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 않아도 조형물 이용한 벽화 즐거워

 

골목에 벽화를 그리는 이유는 구도심의 우중충하고 여기저기 볼썽사나운 것을 가리고 그곳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조성하는 것이다. 수원시는 각 주민센터 별로 많은 곳이 벽화를 그렸다. 각 주민센터마다 지역에 걸 맞는 그림을 그림으로써 거주하는 주민들이 행복하고 외지의 많은 사람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상상을 입히다매교동 벽화골목의 주제이다. 며칠 전 매교동에 소재한 팔달구민생활체육센터에 취재를 갔다가 우연히 벽화골목을 만났다. 당일에는 딴 곳의 취재약속이 있어 몇 발 걷지 못하고 돌아오고 말았다. 매교동 벽화골목은 팔달구민생활체육센터 주자창 앞 골목에서부터 시작을 한다.

 

벽화골목을 들어서면 제일 먼저 눈에 띠는 것이 전신주 앞에 세운 안내판이다. ‘상상을 입히다라고 사각의 아크릴 간판에 적은 내용을 보고나서 천천히 벽화골목으로 접어들었다. 좁은 골목길에 그려진 있는 벽화들은 그동안 수원에서 보던 벽화들과는 상당히 다른 분위기로 조성이 되어있다.

 

 

골목의 시설물을 이용한 그림 돋보여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만나는 그림들이 정감이 있다. 잘 그린 벽화이기보다는 아기자기하다. 그저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무엇인가를 만날 수 있는 그런 벽화골목이다. 조금 걸어가다가 그만 하고 웃음을 터트렸다. 벽에 난 창을 이용해 그림을 그렸는데 그 그림이 벽에 조형한 창과 잘 어울린다는 생각에서다. 누군가 벽화를 그린 작가가 골목 안의 모든 것을 제대로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담벼락에 그려진 의자 하나가 눈길을 끈다. 여러 가지 색을 입힌 의자 하나가 어두운 골목을 환하게 만들었다. 그런 세세한 것까지 그림을 그리면서 주변을 생각한 듯하다. 벽화는 화려해야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그 골목과 가장 잘 어울리는 벽화가 정말 바람직한 벽화작업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상상을 입히다라는 벽화골목의 주제와 딱 어울릴 듯한 그런 골목이다. 골목 안 매산로 116번길 28-10에 소재한 한 주택의 대문이 화려하게 치장을 했다. 그저 평범한 대문에 해바라기가 화려하게 피고 벽돌에 적당히 색을 넣어 골목 안이 화사하게 변해버렸다. 편안하게 걸어가면서 만나는 벽화는 , 좋다라는 생각보다는 , 정겹다라는 말이 적당할 듯하다.

 

 

벽화, 예쁘죠. 소문 좀 내주세요

 

벽화골목을 지나면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는데 지역 주민인 듯한 사람이 말을 걸어온다.

사진 왜 찍어요?”

, 벽화가 예뻐서 소개를 하려고요

어디서 오셨는데요?”

수원시정 신문인 e수원뉴스에서요

우리 매교동 벽화 잘 그렸죠?”

, 좋습니다. 벽화가 산뜻하네요

소문 좀 많이 내주세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게요

 

벽화골목이 끝났나 싶었는데 길을 건너니 또 다른 형태의 벽화가 보인다. 한 다세대 주택의 도시가스 관에 색색으로 칠을 하고 그곳에 몇 개의 구조물도 부쳐놓았다. ‘매교동 도란마을이라는 정겨운 문구가 보인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금 더 벽화골목이 길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우연히 만나게 된 매교동 벽화골목. 주민들은 이런 벽화골목의 정취를 알고는 있을까? 골목을 지나면서 단 한 명의 주민을 만났지만 그래도 매교동 벽화골목은 정감이 있다. 도란마을에 상상을 입힌 것일까? 앞으로 매교동 벽화골목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를 기대한다. 딴 곳과는 달리 골목이 구조물을 그대로 이용했다는 점이 색다른 벽화골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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