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선구 오목천교 일대 벚꽃 길 환상 그 자체

 

수원에서 벚꽃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 어디냐고 물으면 난 망설임 없이 권선구 오목천교에서 황구지천을 따라 걷는 길이라고 대답한다. 이 길 외에도 많은 벚꽃 길들이 있지만 이 길은 딴 곳과는 차원이 다르다. 우선 꽃길의 길이가 상당하다. 황구지천을 따라 이어지는 벚꽃의 잔치는 끝이 나질 않는다.

 

오목천교서 시작하는 이 길은 벚꽃 숲을 이르고 있다. 오목천교 위에 올라서 바라보면 그야말로 장관이다. 양편으로 늘어선 벚꽃도 아름답지만 황구지천 둑까지 늘어선 벚꽃가지들이 이곳을 더 아름답게 만든다. 벚꽃의 굵기도 남다르다. 경기도청 뒤편과 이곳의 벚꽃을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오목천교 벚꽃은 벚나무 안으로 들어가면 꽃이 터널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늘어진 가지들이 바람에 하늘거리는 것이 일품이다. 이곳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이 이 계절이면 잊지 않고 찾아와 사진을 남긴다. 굳이 이곳을 찾아오는 이유는 이곳의 벚꽃길이 그 어느 곳보다 아름답기 때문이다.

 

 

환상적인 벚꽃 길을 걷다

 

천천히 벚꽃이 숲을 이룬 이 길을 걷고 있노라면 세상 시름을 다 잊을 듯하다. 이 계절에 꽃구경을 한다고 어디로 갈 것인가? 난 이 오목천교서부터 시작하는 이 길 하나로 족하다. 그만큼 봄의 꽃 잔치를 제대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길을 찾아오면 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사진 한두 장을 건질 수 있다.

 

이길 좀 촬영하려고 하는데 차 잠깐만 빼주실 수 있을까요?”

얼마나 걸리는데요?”

서너 장만 찍으면 됩니다

 

젊은 남녀가 찾아와 벚꽃길이 시작되는 앞에 차를 세운다. 차 세울만한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음도 곱다고 했던가? 바로 차를 빼준다. 덕분에 수월하게 사진 몇 장 찍었다. 남녀가 함께 벚꽃 길을 걸어간다. 바로 이런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이곳을 찾아온 것이다. 이 길에서는 언제나 이런 광경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너편 노랑개나리와 환상적인 분위기 연출해

 

내가 오목천교서부터 시작하는 이 벚꽃 길을 좋아하는 이유는 또 있다 황구지천 건너편에 노랗게 핀 개나리 때문이다. 벚꽃이 만개할 때 개나리도 동시에 만개한다. 흰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져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몇 사람이 개나리꽃길을 지나면서 건너편 벚꽃을 보고 손짓한다. 곧 오목천교를 건너 이편으로 올 것이다.

 

예전에는 이 벚꽃 길 중간에 수인선이 지났다. 수인선 철교가 있을 때는 사람들이 그 철교위에 올라가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촬영을 했다. 전철공사로 철교를 없앨 때 그렇게 서운했다. 멎진 배경 하나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도 벚꽃은 예전의 그 자태를 그대로 간작하고 있다.

 

이번 주말쯤이면 이곳에 꽃비가 내릴 듯하다. 주말, 여기저기 많은 공연이 있지만 그보다 이곳을 찾아와 꽃비를 맞아야겠다. 도심에서 즐길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놓칠 수 없기 때문이다. 9일 정오에 찾아간 오목천교 벚꽃 길. 난 그곳에서 떠날 줄 모르고 봄을 마음껏 느끼고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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