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시 북내면 상교리 지우재 공방서 촬영

 

요즈음 SBS드라마 다시 만난 세계는 사고로 죽었던 소년 성해성이, 19살의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로 설정되어 있다.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비틀어진 주변인들의 삶을 바로잡기 위해 12년이 지난 지금까지 자신을 잊지 못하고 있던 31살의 동갑내기 첫사랑 정정원을 위해 다시 세상으로 돌아 왔다는 내용이다.

 

탤런트 이연희(정정원)와 여진구(성해성) 두 동갑내기가 엮어가는 사랑이야기와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는 다시 만나 세계는 조금은 황당하지만 그래도 드라마 화면에 내가 늘 찾아갔던 집이 보여 빠트리지 않고 보고 있다. 언젠가 또 그 집이 나오지 않을까를 가대하면서 말이다.

 

 

지난 주말인가? 여주에 사는 아우(김원주 작가)가 전화가 왔다. 자기 집에서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농을 하는 줄로만 알았다. “그럼 촬영장면을 사진을 찍어서 보내달라고 했더니 보내는 줘도 사용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방송이 나가기 전에는 일체 촬영장면을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요즈음은 SNS가 대세이다. 방송을 타면 그 집은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맛집일 경우에는 더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그래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해서든지 방송을 타기 위해 무던히도 애를 쓴다. 그렇지만 여주에 사는 아우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 언젠가도 모 방송사에서 촬영을 하겠다는 것을 고사했다고 한다.

 

sbs화면 캡

 

상교리에서 작업을 하는 아우

 

여주군 북내면 상교리 335에 거주하고 있는 아우는 부부작가이다. 원래 전공은 미술이지만 그곳에서 도자기공방을 하고 있다. 아우는 생활에 여유가 있진 않지만 마음에 여유는 대한민국에서 따라갈 사람이 없다. 가끔은 그런 순한 마음 탓에 주변 사람들에게서 불이익을 당하기도 하지만 낯을 붉히는 일이 거의 없다.

 

남들에게 싫은 소리라도 할 만한 데도 그런 모습을 보기 힘들다. 벌써 30년 가까운 세월을 그곳에서 생활을 하면서 부부(아내 장순복 작가)가 함께 그림을 그리고 도자기를 만들며 생활하고 있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아우네 집은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사람 좋은 아우는 누가 찾아와 며칠 씩 묵다가 가도 싫은 내색을 하지 않는다.

 

sbs화면 캡

 

가끔은 그렇게 착하기 만한 아우에게 화가 나기도 하지만 천성이 그런 사람이니 무엇이라 할 수도 없다. 그저 본인이 좋다는 데야 어떻게 하겠는가? 가끔은 진드기처럼 눌러 앉아 떠나지 않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싫은소리 한 마디 하지 않은 사람이니 말이다. 그런 아우네 집에서 드라마 촬영을 한다고 하니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장사를 하는 집 같으면 사람들이 찾아오면 좋겠지만 작업을 하는 사람인데 관히 방해를 받지는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드라마 촬영장소라고 하면 대수나 난 듯 찾아다닌다. 아우네 집도 아마 머지않아 사람들이 몰려온 것으로 예상된다. 사람좋은 아우는 그렇게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직접 내린 커피대접을 할 테고 말이다.

 

 

작업하는데 방해나 주지 말았으면

 

사람사는 집에 사람들이 찾아오는 데야 누가 무엇이라 할까? 하지만 아우는 사람들이 찾아오면 작업을 하다가도 사람들을 먼저 대접한다는 것을 일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된다. 사람좋은 아우가 작업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다. 그렇게 하고도 남을 사람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공방이라는 집은 아우가 상교리에 정착하면서 처음 살았던 공간이다. 어린 조카가 벌써 군 복무를 마치고 미술대학을 졸업했으니 아마 이 집에서 산 햇수가 꽤 되었을 것이란 생각이다. 지금은 이 집이 바로 작품전시실이다. 공간 안에는 작은 방 두 개와 넓은 대청마루에 아우의 작품들인 도자기들이 쌓여있다. 드라마에서는 이곳에서 차를 마신 곳으로 보인다.

 

탤런트 이연희(정정원)와 여진구(성해성)가 야채를 씻는 수돗가는 얼마 전 상수도 공사를 한 곳이다. 뒤편으로는 전시실이 자리하고 화면을 보면서 좌측으로는 공방과 가마이다. 아우네 작업장에는 장작가마 2기와 개스가마가 있다. 늘 쉬지 않고 작업을 하는 사람이라 많은 소문이 났을 법 한데도 정작 찾아와 작품을 구매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번에 드라마까지 방영이 되었으니 사람들이 찾아와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아우가 심혈을 기울여 소성한 작품도 구매해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늘 사람만 좋은 아우가 이제 더 이상 남 때문에 피해를 입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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