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춤을 주제로 한 등 축제, 이것이 수원의 정답

 

올해 수원화성문화제는 104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일까지 열린다. 수원화성문화제는 55회를 맞이하면서 점차 수원의 대표축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더욱 올해 화성문화제는 5일부터 7일까지 열리는 남문시장 거리축제와 함께 열리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람객이 수원을 찾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7, 수원천 수원화성 남수문을 나가보았다. 이 때쯤이면 수원천 등 축제를 준비하기 때문이다. 역시 예상은 맞았다. 남수문에서 매향교까지 각종 등이 놓여있다. 그런데 지난해와는 달리 올해 등은 색다르다. 한 눈에 보아도 춤을 추고 있는 등을 제작했다. 그동안 등은 수원의 상징인 무예24기를 표현한 등이 대부분이었다.

 

올해 등 축제에 보이는 등은 남수문에서 남수교까지 우리의 춤을 주제로 하고 있다. 우리 전통춤인 선유락, 무고, 검무, 학춤, 처용무 등을 주제로 한 것이다. 우리 전통춤은 다양하다. 그리고 화려하며 우아하다. 남수문 가장 가까이에는 수원의 상징인 수원이 두 마리가 놓여있다. 그리고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이 국가중요무형문화제 제39호인 처용무다.

 

처용무는 <악학궤범>에 따르면 12월 회일(晦日) 하루 전날 궁중에서 나례(儺禮: 잡귀를 쫓기 위해 베풀던 의식)를 행한 뒤에 전도와 후도 두 차례에 걸쳐 처용무를 추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처용무는 5방의 색을 표현한 동방 청색, 서방 백색, 북방 흑색, 남방 적색과 중앙 황색의 무복을 입고 춤을 춘다.

 

 

 

우리 정재(呈才)를 표현한 등, 아름답다

 

과거 처용무를 직접 추어보기도 하고 경주와 울산까지 내려가 학생들에게 처용무를 가르치기도 했던 나로서는, 처용무의 등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감회가 새롭다. 한 여름에 야외촬영을 한다고 처용무의 무복을 입으면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됐던 기억이 새롭다. 무예24기 일색으로 보여주었던 등축제가 올해 달라진 것이다. 그 뒤편에는 배를 타고 사공이 노를 젓는 주위에 무희들이 춤을 추고 있다. 산유락인 듯하다. 선유락은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도 전한다.

 

<원행을묘정리의궤(>에 전하는 선유락의 기록은 다음과 같다. “채선을 설치한 후 여러 무녀들이 나누어 서서 배 떠나는 모습을 한다. 닻줄을 끌면서 배를 둘러서 춤을 춘다. 산유락은 세상에 전하기를 신라 때부터 전해졌다고 한다.” 선유락은 신라시대 가무백희 중 사선악부에 용((((()이 있었는데, ‘이 선유락의 기원과 관련되었다고 한다. 또한 최영년의 <해동죽지(海東竹枝)> 속악유희(俗樂遊戱)에 따르면, 사신이 뱃길로 사행을 떠날 때 바닷가에서 전송하는 모습을 여러 기생들이 연출하여 선유락이라는 놀이를 만들었다고 전한다.

 

저녁에 수원찬을 다시 찾아보았지만 아직은 불이 들어오지 않았다. 매향교까지 우리 춤과 무예24기 등을 조성한 것으로 보아 화홍문까지 설치했던 등이 아직 완성이 되지 않은 것 같다. 지나던 사람이 저 등은 색다르네. 무슨 등인지 설명이 있으면 더 좋았을 것을이라고 한다. 짧은 상식이지만 어릴 적 배웠던 지식을 동원해 설명을 해주었다.

 

 

 

알고 보니 수원 등 축제가 앞으로 대세가 될 듯하네요

 

30분이 넘는 시간을 열심히 설명을 듣고 있던 김아무개(, 47)씨가 매교동에 거주한다고 하면서 하는 말이다. 수원만의 등축제가 자리를 잡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을 듯하다. 그동안 보아왔던 무예24기를 형상화한 등도 중요하지만 이번처럼 우리 전통 정제를 등으로 조형한 등축제.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렌다.

 

국가무형문화재 재40호인 <학연화대합설무(鶴蓮花臺合設舞)>는 학무와 연화대무를 합한 정재이다. 궁중에서 악귀를 쫓기 위해 시행한 나례의식 등 다음에 학무와 연화대무를 연달아 공연했다고 전한다. 합설무라는 명칭을 붙인 것도 연이어 행해졌기 때문에 합설무(合設舞)라는 명칭을 붙인 듯하다.

 

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인 학무는 두 마리의 학이 부리로 땅과 연꽃을 쪼는 시늉을 하면서 추는 춤이다. 학이 부리로 꽃을 쪼면 연꽃이 벌어지며 두 명의 여자아이가 나오는데 두 명의 여자아이가 추는 춤이 연화대무이다. 학연화대합설무는 아름답고 청아하며 운치가 있다. 남수문에서 매향교를 걸으며 만난 화성문화제에 선보일 각종 등. 일몰 후 등에 불이 켜지면 어떤 장관을 연출할까? 그 모습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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