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생각의 오빠 최영주를 만나다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뻐꾹뻐꾹 뻐꾹새 숲에서 울 제

우리 오빠 말 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어릴 적 고무줄놀이를 하면서 무던히도 많이 불렀던 노래다. 그런데 이 <오빠생각>이라는 동요의 가사를 작사한 작사가가 수원사람이라는 것에 적잖이 놀랐다. ‘설마했던 사실을 전시를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벌써 100년이나 된 오빠생각은 먼저 동시로 작시가 되었다고 한다. 1925년 수원 화성 성안에 살고 있던 최순애에 의해 작시가 되었다고 한다. 최순애는 화성 성안에서 태어나 광교산의 시루봉을 늘 멍하니 바라보고는 했단다. ‘서울 가신 오빠는 소식도 없고 나뭇잎만 우수수 떨어집니다’. 비단구두 사가지고 돌아오겠다는 오빠 최영주는 편집의 귀재라고 불렸다. 오빠생각의 주인공 최영주는 일제 강점기 대표적인 잡지를 발행하던 출판편집자였다.

 

최순애(1914~1998)는 한국아동문학의 큰 기둥인 이원수의 부인이다. 12세에 <어린이>오빠생각이 당선되면서 이원수와 관계가 맺어지고 후일 부부의 연을 맺는다. ‘고향의 봄으로 당선이 된 이원수보다 한 해 먼저 동요에 입선할 정도로 동요 등에 깊은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다.

 

 

최순애는 동요작가 이원수의 아내로 평생 가난하게 살았고 전쟁통에 아이를 잃는 아픔까지 겪었지만 아이들과 함께 마음의 풍성함을 잃지 않았고 남편 이원수의 묵묵한 내조자로서의 삶을 살아왔다. 최순애는 동시집을 내려고 준비한 원고가 해방 후 소실되는 바람에 그녀의 더 많은 작품을 만날 수 없다는 사실이 아쉬울 뿐이다.

 

오빠생각의 주인공 최영주(1906~1945)40세의 젊은 나이에 폐결핵으로 세상을 떠났다. 소파 방정환과 인연이 깊어 방정환이 생전에 집필했던 작품을 정리한 <소파전집>을 출판했다. 최영주는 수원 북수리에서 태어나 배재학교를 졸업하고 일본 니혼대학에 유학 중 관동대지진으로 귀국하여 교사생활을 하면서 수원에서 화성소년회를 조직하여 소년운동애 투신했다.

 

 

소파 방정환이 세상을 떠난 후 무덤도 없이 납골당에 안치된 것을 마음 아파한 최영주는 모금운동을 벌여 망우리에 방정환의 묘와 묘비를 만든 후 자신도 그곳에 묻히기를 원해 방정환의 묘 옆에 묻혔다. 한국 최초의 월간 수필잡지 <박문>의 편집 및 발행인으로 활동한 최영주는 <중앙> <신시대> <여성> 등 편집 및 여러 잡지에 기고를 했다.

 

지난 12일까지 수원시청 본관1층 로비에 마련한 작은 전시공간에서 만날 수 있었던 오빠생각의 주인공 최영주의 작사가 최순애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애잔한 아픔을 만들어주었다. 오빠생각의 전시는 119일까지 AK플라자 M테라스에서 126일까지는 수원역환승센터 2A동 승객대기실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수원복지신문 한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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