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학교 학생들의 벽화그리기

 

한 무리의 청춘들이 좁은 골목길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하얗게 칠한 벽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는 것이다. 한신대학교 학생들이 지역봉사를 하기 위해 찾아온 곳은 우리니라에서 최장 벽화골목을 갖고 있는 팔달구 지동이다. 지동의 벽화골목 조성은 7년째로 그동안 그린 벽화의 길이는 3,4Km 정도이다.

 

지동벽화골목은 화려하지 않다. 그저 마음 편하게 대문을 열고 나가면,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편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다. 20여명의 대학생들은 흰 벽에 온갖 색으로 조형한 꽃그림을 그리고 있다. 좁은 골목 건너편 집과 잘 어울리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동벽화 총괄작가인 유순혜 작가는 지동벽화는 주민들의 삶에 방해를 주지 않는 벽화라고 설명한다.

 

지동 벽화는 다양하게 구분되어 있다. 매년 그림이 달라진다. 그 중에는 시인의 벽, 학교가는 길, 시장가는 길, 봄여름가을겨울, 한글골목, 그리고 아름다운 전망대와 두 곳의 갤러리까지 있다. 요즈음 지동 벽화길에는 스탬프를 찍어 커피를 무료로 마시고, 헬륨기구인 플라잉 수원을 탈 때 10% 할인혜택을 받기도 한다.

 

 

그림을 그리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아요

 

한편에서 한참이나 열심히 그림의 색을 칠하고 있는 김다은 양은 한신대 국어국문학과 2학년이라고 한다. 이번에 두 번째 그림봉사를 하러 나왔다는 다은 양은 국어국문학을 전공하고 있지만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마음의 평정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 평안이 학교생활을 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앞으로 언론사에서 근무를 하고 싶다는 컴퓨터공학과 4학년인 김종호 군은 6번 정도 그림 봉사를 나왔다고 한다. 그동안 지동 벽화골목을 돌아보면서 딴 곳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에, 지동 벽화골목은 안정감이 있고 벽화그림을 보면서 마음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그림이 라고 대답한다. 딴 곳의 벽화와 지동벽화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모든 학문은 예술과 무관하지 않다는 유순혜 총괄작가의 말 때문인가? 벽에 붙어 힘들게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모두가 즐거운 표정이다. 20일 오후, 날이 상당히 덥다. 올해는 5월부터 기온이 올라 한 낮에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른다. 그런 날 작업을 한다는 것이 결코 쉽지가 않을 텐데 젊음이 좋긴 하다.

 

 

청춘아! 너희들이 부럽다

 

토요일인데 데이트 안 해요?”

, 오늘은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예요

이성친구가 싫어할 텐데

이해해야죠. 이 작업도 중요하니까요

 

청춘이 부럽다. 자신의 맡은 일을 하기 위해 열심을 내는 청춘들. 그들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미래는 맑은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가 그들에게 함부로 말을 할 것인가? 이들이야말로 진정 청춘을 제대로 즐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가만히 있어도 땀이 흐르기 시작하는 날. 생명이 없는 시멘트벽에 생명을 불어 넣고 있는 청춘을 보면서 힘이 솟아오른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아름다운 청춘.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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