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속문화진흥협회 중앙회 주최 2.000여명 몰려

 

굿은 신바람난다. 굿을 하는 사람도 굿을 보는 사람도 흥이 나지 않으면 굿이라고 할 수 없다. 하기에 굿판엔 늘 사람들이 북적거리고 함께 웃고 박수치고 고개를 끄덕이며 굿판이 점점 흥이 고조된다. 추석연휴 끝 날인 26일 오전, 동두천시 소요산 입구 야외음악당에서 걸판진 굿판이 열렸다.

 

()한국토속문화진흥협회 중앙회(중앙회장 오호범)가 주최하고 경기안택굿보존회(명인 고성주)가 주관한 1회 국태민안 경기도 전통굿 대동제가 열렸기 때문이다. 6시간 정도 진행된 이날 굿판은 2,000여명의 관람객들이 모여 우리 전통굿에 취해 함께 즐기며 호흡하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

 

 

경기안택굿보존회 고성주 명인과 임영복, 김은실, 이순섭 등 굿 꾼과, 토속문화진흥협회 중앙회 오호범 회장과 조소희, 신정은, 김지우 등의 굿 꾼이 참여한 굿판은 주당물림으로 시작해 앉은 부정, 본향 산거리, 상산 대안주, 안당제석, 살풀이춤, 호구거리, 대신거리, 엇중몰이 신칼대신무, 교방무, 작두거리, 노들강변, 대감거리, 한랑무, 성주굿, 군웅굿, 창부거리, 서낭거리, 뒷전 등 6시간이 넘는 시간을 객석을 떠나지 않는 관람객들과 함께 호흡했다.

 

늘 경기안택굿보존회는 굿을 무대에 올릴 때마다 춤과 소리를 함께 한다. 이날도 경기안택굿보존회 무용분과의 서금자와 변부현 두 회원이 5가지가 넘는 춤을 보여주었다. 오호범 토속문화진흥협회 중앙회장은 지역문화는 그 지역에 거주하는 모든 이들의 공동체이자 정신세계라고 하면서 힘들고 어려운 이 시절을 슬기롭게 이겨내고 모든 이들이 잘 사는 동두천을 만들기 위해 전통굿판을 열었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더욱 한편에서는 정직한 무속인이라는 현수막을 걸고 토속문화진흥협회 동두천시지부 회원들이 자리에 앉아 사람들에게 무료로 점을 봐주기도 해 큰 호응을 얻었다. “굿 보러 왔다가 신수까지 보아 수지맞았다고 하는 한 사람은 올가을부터 좋아진다는 소리를 들었다면서 싱글벙글한다.

 

 

관객들 가을햇볕 피하며 관람에 열중

 

토속문화진흥협회 하주성 사무총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전통굿 한마당은 문화재급 악사들이 반주로 맡아 언제나 그렇듯 사람들을 굿판에 열중하게 만들었다. “가정 우수한 전통문화를 갖고 있는 경기도의 전통문화가 제 빛을 보지 못하고 전통과 같이 유사한 문화가 판을 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 가장 경기도적인 우리 굿을 지켜가기 위해 동두천에서 판을 열어준 오호범 중앙회장과 안택굿보존회 고성주 명인에게 큰 박수를 보내주자며 과거와 다른 굿판의 모습을 설명하는 사회자의 진행에 객석에서도 함께 공감하며 굿이 무르익었다.

 

그동안 많은 굿을 보았지만 이렇게 함께 즐기며 6시간을 자리를 지켜본 적이 없었다. 역시 우리 전통굿은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과거 우리민족이 어려운 가운데서도 꺾어지지 않고 굳건히 지켜온 민족의 강인한 정신력을 이곳에서 만난 듯하다

 

 

처음부터 끝까지 굿판을 지키고 있던 정아무개(, 65)씨는 오랜만에 훌륭한 굿을 원 없이 보았다고 하면서 내년에는 언제 굿판이 열리는가 알려주면 이웃들과 함께 오겠다고 했다. 정아무개씨는 자신도 그동안 굿 구경을 많이 다녔지만 설명과 함께 굿을 감명 깊게 보았다면서 굿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되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한낮의 가을 햇볕이 꽤 따가웠지만 객석에서는 의자를 그늘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자리를 지키고 있는 모습도 보였다. 그만큼 우리민족은 굿에 열광한다. 그늘마다 여기저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굿을 지켜보던 많은 사람들은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의자를 옮기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 사람은 굿을 꽤 좋아한다는 옛 선생님의 말이 생각난다. 굿만 하면 사람들이 모여 난리법석이 된다는 것이다.

 

 

작두거리에서 절정에 오른 굿판, 난리법석을 피우기도

 

우리굿판의 절정은 작두거리에서 오른다. 이날 역시 김지우 만신이 작두거리를 시작하자 사람들이 의자를 끌고 앞으로 다가앉기 시작했다. 그리고 요란한 음악소리를 듣고 연휴 끝 날을 즐기러 소요산을 찾아 온 많은 사람들도 굿판으로 모여들었다. 날이 선 작두위에 올라 주는 신탁인 공수는 영험하다고 한다.

 

28년째 무업을 하고 있는 김지우 만신은 작두 올라 올라서 앞으로 어려움 이겨내고 모든 일이 잘 풀리게 해주마라는 공수로 모여든 사람들을 안심시켰다. 그래서 굿판은 그 자리에서 잘되게 해 주마라거나 걱정하지 마라등의 신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든다. 어려운 세상살이에서 잘 된다라는 말보다 좋은 것은 없기 때문이다.

 

 

굿판에서 사람들은 무엇 하나라도 가져가려고 애쓴다. 굿판에서 나누어주는 음식 등은 복이 있다는 속설 때문이다. 이날 역시 다르지 않았다. 김지우 만신이 작두거리를 하면서 던져주는 복주머니를 받으려고 앞 다투어 난리법석을 피우더니, 고성주 명인이 대감거리를 하면서 시루 안에 떡을 나누어주자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난리를 피웠다.

 

압사당할 뻔 했어요라고 웃으며 말하는 고성주 명인의 말대로 순식간에 몰려든 사람들도 떡 시루주변이 난리법석을 피웠기 때문이다. 시루떡 몇 조각을 손에 들고 웃으며 돌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굿판은 늘 흥미롭다. 복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늘 굿판이 열리면 찾아간다.

 

 

 

()한국토속문화진흥협회가 주최하고 경기안택굿보존회가 주관한 우리 전통굿 한마당. 6시간이란 긴 시간을 굿판에서 함께 즐긴 사람들은 굿이 파장이 되었는데도 자리를 쉽게 떠나지 못한다. 그 여운이 남아서인가 언제 또 굿을 하느냐?”는 질문을 하면서 다음에 다시 찾아오겠다고 한다. 그래서 굿판은 많이 사람들이 모여 한바탕 즐기며 우리 민족만의 공동체를 다져가는 곳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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