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벗 사생회 ‘2018 9회 정기전을 돌아보다

 

벽면에 걸린 많은 작품들이 모두 자연과 풍경을 담아낸 작품들이다. 길벗 사생회 회원들이 ‘2018 9회 정기전으로 마련한 이 전시회는 길벗 회원들이 지난 1년 동안 전국의 산천을 찾아다니며 화폭에 담아낸 작품들이다. 그래서 전시공간에 걸린 작품들은 대작이 아니라 들고 다니기 좋은 크기의 작품들이다.

 

49일까지 어이지는 길벗 사생회 회원들의 작품전에 참가한 회원들은 강영식, 강춘옥, 김규식, 김원정, 김지현, 김창희, 손지숙, 연현숙, 윤숙자, 조경문, 천경보 ,최정문(가나다순) 등 모두 12명의 작가들이 그린 작품들이다. 길벗 사생회란 명칭 그대로 길을 따라나서 자연과 풍경을 작품 속에 담아냈다.

 

 

유난히도 춥고 지루하던 겨울이 봄과 함께 물러갔습니다. 고대했던 봄, 이 봄과 함께 조그만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지난 1년간 산천을 찾아 더위와 추위를 감래하며 그린 작품들을 산보이려 합니다(하략) - 길벗일동

 

초대 글에서 보이듯 이들 길벗 사생회 회원들의 작품은 전국을 누비며 담아낸 작품들이기에 그 의미가 더 크다. 이들 길벗 회원들은 현재 화성, 오산, 용인, 충남 태안, 수원, 서울 강남 등에서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20104월 수원미술관에서 창립전을 연 후 매년 한 차례씩 정기전을 열고 있으며 2회의 초대전도 가졌다.

 

 

전시실서 만난 다양한 작품들

 

다양한 풍경의 그림들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감동입니다. 길벗 사생회 회원들은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작업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품을 보면 작가마다 개성이 있어서 작품만 본다면 함께 여행을 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는 것을 알 수 없을 정도입니다

 

전시실에서 만난 이아무개(, 44)씨는 자신도 그림을 그리는 작가라고 소개하면서 함께 본 경치를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길벗 사생회 회원들의 작품을 좋아하게 됐다고 한다. 작가들은 각자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길벗 사생회 전시는 그런 면에 대해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매년 길벗 사생회 전시를 찾아가는 것은 다름이 아니다. 5일 충남 서산과 대천을 돌아오면서 들린 수원미술전시관. 9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를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나의 문화재답사와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30년 동안 전국의 곳곳을 찾아다니며 문화재를 답사해 온 나로서는 답사를 다니면서 돌아본 경치가 이 전시에 가끔 등장하기 때문이다.

 

 

작품을 보면서 기억 떠올려

 

전시관 등을 찾아다니며 작품을 관람하다보면 낯익은 풍경을 만날 때가 있다. 그런 광경을 유심히 살펴보면 언젠가 답사여행을 하면서 만났던 정겨운 곳이다. 그럴 때는 작가와 내가 한 공간에 있었다는 것 하나만으로 괜히 으쓱해지기도 한다. 혼자 무작정 걸으면서 답사를 하는 나로서는 그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혼자 하는 답사의 외로움을 잊게 만들기 때문이다.

 

수원미술전시관에서 만난 길벗 사생회의 작품들. 작가마다 개성있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지만 그 크지 않은 작품 안에는 작가들의 수많은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빗길을 달려와 만난 작품들을 돌아보다가 한 곳에 눈이 멈춘다. 한옥의 작은 대문을 그린 곳. 바로 송광사 설법전으로 들어가는 곳에서 만났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많은 전시가 열린다. 그런 전시를 찾아가 봄을 느끼고 작가들의 작품 속에 내재된 정신을 느낄 수 있다면 이 나른한 봄날도 활기가 넘쳐나게 된다. 며칠 남지 않은 전시기간. 수원미술전시관을 찾아가 작가들의 여행에 동참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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