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재인청 지역 춤, 제대로 지켜내야 한다

 

재인청(才人廳)의 춤은 화랭이 계열의 남성춤이다. 재인청 계통의 춤들이 대개 화랭이인 남성 위주로 전승이 된 것도 재인청의 재인들 중 많은 사람들이 남성이었기 때문이다. 13일 오후 남문로데오아트홀 무대에 재인청 춤 한마당이 열려 후끈 달아올랐다.

 

재인청 계열의 춤은 경기도를 비롯한 충청도와 전라도 지역에도 전승이 되고 있다. 경기도에서 연희되고 있는 재인청 계열의 춤은 이용우의 진쇠춤과 터벌림춤(경기도당굿 보존회로 전승)을 비롯해 이동안의 진쇠춤과 엇중몰이 신칼대신무, 태평무, 승무와 살풀이(경기도 무형문화재), 안성의 김숙자 가계로 전해진 도살풀이(중요무형문화재 지정)와 충남 의 재인 한성준으로부터 전해진 태평무(중요무형문화재 지정)와 살풀이춤 등 많은 춤들이 있다.

 

이들 춤꾼들이 모두 남성인 것을 보아도 재인청 춤의 특징은 남성춤이었다는 것이다. 그러던 재인청 춤을 여성들이 추기 시작하면서 힘차던 춤은 여성스러운 섬세함이 배가되었다. ‘수원시민을 위한 2017 재인의 춤 한마당은 모처럼 재인청 춤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훌륭한 무대였다.

 

 

재인청 춤을 지켜가는 고성주씨

 

고 운학 이동안 선생은 1906년 경기도 화성군 향남면 송곡리에서 재인청의 세습광대 후손인 이재학의 외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할아버지 이화실은 단가와 피리의 명인이었고, 작은할아버지 이창실도 줄타기의 명수였다.

 

이동안 선생은 용인의 재인청 춤꾼 김인호로부터 전통무용의 장단(젓대, 해금, 꽹과리, )과 춤을 익혔으며 박춘재로부터는 발탈의 연희를, 김관보에게는 줄타기를 전수받았다. 그가 김인호로 부터 전수받은 춤이 <태평무>, <승무>, <진쇠무>, <검무>, <살풀이>, <엇중모리 신칼대신무>, <한량무>, <승전무>, <정진무>, <학무>, <화랑무>, <무녀도>, <극우>, <장고무>, <기본무>, <노장춤>, <신선춤> 30여 종에 이른다.

 

 

그런 고 운학 이동안 선생에게서 어렸을 때부터 춤을 익혀 온 고성주씨는 매년 거르지 않고 발표회를 열어 선생에게서 배워 온 춤을 지켜가고 있다. 고성주씨의 재인청 춤판을 눈 여겨 보아야 하는 것은 남성위주의 재인청 춤의 멋을 그에게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 일색의 춤을 보다가 고성주의 재인청 춤을 만나면 과거 남성위주의 재인청 춤의 간결하고 기교를 부리지 않는 단아한 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어떤 지원도 없이 자비를 들여 재인청 춤판을 열어가고 있는 고성주씨의 재인청 춤판이 열린 남문로데오아트홀은 180석 규모의 소극장이다. 무대와 객석의 거리가 가까워 공연을 하는 사람들이 가장 어렵고 힘든 공연을 감당해야 한다. 연희자의 숨소리까지 객석에서 들릴 정도의 지척이기 때문이다.

 

 

관객과 호흡하며 이어간 무대 일품

 

하주성의 사회로 이어간 재인청 춤판은 재인청 춤의 기본무로 시작했다. 고성주씨와 그의 문하생들이 나와 보여준 재인청 기본무는 재인청 춤을 익히기 위해서 필수로 갖춰야 하는 각종 동작을 느린 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으로 짜임새가 있고 잘 다듬어진 전통무용의 기본이라는 평을 받는다.

 

이날 공연은 춤만이 아니라 국가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5호인 춘향가, 적벽가 이수자인 강승의가 이끄는 소리꾼들이 들려준 성주풀이 등 소리도 함께 무대에 올렸다는 점이다. 관람객들은 연신 추임새를 넣어가며 공연을 즐겼으며 국기지정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인 태평무 수석이수자인 김미란의 태평무와 고아름이의 한오뱍년, 조진숙의 판소리 심청가 중 눈대목도 무대에 올랐다.

 

고성주씨는 스승인 고 운학 이동안 선생으로부터 전수받은 경기살풀이(경기도무형문화재 8)와 한량무를 직접 추어 많은 박수를 받았다. 두 시간 남짓 이어간 공연을 관람한 이아무개(, 55)씨는 재인청 춤이라는 것을 처음 접했다면서 우리 지역에 이렇게 훌륭한 춤이 전승되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한다.

 

이씨는 이렇게 좋은 춤이 있다는 사실을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재인청 춤을 지켜나가는데 좀 더 많은 지원을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우리지역의 춤인 경기재인청 춤의 전승에 좀 더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것이 이날 공연을 관람한 모든 이들의 생각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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