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 부족해 찾는 재미 줄어

 

요즈음 들어 수원의 벽화골목을 찾아들던 그 많은 사람들이 부쩍 줄어들었다. 주말이면 골목마다 자주 만날 수 있었던 사람들이 요즈음 들어서는 찾아보기조차 힘들다. 물론 기온이 내려가면서 추위 때문에 바람이 강한 골목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지만 단지 일기만으로 보기에는 이유가 되질 않는다.

 

한 때는 전국 지자체들의 벤치마킹이 잦았던 지동이나 행궁동 벽화골목 등도 요즈음에는 골목길을 찾아오는 사람을 만나기가 힘들다. 그것에 비해 남문시장 홍보관 앞에 있는 수원화성 팸투어를 하면서 도장을 찍어가는 곳에는 날마다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이런 점으로 보아도 일기 탓으로 돌리기에는 타당치 않다는 느낌이다.

 

그렇다면 그 많이 찾아오던 사람들이 요즈음에는 왜 숫자가 부쩍 줄었을까? 아니 줄었다는 표현보다 아예 발길이 끊어졌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하다. 주말이나 휴일 벽화골목을 돌아다니며 사람들을 찾아보지만 만날 수가 없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는 벽화골목이 이미 한 물간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테마가 없는 벽화 사람들 찾지 않아

 

한 마디로 부산 청학동이나 서울 이화동, 단양 삼방리, 서울 중랑구 양원역, 대구 청라언덕 게스트하우스 벽화길 등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다. 그런데 왜 수원은 반짝했던 벽화길 관람객들이 발길을 끊은 것일까? 대답은 간단하다. 수원의 벽화는 스토리텔링이 없다. 거기다 기억에 깊이 박힐만한 주제도 없다.

 

몇 곳의 스토리텔링이 있는 길이 있지만 문제는 다양한 그림을 그리지 못했다는 점도 사람들을 식상하게 만들었다. 골목길의 주제는 다르고 형태도 다른데 벽에 그려진 그림들을 보면 천편일률적인 그림들도 채워졌다는 점이다. 요즈음 사람들은 그런 그림을 보려고 찾아오지 않는다. 그 골목만의 색다른 맛이 있어야 찾아가는 것이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몇 년을 두고 보아도 달라진 것이 없는 벽화는 이미 벽화로서의 기능이란 없다는 것이 관람객들의 평이다. 전국 최장 벽화라고 하는 팔달구 지동의 벽화골목길은 몇 년을 한 사람의 작가의 손을 거쳤기 때문에 특별한 것을 찾을 수 없다.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 위주로 편한 그림을 그렸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많은 예산을 들여 몇 년 동안을 계속해서 벽화작업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한 답변치고는 선뜻 이해가 가질 않는다.

 

벽화는 그야말로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여 지역을 홍보하고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해 조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행궁동 벽화의 경우에는 지역 거주민들과의 갈등으로 붉은 페인트칠을 해놓은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아직 붉은 칠을 한 흉측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하고 있는 실정이다.

 

 

관리 안 되고 있는 벽화 작업

 

거기다가 일부 지역의 벽화는 그리다 만 그림이 몇 년 째 방치되고 있는 곳도 있다. 그런가하면 탈색이 되고 벽에 그린 칠한 부분이 떨어져 나가 흉물로 변한 곳도 있다. 통영 동피랑의 벽화는 2년에 한 번씩 그림을 바꾸고 있다고 한다. 늘 새로운 그림을 새로운 작가들이 참여해 작업하기 때문에 벽화관람을 하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주제는 다른데 같은 풍의 그림, 어딜 가나 그 벽화가 그 벽화, 이제 이런 벽화는 의미가 없다. 달라지지 않는 그림을 보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은 없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수년 째 그리다 만 벽화가 방치되어 있기도 하고, 어느 곳은 벽화라고 볼 수도 없는 조잡한 그림이 그려진 곳까지 있다.

 

이런 벽화를 갖고 전국에 수많은 벽화들과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마을만들기 사업도 함께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마을만들기 사업 중 상당부분이 벽화길을 조성한다고 하면 이제라도 벽화가 달라져야 한다. 수원을 알릴 수 있는 스토리텔링이 있는 벽화를 조성해야 한다. 많은 벽화소재가 있는 수원인데도 불구하고 흡사한 패턴으로 일관한 그림들, 또한 남의 그릇 흉내 내기 등도 지향해야 한다. 그 지역만의 독특한 벽화를 그렸을 때 사람들이 찾아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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