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용인시 양지면 양지리 산 6-1에 소재한 ‘세중(世中) 돌 박물관’. 20000년 6월에 설립자 천신일에 의해 개장한 세중 돌 박물관을 찾아가면 선조들의 혼이 깃든 석조 작품들을 만날 수가 있다. 입구를 들어서면서부터 각양각색의 표정들을 짓고 있는 석조물들은 그 하나하나가 모두 선조들의 마음과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

 

석조미술은 돌을 이용해 만든 작품을 말한다. 돌은 세월이 지나도 보존이 가능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전해지는 수많은 석조작품들 중에는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 소중한 것들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그만큼 석조 미술품들은 우리의 주변에서 늘 우리와 함께 호흡을 했으며 우리 실생활 속에서도 함께 해왔다.

 

세계적인 추세로도 석조 조형물들은 역사의 한 면을 장식한 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세계의 유수한 문화유적이 대개 석조물 위주로 형성되어 있는 것도, 석조의 재질이 쉽게 변하지 않는다는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운간 석굴과 동문 석굴, 인도의 아잔타 석굴과 싼치탑, 인도네시아의 보로부드르, 캄보디아의 앙코르 와트 등은 모두 세계적인 미술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으며 이들은 모두 석재 조형물이라는 것이다.

 

 

수많은 석조 문화유적

 

세중 돌 막물관 안으로 들어서면 마치 열병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든다. 5천여 평 너른 경내에 가득한 형형색색의 돌 조각품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돌 조각품들은 도시화, 산업화의 거센 물결 속에서 사라져 가고 있으며, 일제치하를 비롯해 광복 후에는 외국으로 밀반출 되어 사라져버린 것이 부지기수이다.

 

세중 돌 박물관은 1만 여점의 다양한 석조미술품들을 연구보존하기 위하여 설립이 되었으며, 경내에 있는 수많은 석조작품들은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전국각지를 돌며 수집해 온 소중한 것들이다. 당시 설립자 천신일은 수많은 소중한 문화재가 해외로 밀반출 되는 것을 안타깝게 여겨 우리 옛 돌조각의 예술성을 인식하고 유물의 방출을 막고자 돌 박물관을 개관하였다.

 

세중 돌 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로 세워 진 돌 박물관으로 희로애락의 언덕, 탐라국의 동자들, 생활 속의 돌, 돌짐승과 함께, 민속신앙 속의 돌, 한국 불교와 돌, 벅수, 등대, 동자들의 마을, 십이지신상 조형탑 등 10개의 야외전시장을 마련했다. 실물로 전시된 돌조각 작품들은 보는 이들의 심미안을 만족시킴은 물론, 선인들의 숨결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돌 하나하나가 갖는 예술성 놀라워

 

돌은 말은 없으니 철학자에겐 철학으로, 음악가에겐 음악으로, 예술가에겐 예술로, 종교가에겐 종교로, 시인에겐 시로, 삶, 그 존재의 진리로 있나니

아, 그렇게 돌은 천년, 만년, 억년, 수억년, 세월없이 놓여있는 그 자리에서 침묵으로, 깊은 침묵으로, 삶, 그 존재의 말로 있나니...

 

 

박물관 경내에서 만난 석비에 시인 조병화가 지은 ‘돌’이란 시가 적혀있다. 그 시 한편으로도 돌 박물관 안에 있는 돌들이 갖고 있는 내면세계를 읽을 수가 있다. 내 마음이 편하면 석인(石人)들도 함께 미소를 띠우고, 내 마음이 편치 않으면 석인들도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돌 박물관에서 만나는 많은 석조물들은 그렇게 나와 함께 울고 웃는다. 그래서 돌에는 생명이 있다고 하는가 보다. 봄 쳘, 온 들과 산이 초록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다. 용인 세중 돌 박물관을 찾아 신록에 함께 물들어가는 돌들의 군상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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