찹쌀을 넣어 죽을 끓이고, 김치며 주변에서 채취한 상추, 고소, 더덕, 미나리 잎 등을 갖고 쌈을 싸 먹기로 했다.

 

 

 

 

그 뿐인가? 춤꾼들이 온다고 해서 이것저것 찬을 준비한 후 상을 차렸다. 이 상에 차려진 된장과 고추장이 또 일품이다. 된장은 바닷물로 메주를 쓴 것으로 나트륨이 거의 없다. 고추장도 일반적으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고추장이다. 거기다가 씨고추장이라고 한다.

 

연잎주까지 한 잔 곁들였으니 이것이 어찌 신선의 밥상이 아니겠는가? 러시아와 남아공에서 온 여인들까지 연잎주가 맛이 있다고 하니, 금상첨화가 아닐까? 연잎주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즐거워하는 사람들. 바로 곁에는 1000도가 넘는 가마가 이글거리고 있지만, 상을 만나는 기분이야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세상 다 이렇게 사는 것이란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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