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경남에 일을 보고 난 후, 진주에 들렸다. 한 낮의 기온은 가히 머리가 벗겨질 만 하다는 이야기가 날만큼 뜨겁다. 진주시 수곡면에 있는 문화재 답사를 한 후 되돌아 나오는 길에 보니, 주변이 온통 비닐하우스로 덮혀있다. 요즈음은 비닐하우스를 이용해 특작을 하는 농가가 많다보니, 그저 무심코 지나치기가 일쑤이다.

그런데 한 곳에 눈이 머물렀다. 딸기 모종인 듯한데, 어떻게 공중에 떠 있는 듯하다. 자세히 보니 위로는 비닐을 씌울려고 하는지 철골 구조물이 있는데, 그 아래 딸기의 모종판이 철제 사다리를 받쳐 위로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 아래는 물이 흐르도록 하였다. 그런 모습을 보고 난 후 조금은 의아하다. 왜 저렇게 공중에 모종판을 올려 놓은 것일까?   



딸기의 모종판. 모종을 키우는데 땅에 키우는 것이 아니라 철걸 구조물로 아래를 받치고 위로 올려놓았다. 밑으로는 물이 고이게 시설을 하였다.

농촌생활에서 익힌 생활의 지혜

도대체 왜 저렇게 만들어 놓은 것일까? 내가 농사꾼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다만 보기에 색다른 모습이기에 사진을 찍어놓고 주변을 살피니, 밭의 주인인 듯한 분이 다가온다.

"혹시 이 밭 주인이세요?"
"예, 그런데요. 왜 그러세요?"
"왜 저렇게 공중에 띄워서 모종을 키우죠?"
"아! 저거요. 허리가 아파서 위로 올린 것이죠"
"예, 그런 이유였군요"

 



그러고 보니 금방 해답을 얻을 수 있는 기구가 하나 있다. 바로 바퀴가 달린 앉은판이다. 바퀴가 달린 앉은판에 앉아 밀면서 자리를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 다 자란 모종을 비닐하우스로 옮겨 간단다. 예전 같으면 허리를 굽히고 해야하기 때문에, 허리통증을 많이 호소를 하고 했단다. 생활에서 얻어지는 지혜, 이런 것이 바로 전문가가 되는 길은 아닌지. 그저 지나칠 수도 있는 것에서 시골생활의 즐거움을 본다. 물론 농사일이 쉽지는 않지만, 이렇게 조금씩이라도 나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퀴가 달린 앉을판. 이곳에 앉아 편안히 밀고다니면서 모종 관리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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