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공간 봄에서 1123일까지 전시회 가져

 

선생님, 행궁동에 있는 예술공간 봄에서 한국의 성곽 전을 열었다고 하는데 구경 가지 않으실래요?”

12일 오후에 전화가 한 통 걸려왔다. 한국의 성곽 전이라는 말에 귀가 솔깃하다. 도대체 성곽을 찾아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작가들이 있다는 소리에 휴일 오후 나른해지던 몸이 갑자기 힘이 돋는다, 마치 가뭄에 물 만난 무엇처럼 뛰쳐나갔다.

 

조선시대 경륜가인 양성지는 조선은 가히 성곽의나라라고 규정한 바 있다. 한국에는 약 1,800개의 성이 있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다. 일설에는 삼국시대 토성까지 합치면 3,000개가 넘는 성이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성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축성기술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대표적인 성이 바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수원화성이다. 수원화성은 단순히 적을 방어하기 위한 곳만이 아니다. 화성은 왕권의 강화와 더불어 후에 이곳을 경제의 수도로 만들고자 하는 정조대왕의 깊은 뜻이 깃든 곳이기도 하다. 화성 북문을 장안문이라 명칭을 붙인 것도 알고 보면 이곳을 도읍으로 삼고자 한 뜻이 있었다고 일부 학자들은 주장하기도 한다.

 

 

그동안 50여 곳의 성을 돌아봐

 

나 역시 성()에 대해서는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었다. 언젠가 나이가 들면 답사를 멈추고 30년 가까운 세월을 전국을 돌면서 수집한 자료를 이용해 책을 한 권 써야겠다고 늘 생각하고 있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한국의 성()’이다. 하기에 시간이 날 때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성을 답사하곤 했다.

 

우리나라의 성은 예술이란 생각이다. 모든 성곽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축성을 하였다. 산성이 되었거나, 읍성이 되었거나, 혹은 평산성이 되었거나 그 나름대로 주변의 자연과 어우러지면서 성을 쌓았다. 방어를 목적으로 쌓은 성이지만 단순한 성이 아닌. 주변의 경관을 고려했다는 점이 놀랍다.

 

남북한을 합하면 성곽의 수효만으로도 대한민국은 세계사에 유례없는 성곽 보유국이다. 또한 한국의 성곽은 축조기술이나 전술적 기능에 있어서도 압도적인 우월성을 갖고 있다. 대한민국 성곽촬영회 성곽의 나라는 수많은 외세의 침략에 든든한 방어막이 되어주었던 대한민국 성곽을 이 시대에 맞는 문화적 아이콘으로 재조명하여 세계 속에 또 하나의 한국적 문화자원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사명으로 시작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성곽을 미학적 대상으로 접근하여 창조적 표현과 스토리텔링을 만들어내는 표현 방식으로 설정하여 촬영하고 있다

 

 

한국의 성만 아니라 해외의 성도 만날 수 있어

 

성곽전을 갖는 작가들은 취재노트에서 이렇게 밝히고 있다. 고염옥, 김지식, 김학현, 박병대, 오석길, 오상철, 임재근, 천낙훈, 천명철 등 9명의 사진작가가 각각 한 곳씩의 성을 담아냈다. 김지식 작가의 수원화성, 김학현 작가의 강화 광성보, 박병대 작가의 용인 처인성, 천낙훈 작가의 안성 죽주산성, 천명철 작가의 서산 해미읍성, 임제근 작가의 여주 파사성 등 전국의 다양한 성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그동안 전국을 다니면서 수많은 성을 만났다. 이들 작가들의 사진은 나와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사진작가들의 작품이기 때문에 사진 한 장 한 장이 모두 멋들어지게 표현하였다. 하지만 내가 촬영한 사진은 문화재를 알리기 위한 것이다. 당연히 이들 작가들과의 사진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작가들의 성곽전을 보면서 반성을 한다. 이왕이면 이들처럼 저렇게 멋진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의 내용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좋은 사진을 함께 실을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기 때문이다. 휴일 집에서 쉬고 있던 나로서는 정말 좋은 전시를 만났다는 생각이다. 23일까지 예술공간 봄의 1, 2전시실에서 만날 수 있는 성곽의 나라 회원전을 찾아가 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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