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가금면 창동에 있는 충북유형문화재 제76호 중원 창동마애불. 남한강을 바라다보고 있는 마애불을 찾아갔다. 마애불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마애불을 찾으러 들어가면, 문을 열고 계단을 올라야 한다. 2차선 지방도로 곁에 이정표가 있어 찾아가기는 그리 어렵지가 않다.

 

날이 쌀쌀해서인가 주변 영업집들도 한적하다. 계단을 오르니 여기저기 집이 몇 채 보인다. 무슨 집인가 해서 보니 문이 다 걸려있다. 안을 들여다보니 집집마다 방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인근 식당에서 손님을 받는 집인 듯 하다. 남한강으로 내려가는 계단 위에는 낙엽이 수북하게 쌓였다. 낙엽 밑에는 얼음이 언 곳도 있어 자칫 발이라도 헛디디면, 가파른 계단을 굴러 떨어질 것만 같다.

 

 

 

가파른 계단 밑으로 내려가는 길

 

밑으로 조심스럽게 내려갔다. 절벽에 새겨진 마애불.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76호로 지정이 되어있는 창동마애불은 그렇게 절벽에 붙어 남한강을 내려다보고 있다. 높이가 630cm 정도라니 하니 적은 것이 아니다. 바위 전면을 꽉 채워 새겨진 마애불을 찬찬히 훑어본다. 크고 길게 찢어진 눈꼬리가 근엄함을 나타낸다. 툭 불거진 코와, 큰 늘어진 귀가 어찌 보면 부처님의 형상이라기보다는 어디 가까운 이웃에서 보았음직한 상이다.

 

마을에서 전해지는 전설에 의하면 임진왜란 때 신립장군이 자화상을 새겨 놓은 것이라고 한다. 그러나 상호나 옷, 새겨진 연꽃모양으로 보아 고려시대의 마애불로 보인다. 이 마애불이 있는 곳 가까운 곳에는 석탑과 또 다른 마애불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이 근처에 사지(寺地)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이 든다. 안내판에는 이곳에서 가까운 곳에 가흥창 및 목계나루가 있어 당시 조운제도와 민간신앙을 엿볼 수 있는 문화재라고 기록하고 있다.

 

 

 

주변 정리를 해야 할 듯

 

마애불을 보고 올라오는 길에 보니 언덕 밑 식당과 이곳 언덕이 다리로 연결이 되어있다. 그리고 그 언덕 위에 집들이 장사를 하는 집에서 손님을 받기 위한 집이라고 한다. 중요한 문화재가 있는 입구에 장사치들이 진을 치고 있는 곳은 이곳 뿐은 아니다. 그러나 요즈음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각별해지고 있는 시기에, 지방문화재라고 해도 소중한 문화유산의 주변을 정리하는 것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남한강 변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 만날 수 있는 창동마애불. 강을 내려다보고 있는 커다란 암벽에 이렇게 마애불을 조성해 놓았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도대체 아래는 물결이 굽이치는 남한강이고 위로는 솟아있는 둔덕인데, 이런 곳에 어떻게 마애불을 조성할 수가 있었을까?

 

 

 

 

전국을 다니면서 많은 마애불을 만났다. 그런데 정말 모를 일은 그 위험한 절벽에 어떻게 마애불을 조성했을까 하는 점이다. 지금처럼 장비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단지 망치에 정 하나만을 갖고 조성을 했을 텐데, 그 절벽을 어떻게 타고 내려오면서 저렇게 넓은 돌에 조각을 한 것일까?

 

마애불을 볼 때마다 드는 궁금증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답을 내릴 수가 없다. 창동마애불을 돌아보면서 또 한 번 이는 궁금증이다. 언제나 그 해답을 얻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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