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달구청 대박터널, 대박이 주렁주렁 달려

 

앞으로 처서(處暑)가 일주일 정도 남았다. 그렇게 내리던 장맛비도 그치고 연일 30도를 웃돌던 무더위도 아침저녁으로 한풀 꺾인 듯하다. 세월은 어김없이 찾아온다는 옛말이 하나도 그르지 않다. 처서가 되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기 때문에 일 년의 농사를 처서가 결정 짓는다고 한다.

 

처서에 비가 오면 ‘처서비’라고 한다, 처서에 한 낮의 햇볕이 따갑게 내려쪼여야 농작물의 결실이 좋다고 한다. 하기에 처서 임세에는 비가 오면 농사를 망친다고 한다. 옛말에 ‘처서에 비가 오면 독 안의 쌀이 줄어든다’고 했다. 곡식이 여물어야 할 시기에 오는 비는 농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장마가 그쳤는데도 불구하고 연일 비가 오락가락한다. 농사를 짓는 농사꾼들이 가장 싫어하는 처서비가 내릴 확률도 높다고 한다. 그래도 사람들은 더위가 가신 것을 더 즐거워하고 있겠지만 일 년 농사의 풍흉을 결정짓는 처서의 날씨는 매우 중요하다. 간간히 비가 뿌리는 16일 오후 팔달구청을 찾았다.

 

 

팔달구청 대박터널 정말대박일세

 

팔달구청 앞마당에 박 터널을 만들고 올해 박을 심었다. 얼만 전에 들렸을 때만해도 터널 아래편에 박 넝쿨이 타고 오르는 듯하더니 16일 만난 대박터널은 말 그대로였다. 대박터널 안에는 커다란 박이 주렁주렁 매달린 것이 보기만 해도 기분을 좋게 만든다. ‘대박터널’이라고 하더니 그야말로 대박터널이다.

 

“저희 팔달구청 대박터널은 주민들이 아니라 평일에도 날이 더우면 사람들이 찾아와 쉬고 가요. 위에는 박 넝쿨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양 옆으로는 바람이 통하기 때문에 상당히 시원하다고 합니다. 저희 팔달구청 대박터널은 아마 이런 터널 중에서도 가장 박이 많이 달렸다고 합니다. 일전에 저희 직원이 타 지자체 박 터널은 다녀왔는데 저희 구청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하네요”

 

팔달구청 행정지원과 신성용 팀장은 은근히 팔달구청 대박터널 자랑을 한다. 자랑할 정도로 박이 많이 열리기도 했지만 각양각색의 박들이 달려있어 보는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구청을 찾아왔던 구민들도 대박터널에 마련된 의자에 앉아 쉬어가고는 한다. 팔달구청 대박터널 그늘은 일반적인 나무그늘과는 달리 늘어진 박만 보아도 절로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구청에 볼일을 보러왔다가 대박터널에 들어와 잠시 쉬었는데 정말 기분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친구들에게 이곳에서 만나 차를 한 잔 마시자고 했죠. 화성박물관 카페에서 차를 한 잔 구매해 이곳으로 와서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마셨더니 친구들이 자주 연락을 해요. 대박터널에서 만나자고요”

 

백자도깨비박 청자호박박, 청자볼링핀박, 이것이 다 무엇?

 

구청 민원실에 업무를 보러왔다고 하는 구민 성아무개(여, 34세)씨는 백자도깨비박 청자호박박, 청자볼링핀박 등 희안한 이름을 가진 박들이 이렇게 많은 줄을 몰랐다고 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이름만 들어도 절로 즐거움이 넘친다는 것이다. 대박터널 안에는 박의 생김새와 명칭을 적어 놓아 누구나 보고 박 이름을 알 수 있도록 해놓았다.

 

팔달구청 대박터널에는 백자도깨비박 청자호박박, 청자볼링핀박 외에도 가지박, 피노키오벅, 백자박, 청자도깨비박, 국박박 등 다양한 명칭과 모양을 가진 박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천정에 달린 박을 바라보다가 한바탕 웃음을 웃고 만다. 웃음이 날 정도로 히안하게 생긴 박들이 터널 안에 가득 달려있기 때문이다.

 

처서를 앞두고 있다고 하나 아직 한 낮의 날씨는 덥다. 요즈음은 일기가 가늠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가 심하다. 이런 날 팔달구청 대박터널을 찾아가면 어떨까? 온갖 형태의 박도 관람하고 시원한 바람도 쏘일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곳은 없을 듯하다. 답답하고 무더우면 팔달구텅 대박터널을 찾아가 대박을 받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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