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의 왕족이 살던 곳이라는 옹진군 영흥도를 가다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은 섬이다. 이 섬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시대부터라고 한다. 삼국시대에는 백제에 속하였으나 고구려와 신라가 한강유역을 장악하는데 따라 여러 나라에 속하였다. 고려 현종9년인 1018년에는 수주(수원)의 속군이 되었다가 인주(인천)로 편입되었다

 

조선시대에는 남양도호부에 속하였으며 1914년에 부천군에 편입되었다가 1973년 지금의 옹진군에 편입되었다. 1995년 옹진군이 인천광역시로 통합됨에 따라 인천으로 편입되었다. 영흥도의 명칭은 고려가 망하자 고려 왕족의 후예인 왕씨가 영흥도에 피신 정착해 살면서 고려가 다시 부흥할 것을 신령께 기원하기 위해 국사봉에 올라 나라를 생각했다고 해서 영흥도(靈興島)’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한다.

 

영흥도가 아름다운 관광지로 각광을 받기 시작한 것은 영흥대교 개통 후부터이다. 선재도와 함께 뭍과 이어진 영흥도는 인천 앞바다에서 백령도 다음으로 큰 섬이다.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뱃길로 1시간이나 떨어진 외로운 섬이었던 영흥도. 영흥대교가 개통이 되기 전에는 인천 연안부두나 인근 선재도에서 배를 타고 이 섬을 드나들었다.

 

 

십리포 해수욕장을 찾아가다

 

영흥도는 섬 전체 둘레가 15km 남짓해 자동차로 30분 정도면 둘러볼 수 있다. 10일 간간히 비가 뿌린다. 메주 목요일이면 인근 문화재 등을 답사하는 것이 한 주간 중 유일하게 쉬는 날이다. 아침 일찍 영흥도로 향했다. 간간이 비가 뿌리지만 마침 날도 선선하고 답사를 하기 딱 좋은 날씨이다.

 

영흥도를 찾아간 것은 십리포 해수욕장에 방풍목으로 심었다는 소사나무를 보기 위함이다. 그동안 영흥도를 몇 번인가 찾아갔지만 여름철에는 한 번도 찾아가지 못했기 때문에 소사아무의 상태도 궁금하고 더구나 막바지 더위가 한물 가시는 계절에 해수욕장 분위기라도 느껴보고 싶어서이다.

 

영흥도는 인신 대부도에서 연육교로 선재도를 가쳐 들어가지만 경기도가 아닌 인천광역시 옹진군 영흥면에 속한다. 가는 길은 대부도를 거쳐야하는데도 불구하고 인천광역시라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질 않지만 우리나라 행정구역의 모순이 어디 한두 가지던가? 그저 가는 길은 경기도를 통해야하지만 행정구역상 인천광역시하고 하니 괜히 멀게 느껴지지만 그러려니 해야지.

 

소사나무에 빠지다

 

소사나무는 중부이남 해안과 섬 지방에서 자란다. 나무는 다 자라도 수고 15~20m에 지름이 한두 뼘 정도가 고작이다. 소사나무의 매력은 똑바로 선 나무가 없다는 점이다. 구불구불 비틀어지고 군데군데 소금덩어리가 매달린 것 같은 옹이가 달려있다. 그래서 이 나무가 더 매력에 있는지도 모른다.

 

소사나무는 소금기에 강해 줄기가 잘려져도 새싹이 잘 나오는 등 척박한 조건에 잘 적응하는 나무로 유명하다. 하기에 소사나무는 바닷가 방풍목으로 식재한다. 소사나무는 빨리 자라지 않고 생명력이 강해 소금기가 많은 바닷가 등 척박한 곳에서도 잘 자란다. 영흥도 소사나무숲은 350그루 정도가 자라고 있으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19971230일 지정되었다.

 

이곳 영흥도 소사나무숲의 나무들은 수령이 100~150년 정도 되었으며 영흥면 내리 신91-4에 소재한다. 이곳의 소사나무 군락지에는 수고 20~30m 정도에 나무둘레 0,7~1.5m 정도이다. 피서철이라 그런지 소사나무 숲에는 피서객들이 천막을 치고 여기저기 더위를 피하고 있다.

 

 

숲으로 들어가니 시원하다. 소사나무숲은 여름에는 에어컨처럼 시원하고 겨울이 되면 따듯하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소사나무가 자라고 있는 이곳 영흥도 십리포 해수욕장을 찾아온다. 예전과 달리 요즈음은 소사나무숲 앞에 주차장이 마련되고 카페며 각종 음식점들이 즐비하게 들어섰다.

 

십리포 해수욕장으로 밀물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소사나무숲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던 사람들이 앞 다투어 바닷가로 달려간다. 물이 빠지면 갯벌에 나가 각종 조개며 낙지 등을 잡고 물이 들어오면 수영을 할 수 있는 곳. 이곳 소사나무숲이 있는 십리포 해수욕장을 사람들이 선호하는 이유이다. 조금의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다면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었지만 소사나무를 본 것으로 만족하고 발길을 돌린다. 내년에는 여름에 꼭 이곳을 다시 찾아보겠다고 다짐을 하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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